철저히 계획된 페이크의 향연 - 클로버필드

박지원2008.02.18
조회38
철저히 계획된 페이크의 향연 - 클로버필드


클로버필드


액션,SF,스릴러


감독: 매튜 리브스


출연: 마이클 스탈, 마이크 보겔, 리지 캐플란, 제시카 루카스


 


J.J 에이브람스의 비밀 마케팅 낚시영화인가 아닌가에 귀추가 주목되었던 <클로버필드>. 뚜껑을 열어본 국내 관객들의 반응은 극도로 흔들거리는 카메라에 대한 메스꺼움 내지는 블럭버스터 괴수 영화에의 기대를 비껴간것에 대한 실망감 VS 페이크 다큐 형식이 자아내는 현장감과 공포의 승리라는- 두 부류로 양분되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뉴스를 틀면 금방이라도 아수라장이 된 뉴욕을 볼 수 있을것 같은 현장감만으로 충분히 즐거운 영화였다. 블럭버스터 아닌 블럭버스터, 괴수영화 아닌 이 괴수영화는  괴수를 멋지게 담아내 주거나, 스펙타클을 위한 기교를 부려주길 바라는 관객들의 기대를 외면한다.  시종일관 불친절하게 카메라를 흔들어 대고,  카메라는 괴물을 쫓아다니기 보다는 "피해"다니며 극적인 순간 순간을 계속 핸드헬드로 담아 낼 뿐이다.


 


하지만 대규모 소요사태와 초토화된 빌딩,그리고 그 사이를 활보하는 괴물을 피해자의 카메라로 "바라"볼 때("촬영"이 아니다) 카메라의 시선은 관객의 시선이 되고, 카메라를 든 등장인물의 공포는 고스란히 관객의 몫이 된다. 키워드는 바로 "카메라를 든 등장인물"이다.여타 영화의 감독, 등장인물, 나 - 의 삼각관계가 존재하지 않고 카메라를 든 등장인물(=감독=카메라)과 나의 일대일 , 더 나아가서는 등장인물=나의 관계가 성립되면서 실제상황과도 같은 리얼리티를 구축해내는 것이다. 정말 이건 영화가 아니라는 듯, 클로버필드 실화 화제를 불러 일으킨 마케팅 부터 음악조차 삽입하지 않은 엔딩까지 철저히 계획된  페이크의 향연이다.


 


에이브람스의 비밀 마케팅처럼, 공포의 원천은 크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채 리얼 카메라로 승부수를 내보았지만, 역시나 서둘러 극장에서 내리기 바빴던 현실을 고려해 본다면 불편한 카메라와 일직선상에서 시선을 맞춰 관람할 수 있었던 관객에게만 성공을 거둔 영화였던듯 하다. 하지만 카메라의 제한적인 시야와 위장을 뒤트는 움직임에 불평을 늘어놓을지라도 문제의 멘하탄 한복판을 직켐으로 찍어온듯한 생생함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소행성이 충돌해도, 대재앙이 닥쳐도,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일이 생기면 혜성처럼 나타나 인류를 구원하는 월드와이드 슈퍼맨 아메리카는 9.11이후 박쥐 소굴에 빠진 배트맨이 되어 버렸고, 2008년 1월, 여전히 구원받지 못한 미국에서 야심찬 그 누군가는 감히 자유의 여신상의 목을 치며 리얼하기 그지없는 디스토피아를 구현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