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무게 39㎏ 그녀…이번 목표는 옆구리 살?

메조테라피전문병원2008.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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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무게 39㎏ 그녀…이번 목표는 옆구리 살?


S라인, V라인, Y라인… 감량에서 몸매 교정 추세로 메조테라피 등 새 기법 쏟아져 다이어트의 '왕도'는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게 최선 체중 조절은 단판 승부 아닌 마라톤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비만클리닉. 환자 대기실에서 진료를 기다리는 3~4명의 젊은 여성은 모두 날씬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비만클리닉에 올 사람들이 아니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은 달랐다. '옆구리 살' '허벅지 살' '팔뚝 살' 살 뺄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병원의 김하진(가정의학과 전문의) 원장은 "환자들의 60~70%는 정상 체중"이라며 "요즘은 체중을 감량하는 다이어트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보디라인을 얼마나 좋게 만드느냐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몸무게 39㎏ 그녀…이번 목표는 옆구리 살?






몸무게 39㎏ 그녀…이번 목표는 옆구리 살?



김 원장은 몸무게 39㎏인 여성이 옆구리 살을 빼러 온 적도 있다고 전했다.

요즘 몸을 날씬하게 만들고자 하는 다이어트 법이 점점 첨단화하고 있다. S라인(옆모습), V라인(앞모습), Y라인(뒷모습) 등 알파벳 라인이 유행하면서 과거 단순히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시작됐던 다이어트가 이제는 몸매 교정 쪽으로 치닫는다.

이에 따라 지방 흡입술, 지방 용해술, 지방 분해 주사, 저주파 지방 분해, 메조테라피, 카복시테라피, 체외충격파 등 국소적으로 지방을 빼는 의료 기술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테크놀로지 다이어트' 시대다.

다이어트 법이 여기까지 오는 데는 각종 다이어트 법이 진화와 부침을 거듭했다. 이는 쉽고 편한 딱 부러지는 다이어트 방법이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다이어트의 역사는 아름다움을 위한 인간의 욕구만큼이나 길다. 서구에서 다이어트 개념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중반. 산업혁명 이후 풍요로움을 맛보면서 역설적으로 다이어트는 시작됐다. 먹을 것이 모자란 시대에는 풍만함이 아름다움이었지만, 먹을 것이 남아도는 시대에는 절제가 미덕이 된 것이다. 당시 다이어트는 단순 무식했다. 아예 굶거나, 물, 야채, 과일 등만 먹는 식으로 체중 감량을 시도했다.
다이어트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 다이어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제 2차 세계대전 후 경제부흥기를 맞이한 1960년대부터다. 이때 유행한 것이 '원 푸드(One Food)' 다이어트다. 즉 포도·사과·우유 등 한 가지 음식만 먹는 것. 특별한 식단 비율이나 원칙이 없는 매우 정직하고 과격한 다이어트다.

결과는 당연 실패다. 섭취 칼로리가 줄면서 처음에는 살이 빠진다. 하지만 운동을 병행해서 체지방을 태우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근육량이 준다. 근육량이 주니 체내 칼로리 소비가 없어 그 이후 뭘 먹어도 살이 다시 찌게 된다. 이른바 '요요현상'이다. 또 한 가지 음식만 먹으니 영양 불균형이 오는 것은 당연지사다. 급기야는 영양실조나 체력저하로 사망에 이르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32세에 요절한 1970년대의 팝스타 카렌 카펜터스도 원 푸드 다이어트를 하다 신경성 무식욕증으로 사망했다.

이에 대한 반동으로 등장한 것이 이른바 '황제 다이어트'. 고기만 많이 먹는 다이어트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밥이나 면(麵) 등 탄수화물은 먹지 않고, 고기 등 단백질만 먹으면서 살을 뺄 수 있다는 다이어트다. 2000년 초까지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 다이어트 법을 개발한 미국 심장병 전문의 로버트 앳킨스의 이름을 빌려 '앳킨스 혁명'으로 불렸다. 이후 다양한 형태로 등장한 저(低)탄수화물 다이어트의 시조다.

이 다이어트로 3200만 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고기를 섭취하면서 황제처럼 살 빼기에 도전했다. 국내에서도 90년대 후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이 방법으로 살 빼는 데 성공했다고 알려지면서 급속히 퍼져 나갔다. 다이어트 강박증에 시달렸던 육류 추종자들이 맘 놓고 고기를 먹을 수 있다니 복음과 같았다.

'앳킨스 추종자'들은 탄수화물을 먹으면 즉시 신체 에너지로 전환되어 기존에 쌓여있던 지방을 소비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쓰고도 남는 탄수화물은 지방으로 전환되어 비만의 주범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탄수화물을 아예 먹지 않으면 신체는 몸에 쌓인 지방을 연소할 수밖에 없어 자연스럽게 살이 빠진다는 원리다.

하지만 주창자인 엣킨스 박사가 심장질환으로 사망하면서 '황제 다이어트'는 쇠락의 길을 걸었다. 사망 당시 그의 몸무게는 116㎏에 육박했다. 비만 전문의들은 자칫 과도한 지방 섭취로 고지혈증, 동맥경화 등 심장질환이 유발될 위험이 크다고 경고한다.

'앳킨스'에 반기를 들고 나온 것이 '안티 앳킨스'인 '다빈치 다이어트'다. 제빵업자인 스티븐 란잘로타가 '앳킨스 다이어트'로 빼앗긴 빵의 인기를 되찾기 위해 주창한 다이어트 법이다. 베스트셀러인 '다빈치 코드'에서 따온 성서의 지식과 수학 이론 몇 개를 결합해 만들었다.

빵을 비롯, 생선과 치즈, 야채, 육류, 견과류, 포도주 등 주로 고대 사상가들과 화가들이 먹었던 지중해 식단을 권장하고 있다. 탄수화물 52%, 단백질 20%, 지방 28%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 비율은 1.687이라는 황금비에 기본을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빈치 다이어트의 방법과 효과에 대해선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 의학계의 의견이다.

'앳킨스 다이어트' 거품이 빠지면서 이를 변형한 다이어트가 등장했다. '저(低)탄수화물 다이어트'다. 탄수화물을 먹되, 섭취를 하루 100g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온 말이 '악마 탄수화물'(Evil Carbohydrate)이다. 이 다이어트 법은 2주일 동안 육류, 생선, 달걀 등을 마음껏 먹으면서 밥과 국수류 등은 하루 100g 이하만 먹는 방식이다.

미국 내과학 연보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과체중자 132명을 저탄수화물식 그룹과 저지방식 그룹으로 나눠 비교 실험했다. 그 결과, 저탄수화물식을 한 경우 6개월 후 체중이 5~9㎏ 줄었다. 저지방식은 12개월 후 3~9㎏이 감량됐다. 이를 근거로 연구진들은 저탄수화물식이 단기간 체중 감량에 효율적이고, 이 식단을 계속할 경우 체중이 지속적으로 유지되었음을 보고했다.

그러나 여기에도 복병이 있다.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우울증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 MIT 대학 연구팀은 저탄수화물식이 인간의 행복감을 유발하는 신경호르몬 세로토닌 분비를 떨어뜨린다고 발표했다. 특히 여성은 뇌 속의 세로토닌 분비량이 적기 때문에 이 다이어트가 그런 상황을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70% 이상의 칼로리를 탄수화물로부터 얻는 한국 사람에게는 어려움이 따르는 방법이다. 하지만 흰쌀밥이나 제분된 밀가루 등을 줄여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주장도 많다. 정제된 탄수화물 식품은 혈당 수치를 급격히 올릴뿐더러 체내 지방으로 재빨리 전환되기 때문이다. 인체는 탄수화물을 에너지로 전환시키기 위해 인슐린을 분비하는데, 이러한 음식을 계속 먹어주면 탄수화물에 대한 인슐린 불감증이 생겨 인체의 대사가 지방을 저장하는 쪽으로 적응해 나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업그레이드된 것이 '저(低)인슐린 다이어트'다. 이 다이어트는 전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 부부 등이 애용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를 소개한 '사우스 비치 다이어트(The South Beach Diet)'는 2003년 '독자가 가장 선호하는 책'으로 1년 이상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이 다이어트 법의 핵심은 탄수화물을 먹되 GI(Glycemic Index·당지수)가 낮은 음식만 먹자는 것이다. 칼로리가 같더라도 당지수가 낮은 음식은 몸에 지방이 덜 쌓이도록 한다는 점에 원리를 둔다. 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먹으면 인슐린 분비가 촉진되어 지방 축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저인슐린 다이어트는 지금도 많은 미국 비만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장수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쏟아져 나오면서 등장한 것이 'CR 다이어트'다. 'Calorie Restriction' 즉 칼로리 제한 다이어트다. 미국의 지식인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말 그대로 최저 열량만을 취하는 초저(超低)칼로리 식이요법이다.

이 다이어트는 비만 탈출보다는 장수에 목표를 두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동물실험 연구에 따르면, 실험용 흰쥐에게 먹고 싶은 양의 40%로 식이 제한을 했을 때 평균 48개월을 살았다. 그러나 먹고 싶은 대로 먹게 한 쥐는 30개월 만에 죽었다. 소식이 수명을 1.5배 연장한 셈이다. 또 소식한 쥐는 암에 걸리지 않고 거의 제 수명을 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인간의 칼로리 감량에 대한 확실한 연구결과는 아직 없다. 현재 미국 정부는 2000만 달러를 투자해 'CR 다이어트' 효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반론도 있다. 무조건 적게 먹는 것보다 자신의 활동량에 맞도록 알맞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식사량을 줄이면 칼슘 부족으로 노후에 골다공증 위험이 커진다는 경고도 있다. 최소 열량 섭취로 어느 정도 장수가 가능할지 모르나 건강미가 사라지고 심지어 피부를 늙게 하는 역효과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주식으로 인체 실험을 한 영화 '슈퍼사이즈 미'가 개봉된 이후에 '정크 푸드'가 현대인의 비만을 확산시키는 주범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그래서 요즘 한창 떠오르는 다이어트 방식이 'No 트랜스'이다. 기름에 튀기는 음식의 가공 단계에서 증가하는 트랜스 지방산은 동맥경화와 비만을 일으키는 핵심이다. 트랜스 지방산은 햄버거 외에 스낵, 케이크, 과자류에 다량 함유되어 있다. 이에 따라 요즘 음식업계에서는 거꾸로 'No 트랜스'를 먼저 내세워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다이어트 법이 진화와 부침을 반복해온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19세기 방식의 무조건 굶기, 20세기 방식의 원 푸드 다이어트와 황제 다이어트, 21세기 방식의 저인슐린 다이어트 등이 섞여있다. 아직도 살을 빼겠다며 10일씩 단식을 하다 병원에 실려오는 여학생이 있고, 고기만 먹다 되려 살이 찐 회사원, GI 수치를 줄줄이 외우는 노인들이 있다.

비만 전문의들은 살을 빼는 왕도는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여에스더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특정 다이어트 법으로 체중 감량에 성공하더라도 그중 80%는 5년 후 본래 체중으로 돌아간 것으로 조사된다"며 "다이어트는 단번에 승부를 보는 게임이 아니라 평생 체중 조절을 하는 마라톤"이라고 말했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