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에서

권오철2008.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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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에서
  그늘에서     대 우주에 홀로 미아가 된 한 남자가 있다
모퉁이 옆 높은 집 축대에 기대선 한 남자가 있다
작두 위에 두 손을 얻고 기도하는 한 남자가 있다
긴 목이 부끄러워 양말을 벗지 않는 한 남자가 있다
밥으로 삶을 느끼는 한 남자가 있다
눈물이 핏물이 되는 순간에 모든 것을 알아버린 한 남자가 있다
생활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는 한 남자가 있다
그래 한 남자가 있다
저기서 서성이는 한 남자가 있다

가로등 불빛이 차갑게 밝아오면 진한 목련 향 어지럽혀진 달빛이 구겨져
몇 일 전 떨어져진 목련꽃잎 검게 그을렸다.

대 우주에 홀로된 미아가 서성이는 건 시간의 잘못이었다
그때 알았어야 했다 
시계의 진자는 늘 한자리를 맴돈다는 것을,
그리고 종소리 울리고 나면 그만인 것을

추억은 지울 수 있는 미래이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