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와 우리말의 차이점을 이해하면, 우리말로도 원어민같은 발음이 나온다 1

이정애2008.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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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와 우리말의 차이점을 이해하면, 우리말로도 원어민같은 발음이 나온다 1

영어와 우리말은 다른 소리도 많지만 같은 소리 또한 상당수가 됩니다. 미국영어에서 사용되는 자음소리 약 30개 중에서 우리나라 사람이 배워야 할 소리는 8개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일본어, 스페인어 등의 많은 언어들이 ‘아, 에, 이, 오, 우’ 5개의 모음 밖에 있지 않은 것에 비해 영어는 지방에 따라 12개에서 15개 사이의 모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말도 상당수의 모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이 배워야 할 모음은 서너개에 불과합니다. 이 중 정말 배우기 어려운 소리는 /z, Ʒ , r, l/의 네 가지 자음과 it, live, ship 등에 쓰이는 단모음 i 하나 밖에 없습니다.

 

그럼, 이렇게 같은 소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나라 사람에게 영어발음은 어려운 것 일까요?

 

1. 첫번째 이유는 영어와 우리말의 소리는 완전히 다르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우리말에 있는 소리를 적절히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말을 적절히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알파벳 하나와 우리말 소리 하나를 항상 연관시켜 발음하는 데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면, Adam과 Atom을 ‘아담’과 ‘아톰’이라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발음하는 이유는 a와 o는 항상 ‘아’와’ ‘오’로 발음하고, d와 t는 항상 ㄷ과 ㅌ으로 발음하기 때문입니다. 정말 알파벳 글자 하나가 한 소리로만 발음이 된다면 왜 26개 밖에 안되는 알파벳에서 어떻게 40이 넘는 자모음 소리가 나올 수 있을까요? (자세한 내용은 Chapter 6. ‘자음의 발음기호와 알파벳’과 Chapter 9. ‘모음의 발음기호와 알파벳’을 참고 하세요) 이것이 얼마나 틀린 습관이라는 것은 우리말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저도 아직 기억이 생생하지만, 초등학교때 국어시간에는 항상 발음나는대로 쓰기 공부를 했었죠. 국제화 시대에 발맞춰 영어로 표기되 있는 지하철 역이름을 유심히 살펴보면 문듯 “왜 ‘종로’를 Jongro가 아니고 Jongno로 표기했을까?”하는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우리 모두 그렇게 발음을 하면서도 Jongno라고 써있는 것을 보면 “정말 내가 저렇게 발음하나?”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철자와 발음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예이죠.

미국인들은 우리말의 ㅂ, ㄷ, ㄱ, ㅈ와 ㅍ, ㅌ, ㅋ, ㅊ를 구분하지 못합니다. 모두 ㅍ, ㅌ, ㅋ, ㅊ로 듣죠. 예를 들면, 우리말의 ‘비’와 ‘피’를 절대 구별하지 못합니다. “어떻게 그렇게 쉬운 ‘비’와 ‘피’를 구별하지 못할까?’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사실 ‘비’와 ‘피’를 구분하는 한국사람들이 더 신기한 것 입니다. 미국사람뿐아니고, 전세계 어느나라 사람도 ‘비’와 ‘피’를 구분하지 못하니까요.

그래서 ‘부산’도 영어로는 Pusan으로 표기를 하죠. 더욱 이상한 것은, 우리말을 영어로 표기할 때는 발음위주로 표기를 하면서, 영어를 한국말로 표기할 때는 주로 ‘아담’, ‘아톰’과 같이 철자 위주로 표기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영어발음을 공부할 때는 두가지의 목표가 있을 수 있습니다. 

 

(1) 액센트가 있지만 원어민이 알아들을 수 있는 발음과
(2) 원어민이 들어도 액센트가 없다고 느껴지는 발음이죠.

 

(a) 와 (b)의 한국식 발음은 원어민이 전혀 알아 들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c)와 (d)의 틀린 한국식 발음은 알아들을 수는 있지만 액센트가 있다고 느껴지는 발음이죠. Chapter 2에서 설명하겠지만 ‘아담’과 ‘아톰’을 알아들을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영어에서 가장 중요한 강세가 없는 모음의 발음을 간과하였기 때문입니다. 절대 틀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스키’ ‘해피’ ‘버튼’ 등의 발음마저 원어민이 들었을때 액센트가 있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k’ ‘p’ ‘t’는 항상 ‘ㅋ’ ‘ㅍ’ ‘ㅌ’로 발음 된다는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알파벳의 모음 ‘a, e, i, o, u’가 우리말 ‘아, 에, 이, 오, 우’로 발음되는 경우도 정작 5%정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사전의 발음기호를 보면 금방 알 수 있죠. 또 t를 항상 ㅌ라고 생각하고 있으면 미국사람이 아무리 step을 ‘스뗍’으로 발음해도 ‘스텝’으로 들리고, button을 ‘벝|은’으로 발음해도 ‘버튼’으로 들릴 것이며, Atom과 Adam을 똑같이 ‘애럼’으로 발음을 해도 ‘아톰’과 ‘아담’으로 들리고 맙니다.

 

3년전 MIT에서 대학원생들을 위한 발음수업을 할 때의 일입니다. paper의 처음 p와 두번째 p가 다르게 발음이 된다고 설명을 하자, 3년차 박사과정이던 중국학생이 자기가 미국에서 3년동안 살면서 paper의 두 p를 다르게 발음하는 미국사람은 한명도 없었다고 말하더군요. 혹시 같은 생각을 가지고 계신다면 미국영화나 TV 프로그램을 보실때, ‘p, t, k’의 발음에 신경을 쓰고 들어보세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단어에서 ‘p, t, k’가 ‘ㅃ, ㄸ, ㄲ’로 발음된다는 것을 깨달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영어발음이 향상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혀가 굳어서가 아니고, 영어발음에 대한 잘못된 인식때문이라는 것이 이해되시죠?

 

 

- 출처 : 기똥찬 영어발음 (넥서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