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읽어바도 너무나 슬픈이야기...

김범준2008.02.25
조회388

다시읽어바도 너무나 슬픈이야기...

이글의 주인공은 실존 인물이며  실화를  바탕으로  쓴 글 이랍니다 


 


                               *아내의 빈자리*


 


아내가 어이없는 사고로 우리 곁을 떠난 지 4년...


지금도 아내의 빈자리는 너무나 크기만 합니다.


스스로 밥 한끼 끓여먹지 못하는 어린아이와 남편을 두고 떠난 심정


이야 오죽 했겠습니까마는  난 나대로 아이에게 엄마 몫까지 해주지


못하는 게 늘 가슴 아프기만 합니다.


 


언젠가 출장으로 인해 아이에게 아침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고 출


근 준비만 부랴부랴 하다가 새벽부터 집을 나섰던 적이 있지요.


전날 지어먹은 밥이 밥솥에 조금은 남아 있기에 계란찜을 얼른 데워


놓고 아직 잠이 덜 깬 아이에게 대강 설명하고 출장지지로 내려갔습


니다. 그러나 일이 손에 잡힐 리가 있나요?
그저 걱정이 되어 몇 번이나 전화 하느라 제대로 일도 못 봤습니다.


 


출장을 다녀온 바로 그날 저녁 8시... 집으로 돌아온 나는 아이와 간


단한 인사를 한 뒤 양복상의를 아무렇게나 벗어 던지고 침대에 대자


로 누웠습니다.그 순간, 푹! 소리를 내며 빨간 양념국과 손가락만한


라면 가락이 침대와 이불에 퍼질러 지는게 아니겠습니까.
펄펄 끓는 컵 라면이 이불속에 있었던 것입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는 뒷전으로 하고 자기 방에서 동화책을 읽던 아이


를 무작정 불러내어 옷걸이를 집어 들고 아이의 장딴지와 엉덩이를


마구 때렸습니다.


 


“왜 아빠를 속상하게 해 !! 이불은 누가 빨라고 장난을 쳐, 장난을!”


다른 때 같으면 그런말은 안했을텐데 긴장해 있었던 탓으로 때리는


것을 멈추지 않고 있을 때 아들 녀석의 울음 섞인 몇 마디가 나의 매


든손을 멈추게 했습니다.


 


아들의 얘기로는 밥솥에 있던 밥은 아침에 다 먹었고, 점심은 유치


원에서 먹고 다시 저녘때가 되어도 아빠가  일찍 오시질 않아 마침


싱크대 서랍에 있던 컵 라면을 찾아냈다는 것입니다


가스랜지 불을 함부로 켜선 안 된다는 아빠의 말이 생각나서 보일러


온도를 목욕으로 누른 후 데워진 물을 컵 라면에 붓고 하나는 자기


가 먹고 하나는 출장 다녀온 아빠에게 드리려고 라면이 식을까봐..


내 침대 이불속에 넣어두었다는 것입니다. 그럼 왜 그런 얘길 진작


안 했냐고 물었더니, 출장 다녀온 아빠가 반가운 나머지 깜박 잊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아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는 것이 싫어 화장실로 뛰어 들어간 저는


수돗물을 크게 틀어 놓고 엉엉 소리 내어 울었습니다. 한참이나 그


러다가 정신을 차리고 나와서는 우는 아이를 달래 약을 발라주고 잠


을 재웠습니다.


 


라면에 더러워진 침대보와 이불을 치우고 아이 방을 열어보니 얼마


나 아팠으면 잠자리 속에서도 흐느끼지 뭡니까?


정말이지 아내가 떠나고 난 자리는 너무 크기만 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나는 그저 오랫동안 문에 머리를 박고 서 있어야만 했습니다.


 


아내가 우리 곁을 떠난 지 이제 5년. 이제는 아내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만도 한데, 아직도

아내의 자리는 너무나 크기만 합니다. 일년 전에 아이와 그 일이 있고 난후 난 나대로 아이에게

엄마의 몫까지 더욱더 신경을 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나의 걱정과는 달리 티없고 맑게 커가는 것 같아서 아이에게 정말로


고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의 나이 이제 7살, 얼마후면 유치원을 졸업하고 내년부터는 학


교를 갑니다. 그 동안 아이에게 또 한 차례 매를 들었습니다.


 


어느 날, 유치원에서 전화가 오더군요.


아이가 그 날 유치원을 오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나 놀라


떨리는 마음에 회사를 조퇴하고 바로 집으로 와서 아이를 찾았지만


아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온 동네가 떠나갈 정도로 애타게 아이를 찾았


습니다. 그런데, 그 놈이 놀이터에서 혼자 신나게 놀고 있더군요.


 


너무나 화가 나서 아이를 집으로 끌고 와서 매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단 한차례의 변명

도 하지 않고 잘못을 빌더군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날은 유치원에서 부모님을 모셔놓고

재롱잔치를 한 날이라고 했습니다. 그 일이 있고 몇일 후, 아이는 유치원에서 글을 배웠다고 너

무나도 기뻐하는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그날부터 아이는 저녘만 되면 자기 방

에서 꼼짝하지 않고 글을 써대는 것이었습니다.


아이의 모습이 얼마나 기특한지 비록, 아내가 하늘에서 아이의 모습


을 보곤 미소 짖고 있을 생각을 하니 또 다시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일년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겨울 되고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캐롤이 흘러나올 때쯤 아이가 또 한 차례 일을 저질렀습니다. 그날


회사에서 퇴근 준비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나를 찾는다고 전화를


했습니다.


 


그 전화는 우리 동네의 우체국 출장소였는데 우리 아이가 우체통에


주소도 쓰지 않고 우표도 붙이지 않은 편지 300여통을 넣는 바람에


가장 바쁜 연말에 우체국 업무에 막대한 지장을 끼친다고 전화가 온


것입니다.


 


서둘러 집으로 간 나는, 아이가 또 일을 저질렀다는 생각에 아이를


불러놓고 다신 들지 않으려던 매를 또 다시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


이는 변명을 하지 않고 잘못했다는 소리뿐…


아이가 그렇게 맞는데도 변명을 하지 않자 난 아이를 때리는 것을


그만두고 우체국에 가서 편지를 받아 왔습니다,


 


그 아이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대답하더군요…


엄마에게 편지를 보낸 거라고…


순간 울컥하며 나의 눈시울이 빨개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아


이가 바로 앞에 있는 터라 아이에게 티내지 않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럼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은 편지를 한번에 보냈느냐고…


그러자 아이는 그 동안 펴지를 계속 써왔는데, 우체통의 턱이 높아


서 자기의 키가 닿지 않아 써 오기만 하다가 요즘 들어 다시 재어보


니 우체통 입구에 손이 닿길래 여태까지 써왔던 편지를 다 넣은 것


이라 하더군요…


 


전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그리고 어떻게 말을 해 줘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한참 후 아이에게 난 이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엄마는 하늘에 계시니깐 다음부터는 편지를 쓰고 태워서 하늘로 올


려 보내라고.


그리고 그 편지들을 가지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주머니 속에서 라이터를 꺼내서 그 편지들을 태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아이가 엄마한테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을까… 궁금


해졌습니다.


 


그래서 태우던 편지들 중 하나를 들고 읽어 보았습니다.


*보고싶은 엄마에게*


 엄마, 지난주에 우리 유치원에서 재롱잔치를 했어…


 근데 난 엄마가 없어서 가지 않았어…


 아빠가 엄마 생각날까 봐 아빠한테 얘기 안 했어.


 아빠가 나 찾으려고 막 불르는소리에 그냥 난 잼있게 노는척 했어.


 그래서 아빠가 날 마구 때렸는데도 난 끝까지 얘기 안 했어.나 매


 일 아빠가 엄마 생각나서 우는 거 본다.


 근데 나 엄마 생각이 이제 안 나… 아니… 엄마 얼굴이 생각이 안


 나…


 엄마, 나 꿈에 한 번만 엄마 얼굴 보여줘 알았지?…응


 보고싶은 사람 사진을 가슴에 품고 자면 그 사람이 꿈에 나타난다   고하던데  엄마도 그렇게 해 줄거지?


 


 


편지를 보고  또 한번  고개를  떨구 었습니다


아내의 빈자리 를  제가 채울순 없는 걸까요


우리 아이는  사랑받기위해 태어났는데  엄마 사랑을  못 받아


마음이  아픕니다 .


정말이지  아내의 빈자리가  너무도 크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