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팜프스. 까만 가죽구두. 예쁜 스니커즈. 흙 묻은 스니커즈.
다들 어디에서 온걸까?
볼을 부풀리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본다.
저 사람, 어디에 가는걸까? 저사람, 지금부터 뭘 하려는걸까? 저사람.. 지금, 즐거울까? 나는, 무엇을 해야 즐거워할까?
카랑~ 얼음에서 소리가 난다. 그것을 눈치채고,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테이블 위에 있는 아이스티를 본다. 들어있던 얼음이 꽤 녹아있었다. 빨대에 입을 댔다. ....얼음이 녹아 미적지근해진 아이스티. 맛이 없다.
[저기? 그렇게 재미가 없어?] 톡톡 하고 테이블을 친다.
[네?]
차가운 시선이 나를 감싼다. 그리고, 들려오는 것은 커다란 한숨.
[나랑 있으면, 재미없어?]
눈 앞에 앉은 남자. 대체, 나는 얼마만큼 재밌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걸까. 어느쪽이냐고 하면, 자랑에 가까운 일 이야기. 영업사원이었던가? 얼마나 계약을 따냈는가, 동기 중에서 얼마나 빨리 일을 하는가.. 첫 데이트에서 그런 얘긴 듣고싶지않았다.
[재미없으면, 재미없다고 말해]
쓸데없다. 이 사람처럼, 대놓고 들으라고 한숨쉬진 않는다. 하지만, 마음 속에선 몸 안의 공기가 빠져나간 느낌.
[그럼.....재미없어요]
한마디. 차갑게 말한다. 남자는 다시 큰 한숨을 쉰다.
[그러면, 오늘 안오면 됐을거 아냐]
그리 말하고 일어선다.
[나도, 너랑 있어봤자 재미없어]
한마디만 던진 채 나가버렸다.
도중에, 눈 앞의 저 사람의 존재도 잊어버렸다. 오히려, 지나가는 사람들 관찰하는 게 더 재밌었다. 얼굴은 그렇게 나쁘지도 않은데... 친구 소개니까, 점심 약속으로 어쩔 수 없이 만났지만.. 이런 일이라면, 처음부터 거절하면 좋았다...
친구에게 미안한 일 한건지도 모른다. 후회하면서, 다시 밖을 본다. 커다란 창으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것을 관찰할 수있었다. 빠른 걸음으로 걷는 사람. 핸드폰을 만지며, 보기좋게 걷는 사람. 웃으며 걷는 사람. 어두운 표정으로 걷는 사람.
나는 과연 어떤 표정으로 걷고 있을까?
계산을 끝내고,밖을 걸었다. 오늘은 날씨가 좋았다. 얼마 지나지않아, 작은 공원이.. 웬지 모르겠지만 오래된 나무 벤치에 앉았다.
이렇게 날씨게 좋은데 나의 기분은 축 늘어져있다. 어째서 축 늘어져있는지는 알수 없다. 딱히 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기본적으로 평소에도 그렇다.
즐겁다고 생각되는 일이 없다.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온 웃음이 한동안 없었다. 억지웃음이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뭔가, 즐거운 일 없을까]
마음의 소리가 입 밖으로 나왔다. 이래봤자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말할수록 힘겨울 뿐. 스스로도 알고 있다. 이래봤자 아무것도 변화하지않는다는 걸. 죽고싶다고는 결코 생각하지않지만, 이렇게 재미없는 인생이라면... 오래살고싶은 생각이 없어진다.
[아가씨, 꽤나 재미없어보이는 표정이네]
가까이에서 목소리가 들려와, 그 방향으로 얼굴을 돌렸다.
[안녕하세요]
백발의 작은 할머니가 나를 보고 미소짓고있다.
[...아..안녕하세요]
망설이면서도 인사를 건넸다. 할머니가 지팡이를 짚고 계신다는 걸 알고, 벤치 중앙에서 물러나, 앉으실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켰다.
[아직 젊은데, 왜 그런 표정을 짓는게야? 즐겁지 않아?] [..뭐..]
이것은 생전 처음보는 사람이라도 노인특유의 뭔가일까? 누구와도 얘기를 잘한다던가, 세상 돌아가는 얘길 한다던가...
[내가 젊었으면, 좀 더 액티브한 생활을 할텐데 말야..] 그 말을 듣고 할머니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왜 그러누?] [꽤 멋있는 말도 하실 줄 아시네요]
액티브라는 말이 신경쓰였다.
[이상했나?] [뭐..] 조금, 웃겼다.
[아가씨, 제대로 잘 웃네]
다행이야. 라면서 작은 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 주셨다.
[감사합니다]
받았지만 바로 먹지는 않았다.
[웃는 게 더 좋아]
그렇게 말하고는 말로는 안했지만 몇번이고 머리를 숙였다. 그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좀처럼 즐거운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즐겁게 살고싶어?] [그거야 물론..] [뭐가 즐거운지, 어떻게하면 즐거워질지,아직 모르는겐가?] [뭐..]
다시 어중간한 대답 나는 받은 사탕을 들고 달래듯이 손안에서 굴렸다.
[아무일도 안 일어나는 게 행복일 때도 있지만....인생에서 아무런 변화가 없는 일에 부족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
내가 말하려는 거 뭔지 알려나?
고개를 기울이신지라,끄덕였다.
[변화있는 생활은 변화가 있는 만큼 힘들지만, 그 나름대로 살아있다는 것을 실감나게 해줘. 사람은 저마다 그 정도는 틀리지만 말이야. 만약에 아가씨가 드라마같은 변화있는 생활을 원한다면, 어느정도의 고생도 필요해]
[고생말인가요?]
고생은 가능하다면 하고싶지 않아.
[지금, 고생하긴 싫다고 생각했지. 그건 무리야. 그러면 불공평하잖수]
[아..] 아무리봐도 나사빠진 답변. 그러고보면 그럴지도 모른다.
[지금 행복해보이는 사람들도, 어느 정도는 고생하고 있단 얘기야] ...그런 것일까... 그 사람들은 편하게는 행복이나 즐거운 일은 없는것일까?
[아가씨에게 있어서 즐거움이나 행복은 무엇인가요?]
뭐냐고 하셔도.. [딱히..] 뭘까.. 아..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치유되는 사람이라면..그 순간만은 즐겁달까..행복하달까..] [어머 좋잖수] 할머니는 다정하게 미소지으셨다.
[그건, 아가씨가 좋아하는 사람인가?] [아니..] 좋아하는 사람이랄까..
[동경하는 사람이예요. 연예인이거든요]
말하고나니 창피해졌다. 이렇게 처음만난 사람한테... 하지만, 첫만남인데 그렇지만도 않은듯한 감각이..
그렇구나. 시골의 우리 할머니와 닮아있다.
[그래. 그것도 멋진 일이야] 어째서 이 할머니는 나에게 이렇게도 다정한 웃는 얼굴을 보여주시는걸까?
[그 사람을 만나면, 아가씨도 좀 더 즐겁게 살 수 있을까?] [...어떨까요...만날리가 없으니까요. 그런 거 생각해본 적도 없지만...즐거울지도 모르겠네요?]
아니. 즐겁지않을리가 없다.
[내가, 그 꿈 이루게 해드릴까요?]
나온 말은 확실히 나의 귀로 들어왔다. 들어왔을터인데 뇌에서 이해를 하지못한다.
[아가씨가 동경하는 사람을 만나게 해줄게] [무리예요]
그런 일, 가능할리가 없다.
[할 수 있어. 아가씨가 할 마음만 있다면] [설마..] [어떻게 할래요?]
날 시험하는 듯한 말투. 하지만 그 표정은 다정한 그대로였다.
[정말로요?] [아가씨하기나름이야]
이 할머니. 말투는 정확했고, 대화의 템포도 좋다. 어디 정신이 나가셨다곤 생각할 수 없었다.
[어서와요] 일어나서 천천히 걸어가신다.
[어디로?] [공원 바로 앞에 우리집이예요]
들은대로 따라갔다. 처음만난 할머니와 뭘 하는걸까?
[여기말인가요?] 공원 입구를 빠져나온 곳에 간판이 걸린 건물이...
[골동품?] 간판에는 [골동품 들꽃] 이라고 쓰여있었다.
[어서 들어오세요]
딸랑딸랑 소리가 나면서 나무문이 열렸다. 무심코 둘러봤다. 곳곳에는 스탠드글래스가 있었다. 저것은... 축음기인가? 영화에 나올 법한 램프. 이런 곳은 처음으로 와봤다. 모르는 사람을 따라온 것도 이상하지만, 내가 모르는 세계를 볼 수 있어서 득을 본 기분이었다.
[남편 취미가 좀 남달라서 말야] [남편분은?]
[...3년 전에..]
할머니의 옆모습이 외로워보였다.
[저, 이런 거에 대한 가치는 잘 모르지만, 재밌어보여요]
내가 모르는 세계는 평범하고도 평범한 매일을 보내는 생활에 자극이 된다. 가까이에 있던 예쁜 색이 입혀진 유리잔을 만졌다.
[아가씨에게 필요한 건, 이거예요]
받은 것은, 까만 케이스. 이건, 안경 케이스!?
확인하기 위해 열어보았다.
안에는 까만 뿔테 안경이.. 어째서 이것이 나에게 필요하단 것일까?
[저, 콘택트 쓰고있어서 안경은..]
[그걸 쓰면, 동경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어] [그런...이런 안경으로요?] 사실은 웃겼다. 하지만 참았다.
[어쩔거야? 앞으로 나아갈 셈이야? 나아가지 않을 셈이야?] [잠시만요. 무슨 말씀 하시는 지 잘 모르겠어요] 어째서 이걸 쓰는 것만으로 동경하는 그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걸까?
[그건, 할아버지가 옛날에 사신 신기한 안경이야. 고생하는 만큼, 꿈이 이루어지지] [고생이요?] [그래. 그렇게 말은 했지만 실제로 아직 쓴 사람이 없어서 잘은 몰라]
고생과 꿈이 이루어지는 일은 같은 일이란 것일까?
[정말로..정말로 이루어지나요?]
너무도 거짓말같은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진지하게 물어보았다.
[그러니까,아가씨 하기나름이라고 말했잖수]
케이스에서 안경을 꺼냈다. 보면 볼수록 이상한 안경이었다.
이상할 정도로 두꺼운 안경다리. 촌스러운 디자인의 동그란 프레임. 결코 멋있어보이는 물건이 아니었다. 옛날사람이 쓸법한 그런 안경.
[어떻게 할거야?]
정말일까? 이런 촌스런 안경으로..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펼쳐나가는가는 모두 자기 하기에 달렸어]
지금까지 아무것도 하지않고 즐겁지않다고 풀 죽어있었다. 슬슬 이쯤에서 스스로 빠져나오지않는다면, 정말로 재미없는 인생으로 끝날지도 모른단 느낌이 들었다.
나는 천천히 안경을 쓴다.
콘택트를 쓴 채인데도 시야에 변화는 없다. 이 안경, 도수가 들어있지 않다.
[이걸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활이 기다리고 있을거야]
그렇게 말은 하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으므로 뭐라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안경, 혼자 있을 때는 벗어도 되지만, 누군가 주변에 있을 때에는 절대 벗어선 안돼]
천천히 끄덕였다. 이해하지못한 채 끄덕이고 있다.
[누군가가 있을 때 벗어버리면, 당신의 소원은 도중에 끝나버릴거야]
이 안경만으로? 아직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그럼, 이 장소로 가봐]
손에 하얀 메모용지가 전해졌다. 어딘가의 주소가 쓰여져 있다.
[이제 이 안경을 쓴 순간부터, 아가씨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될거야] [잠깐만요. 대체 뭔가요? 무슨 일이 일어난다는거예요?]
너무도 빠른 전개에 따라갈 수 없다.
[됐으니까. 어서 가봐요]
등을 떠밀려 밖으로 나갔다.
[잊지말아요. 고생한 만큼, 즐거움이나 기쁨이 돌아올거예요]
[할머니?] [아가씨는 이제 한발 앞으로 나아간거야. 자 어서 가요]
그리고 문은 닫혔다.
대체 무슨 일일까... 멈춰서서 생각했다. 이런 일은, 아무리봐도 이상하다.
그다지, 속아서 비싼 물건을 산것도 아니니까, 사기라던지 그런건 아니겠지만서도.. 딱히 약속도 없던지라, 여기에 쓰인 주소로 가보기로 했다. 가까이가봐서,수상하다싶으면 돌아오면 그만이다. 하지만.. 할머니. 내가 smap의 나카이군을 좋아한다는 거 모를텐데... 어째서 즐거운 생활이 기다리고 있다고 한걸까. 혹시, 나카이군과 만날 수 있다던가? 설마... 그런 일은,있을 리가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한걸음식 앞으로 나아갔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아직 태양의 위치는 높고 눈부셨다.
-번역,사진 디시 스맙갤 아오마츠님
free bird - 1화
까만 팜프스.까만 가죽구두.
예쁜 스니커즈.
흙 묻은 스니커즈.
다들 어디에서 온걸까?
볼을 부풀리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본다.
저 사람, 어디에 가는걸까?
저사람, 지금부터 뭘 하려는걸까?
저사람..
지금, 즐거울까?
나는, 무엇을 해야 즐거워할까?
카랑~
얼음에서 소리가 난다.
그것을 눈치채고,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테이블 위에 있는 아이스티를 본다.
들어있던 얼음이 꽤 녹아있었다.
빨대에 입을 댔다.
....얼음이 녹아 미적지근해진 아이스티.
맛이 없다.
[저기? 그렇게 재미가 없어?]
톡톡 하고 테이블을 친다. [네?] 차가운 시선이 나를 감싼다.
그리고, 들려오는 것은 커다란 한숨. [나랑 있으면, 재미없어?] 눈 앞에 앉은 남자.
대체, 나는 얼마만큼 재밌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걸까.
어느쪽이냐고 하면, 자랑에 가까운 일 이야기.
영업사원이었던가?
얼마나 계약을 따냈는가, 동기 중에서 얼마나 빨리 일을 하는가..
첫 데이트에서 그런 얘긴 듣고싶지않았다. [재미없으면, 재미없다고 말해] 쓸데없다.
이 사람처럼, 대놓고 들으라고 한숨쉬진 않는다.
하지만, 마음 속에선 몸 안의 공기가 빠져나간 느낌. [그럼.....재미없어요] 한마디.
차갑게 말한다.
남자는 다시 큰 한숨을 쉰다. [그러면, 오늘 안오면 됐을거 아냐] 그리 말하고 일어선다.
[나도, 너랑 있어봤자 재미없어]
한마디만 던진 채 나가버렸다. 도중에, 눈 앞의 저 사람의 존재도 잊어버렸다.
오히려, 지나가는 사람들 관찰하는 게 더 재밌었다.
얼굴은 그렇게 나쁘지도 않은데...
친구 소개니까, 점심 약속으로 어쩔 수 없이 만났지만..
이런 일이라면, 처음부터 거절하면 좋았다... 친구에게 미안한 일 한건지도 모른다.
후회하면서, 다시 밖을 본다.
커다란 창으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것을 관찰할 수있었다.
빠른 걸음으로 걷는 사람.
핸드폰을 만지며, 보기좋게 걷는 사람.
웃으며 걷는 사람.
어두운 표정으로 걷는 사람.
나는 과연 어떤 표정으로 걷고 있을까?
계산을 끝내고,밖을 걸었다.
오늘은 날씨가 좋았다.
얼마 지나지않아, 작은 공원이..
웬지 모르겠지만 오래된 나무 벤치에 앉았다. 이렇게 날씨게 좋은데 나의 기분은 축 늘어져있다.
어째서 축 늘어져있는지는 알수 없다.
딱히 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기본적으로 평소에도 그렇다.
즐겁다고 생각되는 일이 없다.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온 웃음이 한동안 없었다.
억지웃음이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뭔가, 즐거운 일 없을까] 마음의 소리가 입 밖으로 나왔다.
이래봤자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말할수록 힘겨울 뿐.
스스로도 알고 있다.
이래봤자 아무것도 변화하지않는다는 걸.
죽고싶다고는 결코 생각하지않지만, 이렇게 재미없는 인생이라면...
오래살고싶은 생각이 없어진다. [아가씨, 꽤나 재미없어보이는 표정이네] 가까이에서 목소리가 들려와, 그 방향으로 얼굴을 돌렸다. [안녕하세요] 백발의 작은 할머니가 나를 보고 미소짓고있다. [...아..안녕하세요] 망설이면서도 인사를 건넸다.
할머니가 지팡이를 짚고 계신다는 걸 알고, 벤치 중앙에서 물러나, 앉으실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켰다. [아직 젊은데, 왜 그런 표정을 짓는게야? 즐겁지 않아?]
[..뭐..]
이것은 생전 처음보는 사람이라도 노인특유의 뭔가일까?
누구와도 얘기를 잘한다던가, 세상 돌아가는 얘길 한다던가... [내가 젊었으면, 좀 더 액티브한 생활을 할텐데 말야..]
그 말을 듣고 할머니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왜 그러누?]
[꽤 멋있는 말도 하실 줄 아시네요] 액티브라는 말이 신경쓰였다. [이상했나?]
[뭐..]
조금, 웃겼다.
[아가씨, 제대로 잘 웃네] 다행이야.
라면서 작은 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 주셨다.
[감사합니다] 받았지만 바로 먹지는 않았다. [웃는 게 더 좋아] 그렇게 말하고는
말로는 안했지만
몇번이고 머리를 숙였다.
그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좀처럼 즐거운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즐겁게 살고싶어?]
[그거야 물론..]
[뭐가 즐거운지, 어떻게하면 즐거워질지,아직 모르는겐가?]
[뭐..] 다시 어중간한 대답
나는 받은 사탕을 들고 달래듯이 손안에서 굴렸다. [아무일도 안 일어나는 게 행복일 때도 있지만....인생에서 아무런 변화가 없는 일에 부족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
내가 말하려는 거 뭔지 알려나? 고개를 기울이신지라,끄덕였다.
[변화있는 생활은 변화가 있는 만큼 힘들지만, 그 나름대로 살아있다는 것을 실감나게 해줘. 사람은 저마다
그 정도는 틀리지만 말이야. 만약에 아가씨가 드라마같은 변화있는 생활을 원한다면, 어느정도의 고생도 필요해] [고생말인가요?] 고생은 가능하다면 하고싶지 않아. [지금, 고생하긴 싫다고 생각했지. 그건 무리야. 그러면 불공평하잖수] [아..]
아무리봐도 나사빠진 답변.
그러고보면 그럴지도 모른다. [지금 행복해보이는 사람들도, 어느 정도는 고생하고 있단 얘기야]
...그런 것일까...
그 사람들은 편하게는 행복이나 즐거운 일은 없는것일까? [아가씨에게 있어서 즐거움이나 행복은 무엇인가요?]
뭐냐고 하셔도..
[딱히..]
뭘까..
아..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치유되는 사람이라면..그 순간만은 즐겁달까..행복하달까..]
[어머 좋잖수]
할머니는 다정하게 미소지으셨다. [그건, 아가씨가 좋아하는 사람인가?]
[아니..]
좋아하는 사람이랄까.. [동경하는 사람이예요. 연예인이거든요] 말하고나니 창피해졌다.
이렇게 처음만난 사람한테...
하지만, 첫만남인데 그렇지만도 않은듯한 감각이.. 그렇구나.
시골의 우리 할머니와 닮아있다.
[그래. 그것도 멋진 일이야]
어째서 이 할머니는 나에게 이렇게도 다정한 웃는 얼굴을 보여주시는걸까? [그 사람을 만나면, 아가씨도 좀 더 즐겁게 살 수 있을까?]
[...어떨까요...만날리가 없으니까요. 그런 거 생각해본 적도 없지만...즐거울지도 모르겠네요?] 아니.
즐겁지않을리가 없다. [내가, 그 꿈 이루게 해드릴까요?] 나온 말은 확실히 나의 귀로 들어왔다.
들어왔을터인데 뇌에서 이해를 하지못한다. [아가씨가 동경하는 사람을 만나게 해줄게]
[무리예요] 그런 일, 가능할리가 없다.
[할 수 있어. 아가씨가 할 마음만 있다면]
[설마..]
[어떻게 할래요?] 날 시험하는 듯한 말투.
하지만 그 표정은 다정한 그대로였다.
[정말로요?]
[아가씨하기나름이야] 이 할머니.
말투는 정확했고, 대화의 템포도 좋다.
어디 정신이 나가셨다곤 생각할 수 없었다.
[어서와요]
일어나서 천천히 걸어가신다.
[어디로?]
[공원 바로 앞에 우리집이예요] 들은대로 따라갔다.
처음만난 할머니와 뭘 하는걸까? [여기말인가요?]
공원 입구를 빠져나온 곳에 간판이 걸린 건물이...
[골동품?]
간판에는 [골동품 들꽃] 이라고 쓰여있었다.
[어서 들어오세요] 딸랑딸랑
소리가 나면서 나무문이 열렸다.
무심코 둘러봤다.
곳곳에는 스탠드글래스가 있었다.
저것은...
축음기인가?
영화에 나올 법한 램프.
이런 곳은 처음으로 와봤다.
모르는 사람을 따라온 것도 이상하지만, 내가 모르는 세계를 볼 수 있어서 득을 본 기분이었다. [남편 취미가 좀 남달라서 말야]
[남편분은?] [...3년 전에..] 할머니의 옆모습이 외로워보였다. [저, 이런 거에 대한 가치는 잘 모르지만, 재밌어보여요] 내가 모르는 세계는 평범하고도 평범한 매일을 보내는 생활에 자극이 된다.
가까이에 있던 예쁜 색이 입혀진 유리잔을 만졌다.
[아가씨에게 필요한 건, 이거예요] 받은 것은, 까만 케이스.
이건, 안경 케이스!? 확인하기 위해 열어보았다. 안에는 까만 뿔테 안경이..
어째서 이것이 나에게 필요하단 것일까?
[저, 콘택트 쓰고있어서 안경은..] [그걸 쓰면, 동경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어]
[그런...이런 안경으로요?]
사실은 웃겼다.
하지만 참았다.
[어쩔거야? 앞으로 나아갈 셈이야? 나아가지 않을 셈이야?]
[잠시만요. 무슨 말씀 하시는 지 잘 모르겠어요]
어째서 이걸 쓰는 것만으로 동경하는 그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걸까? [그건, 할아버지가 옛날에 사신 신기한 안경이야. 고생하는 만큼, 꿈이 이루어지지]
[고생이요?]
[그래. 그렇게 말은 했지만 실제로 아직 쓴 사람이 없어서 잘은 몰라] 고생과 꿈이 이루어지는 일은 같은 일이란 것일까? [정말로..정말로 이루어지나요?] 너무도 거짓말같은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진지하게 물어보았다. [그러니까,아가씨 하기나름이라고 말했잖수] 케이스에서 안경을 꺼냈다.
보면 볼수록 이상한 안경이었다. 이상할 정도로 두꺼운 안경다리.
촌스러운 디자인의 동그란 프레임.
결코 멋있어보이는 물건이 아니었다.
옛날사람이 쓸법한
그런 안경. [어떻게 할거야?] 정말일까?
이런 촌스런 안경으로..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펼쳐나가는가는 모두 자기 하기에 달렸어] 지금까지 아무것도 하지않고 즐겁지않다고 풀 죽어있었다.
슬슬 이쯤에서 스스로 빠져나오지않는다면, 정말로 재미없는 인생으로 끝날지도 모른단 느낌이 들었다.
나는 천천히 안경을 쓴다. 콘택트를 쓴 채인데도 시야에 변화는 없다.
이 안경, 도수가 들어있지 않다.
[이걸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활이 기다리고 있을거야] 그렇게 말은 하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으므로 뭐라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안경, 혼자 있을 때는 벗어도 되지만, 누군가 주변에 있을 때에는 절대 벗어선 안돼] 천천히 끄덕였다.
이해하지못한 채 끄덕이고 있다. [누군가가 있을 때 벗어버리면, 당신의 소원은 도중에 끝나버릴거야] 이 안경만으로?
아직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그럼, 이 장소로 가봐] 손에 하얀 메모용지가 전해졌다.
어딘가의 주소가 쓰여져 있다.
[이제 이 안경을 쓴 순간부터, 아가씨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될거야]
[잠깐만요. 대체 뭔가요? 무슨 일이 일어난다는거예요?] 너무도 빠른 전개에 따라갈 수 없다. [됐으니까. 어서 가봐요]
등을 떠밀려 밖으로 나갔다.
[잊지말아요. 고생한 만큼, 즐거움이나 기쁨이 돌아올거예요] [할머니?]
[아가씨는 이제 한발 앞으로 나아간거야. 자 어서 가요]
그리고 문은 닫혔다. 대체 무슨 일일까...
멈춰서서 생각했다.
이런 일은, 아무리봐도 이상하다. 그다지, 속아서 비싼 물건을 산것도 아니니까, 사기라던지 그런건 아니겠지만서도..
딱히 약속도 없던지라, 여기에 쓰인 주소로 가보기로 했다.
가까이가봐서,수상하다싶으면 돌아오면 그만이다.
하지만..
할머니.
내가 smap의 나카이군을 좋아한다는 거 모를텐데...
어째서 즐거운 생활이 기다리고 있다고 한걸까.
혹시, 나카이군과 만날 수 있다던가?
설마...
그런 일은,있을 리가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한걸음식 앞으로 나아갔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아직 태양의 위치는 높고 눈부셨다.
-번역,사진 디시 스맙갤 아오마츠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