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ğuk su(소욱 수:차가운 물)

박인영2008.03.05
조회663

지난해 내가 갔을 때만 해도 soğuk su(소욱 수:차가운 물)

500ml 한 병에 반리라 했었는데,

사람에 따라 "베쉬위즈밀리온"(오백만)이라고 했다.

첨엔 뭣! 헉! 하는 반응이었는데,(백만단위가 나오니까)

잘 생각해 보니 그 사람들에게도 새 돈이 익숙치 않았고,

터키에 자주 온 사람이라는 인상을 풍기는 경우

(나는 터키말을 할 수 있었으니까)

그런 사람에게는 터키의 옛날 돈을 기준으로 말을 하곤 했다.

그리고 앞에 베쉬위즈밀리온을 못알아듣는 양이면,

다시 '부축 리라(반 리라)'라고 해 주었다.

그렇게 해서도 못알아듣는 시늉이면, 다시 마지막으로 영어로

하프리라라고 또 말해주었다.

나는 주로 터키사람과 같이 다녔으므로 앞의 두가지까지는

들었으되 마지막 말까지는 듣지 못했으나,

내가 혼자 다닐때면 종종 앞의 두 마디를 뺀 제일 나중의 말은

듣곤 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냥 터키말로 반리라를 외쳤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처럼 영어로 친절하게? 뭐 이런 건 없단 거다.

영어가 뭐가 친절하냐. 난 터키말로 하거나 한국말로 하는게

더 좋더라.

딴 길 샜구낭.

 

그래서 잠깐은 헉 했던 반응이었지만 곧 알아듣고,

반리라를 내밀거나, 1리라를 내밀면 그들은 알아서 거스름돈을

반리라 내주고 물 한병을 내 주었다.

지하철이나 따가운 햇살을 보며 걸어다니다 이렇게 물파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항상 듣던 말.

"소욱 수!"

잘못 들으면 "석수"로 들려서 엇 이건 한국말? 이러면서

놀라고 눈길이 가곤 해서 반갑기도 했는데,

하여간 물이란 말로 들리긴 들려서 사먹곤 했다.

 

다만, 톱카프 궁궐에서 두번째로 구경갔을 때는

목이 말라 물 한병을 사서 나눠먹을까 하고 값을 물어봤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2리라.

잘못 물은건가 싶어 정확하게 물을 가리키며 얼마냐고 물어보니까

남자아이랑 남자어른 둘이서 동시에 2리라라고 대답한다.

 

Bu kaç para 부 카치 파라?(이거 얼마예요?)

iki lira 이키 리라.(2 리라.)

Su kaç para 수 카치 파라?(물 얼마예요?)

iki lira 이키 리라.(2! 리라.)

순간 화가 나 버렸다.

 

나는 이 물이 여기서 몇분만 걸어가면 2리터에 0.8리라 하는 곳을

알고 있기에 여기서 안사도 그만이며, 또한 가까운 가게를 찾아

사다 마시면 그만이었다.

또한 반리라에 파는 500ml 물도 비싼 줄 알지만,

사는 이유라면 대부분이 물을 팔아 그 작은 이익을 남겨

그들의 하루벌어 하루먹는 그런 고달픈 삶을 유지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여기를 찾아오는 관광객 가운데서 귀차니즘으로

몇 분을 더 걷기 싫어하는 단체관광객이나,

시간에 쫓기는 수박껍질 맛뵈기 관광을 온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여기서 물을 사다 마실 거란 말이다.

그리고 여기서 2리라에 물을 팔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절대로 하루벌어 하루먹는 사람들이 아닐 거란 말이다.

 

그런데 거기서 평균 가격의 4배를 부른다면

그 폭리를 취하는 것을 피하지 못하고 사 마실 수 밖에.

그걸 알고도 2리라라.

짜증이 확 났다.

 

왜냐하면 그날 톱카프 궁궐에서는

무슨 관광유적 탐사란 제목으로

터키말도 못하는 한국가이드 하나를 따라 부모들과 초등학생들이

대략 서른명쯤 설명도 제대로 듣지 못하는 눈먼 관광중인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보았던 그 일행들과 같은 많은 눈먼 관광객.

스스로 찾아다니지 못하는 관광객들은

있는 돈 없는 돈 다 써가면서

2리라 짜리 금물을 사다 마실 것이 뻔함을 짐작하기 때문이다.

 

첫번째 갔던 날도 두번째 갔던 날도 나는 톱카프 궁궐을 구석구석

돌아보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궁궐에서 볼 수 있는 곳까진

뭐 다 보았다. 다만, 시간이 촉박해서 제대로 못 본 것 뿐이다.

시간이 촉박하다함은...내가 원하는 만큼의 시간은 없었다는

것이지, 두시간 넘어 족히 들여다 보고도 두번이나 그랬으니...

사실 톱카프 궁궐은 양탄자 방이 제일 볼만하다.

 

전시관 자체의 전시물 정도가 볼만하지,

보석과 귀중품이 들어있는 방은 방 자체를

볼 만한 게 아무것도 없었다.

 

방 구경을 할려거든 돌마바흐체를 가던가,

아니면, 살아있는 어떤 모습을 볼려면

바다건너의 베일레르 베이궁궐이나,

부르사란 곳으로 가던가 해야한다.

 

어쨋거나 오르타 쾨의 뱃전에서 이것 저것 생각나서...음

여기 다 적어버렸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