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박현주 

이정미2008.03.08
조회52
"글 - 박현주 


 

문득 그에게 묻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다짜고짜 말했죠.

"넌 날 왜 사랑하니?
난 못 생겼고, 날씬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집안이 좋길 해? 성격이 좋길 해?"
그랬더니 그 남자, 제가 하는 말을 전부 인정하더군요.

예쁘지도 않고,
그렇다고 자기한테 특별히 잘 해주는 것도 아니고,
폭력까지 쓰는 무서운 여자친구라고.

순간, 솔직히
제 자신을 인정하면서도 조금 마음이 상하더군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화를 내버렸습니다.

"그러니까, 그런데 왜 날 좋아하냐고?
너라면 나보다 훨씬 예쁜 여자 만날 수 있을텐데,
왜 나랑 만나냐고?"

그런데 그 다음에 이어진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전 그만 울어버렸습니다.
그의 마음이 담긴 진실한 고백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 것 같았거든요.

그의 대답은 이랬습니다.


"그 대신에 너는 발가락이 이쁘고, 목소리가 부드럽고,
무거운 것도 잘 들고, 라면도 잘 끓이고, 달리기도 잘하고,
게다가 버스 번호도 잘 외우고, 오래 잘 걸어다니고,
편식도 안 하고, 공포 영화도 씩씩하게 잘 보고, 노래도 잘 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