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리 100배 조지기> - 티벳탄 콜로니 조지기

심형섭2008.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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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 100배 조지기> - 티벳탄 콜로니 조지기

 

3월.

홀리의 시즌이 돌아왔다.

벌써부터 아이들의 장난(조금 큰 아이들 포함)이 시작되었다. 작년부터인가 거대물총이 등장하더니, 올해는 거대 물풍선도 등장하고 있다. 중국 캐 짱꼴라들 때문이다. 이제 인도에도 없는게 없다..

 

집앞 발코니에 앉아서 델리의 다시찾아온 여름을 만끽하고있는데, 집앞에서 킬킬거리는 소리가 들려 내려다보았다. 짖꿎은 아이들(중학교 1학년정도)이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물풍선을 던지는 것이었다. 물풍선을 맞은 행인들은 엄청 기분나빠 했지만, 이 아이들 사는 곳과 옷차림을 보고 그냥 가던 길을 계속 걸었다. 참고로, 우리동네는 남델리에서 꽤 잘사는 동네다. 아이들은 옷차림이 좀 있어보인다 싶은사람들에게는 장난을 치지 않고, 쪼끼다르나 노까리, 드라이버, 하인들로 보이는 계급이 낮은, 아니 자기보다 못살 것 같은 사람들에게만 물풍선을 던졌다. 물풍선을 맞아 옷이 다 젖어버렸는데도, 한마디 말도 못하고 고개를 숙이며 지나가는 사람들이 답답했다.

 

싼뜨나가르 400번지대 골목대장 락쉬만(자칭..)이 이를 보고 그냥 넘길 수 있겠는가.

옷을 최대한 네팔리나 마니뿌리로 보이게 입고, 모자를 쓰고, 집앞을 나섰다.(울동네에서는 나 모르는 사람이 없어서 최대한 없어보이게 입고 나섰다.)

올커니, 300번지대 살고있는 부잣집 아들내미 하나가 거대물풍선을 나에게 던졌다. 물풍선이 오는 걸 알았지만, 과감히 머리로 받아주었다.

씨익..

 

온몸이 몸에 젖은 나는, 그 아들내미가 숨어있는 곳으로 달려가 멱살을 잡고 나왔다.

‘너네 집으로 가자’

‘홀리잖아’

어쭈, 말투도 버르장머리없고, 표정에서도 잘못한 기색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닥치고 너네집으로 가자. 어디야’

‘홀리잖아, 다 그러고 놀잖아’

다짜고짜 멱살을 잡고 앞장을 섰다. 대충 어디사는 지 알것 같았다.

걔네 집으로 가는 길에, 그아이의 삼촌을 만났다.

‘안끌, 이 네팔리가(네팔인이).. ㅠㅠ’

그러면서 아이가 삼촌에게 안긴다. 헉..

‘무슨일인가요?’

‘이 아이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풍선을 던지길래 버르장머리 좀 고쳐주려구요.’

‘앞으로 얼마후면 홀리입니다. 우리나라 축제인 홀리라구요. 우리나라 전통인만큼 다들 그러고 놀아요.’

‘전통이라구요..?

잘못한 사람 때려주는 것도 우리나라 전통입니다. 당신네 나라 사람들이 당신네 전통을 지키는 만큼, 저도 우리나라 전통을 지켜도 되겠지요?’

‘........

애들이니까 한번 봐주세요. 제가 대신 사과하겠습니다.’

‘음.. 이렇게 사과하시니까 이번엔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그치만 아이에게 한번 묻고 싶군요. 홀리의 의미를 알고나 이렇게 장난을 치는지요. 아이들에게 그 축제를 즐기라고 권하기 이전에, 그 축제의 의미나 유래를 먼저 알려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사과는 받긴 받았지만 씁쓸했다. 홀리의 의미는 계급간의 불화나 오해를 씻어버리고, 새롭게 한해를 맞이하자는 축제인데, 윗 계급이 아랫 계급의 사람들을 가지고놀고, 즐기는, 그리고 당하는 사람들은 아무 말도 못하는.. 그런 축제로 전락한 것 같아 씁쓸했다.

 

이렇게 어제 있었던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바로 티벳탄콜로니를 소개하기 위해서다!

와(쌩뚱맞다..)

 

인도의 소외된 계층들처럼, 중국의 소외된 계층들, 티벳인들을 위한 인도의 배려가, ‘티벳탄콜로니’ 라는 마을을 만들어주었다.

티벳탄콜로니에는 우리랑 비슷하게 생긴 티벳인들이 살고있다. 차이나타운 정도는 아니어도, 각자 나름대로 게스트하우스, 상점, 식당 등을 하면서, 티벳의 독립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다.

 

인도의 북부지방의 티벳마을(맥그로드 간즈, 다람살라 등)을 방문해보셨다면, 티벳탄콜로니는 너무도 작고 볼 것 없겠지만, 북쪽의 티벳마을을 보지 못하신 여행자들에게, 델리의 즐길거리 중 하나로 티벳탄콜로니를 추천한다.

 

티벳탄 콜로니 가는 방법은 메트로를 타고, 옐로라인 비단사바역에서 내리시면 된다. 역앞에 있는 사이클릭샤 중 하나를 타고 15루피정도 주면, 티벳탄콜로니로 간다.

빠하르간지의 어지러움에 지친 여행자들, 여기저기 달라붙는 인도넘들에 지치신 분들에게 있어, 티벳탄콜로니는 평화로운 마을로 기억될 것이다.

 

이곳에서는 소고기만두(비프모모)도 마음껏 드실 수 있고, 소고기뚝빠(아..최고다)나 뗀뚝을 추천한다. 국물이 지대로다. 티벳음식들은 우리나라사람들에게 잘 맞는 음식이다. 어떤 메뉴를 드셔도 만족스러울 것이다.

 

길거리 상점을 거닐다보면, 중국라면을 많이 파는데, 요고 또 숙소 가서 뽀글이 해먹으면 지대다. 진짜 자꾸만 조지고 싶어질 것이다..(단, 갈색 고르면 망한다. 빨간색 고르시길.)

길거리의 칼국수(이름을 까먹었다)도 입맛을 돋궈주고, 맘씨착한 티벳 노스님들과 하루종일 앉아 이야기 하는 것도 재미있다. 티벳인들은 인도인들보다 영어를 잘한다. 집앞에서 이상한 알까기같은 경기가 열리기도 하는데, 거기에 조인해서 티벳인들과 같이 즐기다보면 하루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놀다 올 수 있을거다.

 

티벳탄콜로니의 야무나강은 더럽지만, 숙소는 깨끗하고 깔끔하다. 하루정도 이곳에 묵으면서 티벳의 정취를 느껴보시는 것도, 델리의 즐길거리 중 하나가 될 것이다.

 

08/03/08

락쉬만.

http://cyworld.com/babokilk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