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욱 - 아내가 결혼했다

안민지2008.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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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욱 - 아내가 결혼했다

  아내가 결혼했다 - 제2회 세계문학상 당선작 박현욱 지음 문이당 출간일 2006년 03월 15일     "모든 것은 축구로부터 시작되었다."

, 의 작가 박현욱의 신작 소설 가 출간됐다. 이중(二重) 결혼을 하려는 아내와 그 상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남편의 심리를 흥미진진한 축구 이야기와 결합시킨 소설이다. 2005년 의 김별아에 이은 제2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사랑하는 아내가 어느날 불쑥 다른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고 말한다. 자신과 이혼하지 않은 채.(둘 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녀를 '반이라도' 갖고 싶은 덕훈은 완전히 쿨해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소유욕에 불타 미쳐버리지도 못한 어정쩡한 상태로 아내의 결혼을 수용한다.

"인생은 축구장과도 같다. - 월터 스콧" 덕훈의 인생은 이후 난장판이 된 축구장을 뛰는 한심한 선수 신세가 되어 버린다. 제대로 골 한번 날려 보지 못하는 소심한 공격수에, 수비는 꿈도 못 꾸고, 한 골대에서 또 다른 골키퍼와 경쟁해야 하는 어이없는 상황 속에 놓인 것이다

작가는 '결혼'이라는 결정적 한 골을 희망한 남자와 2명의 골키퍼를 동시에 기용한 한 여자의 반칙 플레이를 통해, 오늘날의 독점적 사랑과 결혼제도의 통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약간은 낯선 '폴리아모리(polyamory.비독점적 다자연애)'의 결혼관을 빠른 템포로 거침없이 밀고나간다. "젊다. 빠르다. 신선하다. 부지런하다. 흥미진진하다"라는 성석제의 추천글대로, 한 호흡에 끝까지 읽어낼 수 있는 경쾌한 발놀림의 소설이다.

이야기의 단락마다 주인공의 상황과 맞물리는 축구의 역사, 현재 활약하고 있는 축구 선수들의 인생과 그를 둘러싼 에피소드, 축구와 관련된 사건, 축구 상식 등을 절묘하게 병치시켰다. 사랑의 고통, 누군가를 사랑하고 '행복'해진다는 것의 의미, 작가의 말대로 결국 행복해지기 위한 삶의 조건에 대한 '고찰'이 담긴 흥미로운 작품이다.     그러나 내 인내심은 내 편이 아니었다.
헤어지는 건 나중에라도 할 수 있잖아. 그게 정말 견디지 못할 일인지 살아 보지 않고서는 모르잖아. 무엇보다 이 여자 없이 살 수 있어? 정말 그럴 수 있어?
그녀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아우성치는 나의 영혼, 나의 심장도 내 편이 아니었다.
헤어지는 순간부터 후회하게 될걸? 다시 돌아오고 싶어도 돌아올 수 없게 될걸?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게 마련이야. 지금 놓치면 영원히 놓치게 되는 거야. 놓치고 싶어?
오직 '글루미 선데이'에서 자보의 대사만이, 그녀를 완전히 가질 수 없다면 반쪽이라도 갖겠다는 절박함만이 내 것이었다. 나는 맥없이 중얼거렸다.
"당신 소원 들어줄게. 원하는 대로 해. 어디 한번 가는 데? 가보자."

빨간 도장 자국이 두 군데나 선명하게 찍힌 그 서류는 아직까지도 내 책상 서랍에 있다. 가끔 꺼내서 들여다보곤 한다.
명백해진 사실. 나도 미쳤다.         ..........monologue..........   신선하고, 충격적이며, 발칙하다.

 

축구에 대한 지식이 얇은 탓에, 이야기 중간 중간 나오는 축구 이야기라던가, 축구 선수들의 이야기는 조금 흘려봤다고 해야하나. 나는 메인 스토리 -두 남자와 결혼한 발칙한 여자-에 집중했다. 같은 여자임에도 발끈할 수 밖에 없었다. 일부다처제까지도 '뭐... 그게 법적으로 괜찮은 나라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도무지 일처다부제에는 도무지 적응하기 힘들었다. (그렇다고 일부다처제에 대해 긍정적이란 건 아니다!) 그래, 동시에 두 사람이 좋을 수는 있다. A란 사람도 좋고, B란 사람도 좋아서 둘 중 누구 하나 포기하기 싫은 그런 상황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와 결혼을 하겠다니... "여보, 나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어. 헤어지자. 미안해."도 아니고 "여보, 나 그 사람과도 살아보고 싶어. 결혼할래. 그렇지만 당신도 여전히 사랑해. 당신과 헤어지고 싶지 않아." 라니...   또, 남자는 도대체 그 여자를 얼마나 사랑했길래, 반쪽이나마 가지고 싶어서 그 모든걸 이해하고 함께 살까? 나라면 진작에 헤어졌을 것 같다.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한 사람을 다른 사람과 나눠야 한다니...   마치 진짜 축구 시합을 보듯이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었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