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만만디의 8시 수업

이강섭2008.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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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이 중국인들 일컫는 말 중 하나가 '만만디'이다. 여기서

쓰이는 '만(慢)'자는 한자로 '느리다', '게으르다'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 '만만디'라는 단어 속에는 '게으른 사람' 이라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포함되어 있다. 한국인이 중국인을 부르는 말은

이 외에도 '짱깨', '떼놈' 등이 있는데 모두 중국인을 무시하거나

낮춰부르는 성격이 강하다.

 

어쨌든 '만만디'라 알려진 중국인들은 정말 느긋한 생활을 하는

것일까. 짧은 시간 지켜본 바로는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이들은 지난 과거의 공동생산, 공동분배의 삶에 익숙해져서인지

아직도 생활 곳곳에서 약간의 게으름과 미루는 습관이 발견된다.

유럽이나 기타 다른 나라들이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과는 다르다. 이들은 어떤 절차상 늦어지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의 방해를 받지도 않는다. 다만 때에 따라 일을 뒤로 미루

거나 꼭 닥치기 전까지는 대충대충 처리하기도 한다. '빨리빨리'

문화의 선두주자, 한국인의 눈으로 봐서 더 그렇게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들이 마냥 '만만디'로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내가 온

이 곳 난징은 중국에서도 급속히 발전하는 도시라 들었다. 그런데

중국에 와 보니 왠만한 도시는 '전부' 급속히 발전 중이다(ㅡㅡ^).

나라 자체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곳에 온지

3년이 넘은 유학생은 자기가 온 이후 여기저기서 공사가 없던 때가

하루가 없었다고 한다. 그만큼 시내는 빠르게 고층빌딩이 들어서고

도로가 개편되며 발전 중이다. 건설 인부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평일에서 주말까지 일을 한다. 도로에선 질주하는 택시와 승용차들

이 매일마다 레이싱을 한다. 버스의 경적 소리도 수시로 들린다.

난징이 이 정도니, 상해에 가면 어느 정도일까.

 

중국의 대학교는 오전 8시에 수업 시작이다. 아침에 일어나 준비를

마치고 교실에 간다. 이미 거리는 수많은 학생들의 물결. 자전거를

타고, 혹은 빠른 걸음으로 교실을 찾아 가고 있다. 수업 시작 5분

전. 나와 같이 수업 듣는 중국인  학생들은 이미 교실에 와서 수업

준비를 마친 상태다. 고등학교 졸업한지 적당히 시간이 흐르고, 또

물 건너 외국까지 온 '적당히 머리 큰' 한국대학생들은 수업시작

시간에 턱걸이로 몰려들었다. 물론 한국학생들도 국내와 국외에서

매우 부지런하게, 열심히 공부한다. 그러나 때때로 대학생활의 

낭만에 지나치게 빠져들었을 때에도 중국학생들은 밤 9시가 다

되도록 수업을 듣는다. 이들은 8명이 한 방에서 자는 유스호스텔

보다 못한 기숙사에서도 아랑곳없이 자신의 미래와 취업을 위해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다소 순진하고 순박해 보이는 중국 학생들

이지만 그들의 속마음은 그리 간단하지 않아 보인다.

 

중국의 다른 지역은 아직 가보지 않아 모르겠다. 그런데 난징의

모습만 놓고 보면 마치 '격동의 한 자락'에 서 있는 것 같다. 그만큼

빠르게 변하고 모든 것이 달라지고 있다. 듣자하니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가 중국에도 유입된다고 한다. 굳이 보충설명을 듣지 않아도

눈으로 보며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이러니 '샌드위치 효과' 라는

말이 나오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중국이란 나라, 그리고 중국인들,

정말 쉽게 봐서는 안될 존재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