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와 여자의 다른 속마음

문세영2008.03.16
조회190
남자와 여자의 다른 속마음

그 남자

오늘 그녀는 좀 이상했습니다

잘 입지않던 치마에 진한 화장까지 그리고 자주 이어지는 침묵

하지만 어제 그녀의 메시지를 듣고도

전화하지 않았던게 내심 찔렸던 나는

차라리 그 침묵이 다행이다 싶어 이유도 묻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오히려 먹고 싶은게 없냐고 물었고

나는 농담삼아서 그녀가 싫어하는 장어구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정말 먹으러 가자고 날 잡아 끌더니

싫은 표정도 없이 장어구이를 한점 두점 먹기까지 합니다

그녀가 정말 이상하다는 걸 느낀거는

식사 후 까페에서 그녀가 커피대신 녹차를 시킬 때였습니다

하루종일 별말이 없던 그녀는

갑자기 우리에게 있었던 일을 얼마나 기억하냐고 묻습니다

우리가 처음 만난 날 같이 본 영화, 함께 다닌 장소들

그러더니 갑자기 이 모든걸 잊지 말아달라고 말합니다

그리곤 그동안 행복했었다며 일어나 버립니다

오늘 그녀의 낯선 태도가 이별을 위한 준비였다는 걸

난 그제서야 깨닫습니다

이별이 이렇게 갑자기 올 수도 있다는 걸

난 정말 몰랐습니다

 

 

그 여자
세수를 하다가 거울속의 나에게 말해봅니다

잘할 수 있지? 잘할 수 있을꺼야

어젯밤 울어서 퉁퉁 부운 눈에

차갑게 얼린 녹차 티백을 얹어놓고

다시한번 다짐합니다

울지 말자 울지는 말자

오늘은 우리가 헤어지는 날

내가 그 사람을 놓아주는 날입니다

가슴엔 옛사랑을 담아놓고 입으로만 날 사랑한다던 그 사람

오랜시간 자기만을 바라보던 나를

더이상은 외면하기 힘들어서 날 받아주었던 그 사람

그런 그를 내가 놓아주는 날입니다

옷을 고르고 화장을 하고

그를 만나 그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내가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신다던 그 사람의 걱정을 떠올리며

오늘은 녹차를 시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와의 잊지 못할

순간들을 하나씩 떠올려 봅니다

그동안의 시간들이 내겐 참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온전히 내것일 수 없는 불완전한 행복일 뿐이였죠

그 사람이 나를 귀찮아 하기 전에

내가 지치기 전에 나는 그를 이렇게 놓아줍니다

 

내가 지치기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