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

여상미2008.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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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여행은 무척 추웠다. 추워서 라면을 먹었다. . . . 수족관, 휴관이었다. 바다, 부서진 조개껍질, 부서진 전구... 그때가 그립다.

 

 


조제

 

 

 

 

 

"있잖아 눈 감아봐 뭐가 보여?"

"그냥 깜깜하기만 해"

"거기가 옛날에 내가 살던 곳이야"

"어딘데?"

"깊고 깊은 바다 속.. 난 거기서 헤엄쳐 나왔어"

.

.

.

"외로웠겠다"

 

별로 외롭지도 않아.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그냥 천천히 천천히 시간이 흐를 뿐이지

난 두 번 다시 거기로 돌아가진 못할 거야

언젠가 네가 사라지고 나면 난 길 잃은 조개껍질처럼

혼자 깊은 해저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겠지

그것도.. 그런대로 나쁘진 않아

 

 

 

 

 

"이것봐. 색깔이 바뀐다. 이것 봐, 멋있다. 색깔이 바뀌어."

"가만 있어. 운전 중인 거 몰라?"

 

 

 

몇 살 때였을까? 열 넷, 열 다섯 무렵 그녀는 

포플러 나무 아래에 누워 두 다리를 나무에 얹고

바람에 흔들리는 수많은 잎사귀를 봤다.

바람은 높은 곳에서 날아갈 듯 가느다란 가지를

살짝 흔들어 인사를 하게 했다.

 

 

 

 

조제


 

 

 

 

 

헤어져도 친구로 남는 여자도 있지만 조제는 아니다

조제를 만날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