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내 시들은 언제나 발기 부전증에 걸려 있었다 -장외인간 中-

최만열2008.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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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토막난 닭들의비극적 종말을 서정시로 승화하는 작업에 몰두한다.

하지만 시는 대상에 대한 정서적 간음이 우선되어야한다.

그런줄을 알면서도 나는 토막난 닭들에게 정서적 간음의 욕구를 전혀 느끼지 못한

상태로 시를 쓰는 날이 많았다. 그것은 결국 시를 기만하는 행위나 다름이 없었다.

그래서 내 시들은 언제나 발기 부전증에 걸려 있었다.

 

 그러나 소요가 나타나면서 내 시들은 순식간에 발기탱천한 상태로 호전되었다. 퇴락했던 감성의 뜨락에는 시어의 수풀들이 무성하게 자라 오르고 메말랐던 의식의 강물에는 연모의 꽃잎들이 분분히 떨어져내렸다. 보이는 모든 것들이 빛나는 사념의 편린이 되어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었고 들리는 모든 것들이 명료한 영혼의 불씨가 되어 허파를 펄럭거리게 만들었다.

 

 나는 소요를 만나면서 만물들에게 맹렬한 간음의 욕구를 느끼기 시작했고 비로소 지독한 문학의 열병을 앓기 시작했다.

 

 

 

                   -이외수「장외인간」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