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간 고민, 반년을 준비, 28일간의 연애...

최성근2008.03.19
조회84

제목보면 대충 무슨 내용인지 짐작가실겁니다

6년을 친구로 지내다가 연애를 했던 여자가 있습니다

 

아주 최근에 헤어졌는데요

싸워서 서로 감정 상해서 헤어진게 아닙니다

 

단지 제가 친구 이상으로 생각되지 않는것 같다고

이대로 계속 가는건 서로를 속이는것 같다며

다시 친구로 돌아가자고 그렇게 편지를 써서 제게 주었습니다

 

솔직히 충격이 크죠

사귀는 동안 충분히 생각했고

확신이 들어서 그렇게 했다는데...

인정하기가 정말 싫었습니다

 

저는 반년동안 제 감정이 우정인지 사랑인지

이걸 확인하느라 골머리를 썩혔고

사랑이 맞다는 확신이 들던날

그동안 절 괴롭혔던 굴레에서 벗어났습니다

 

제 여친이었던 그녀는

작년에 재수를 했습니다

그녀가 원하는 대학에서 공부중이었던 저는

다른 여자들에게 한눈 안팔고

미팅가자 소개팅해줄게 하는 그말 다 뿌리치고

주말과 각종 공휴일, 명절을 반납하고

그녀의 공부를 도와주었습니다

그렇게 반년을 준비했죠

 

수능 이후 시험을 망쳤는지

아무말 없이 잠수탄 그녀...

폰까지 해지했더군요

다시 연락이 오기까지 정말 힘들었습니다

 

사실 우리는 온라인에서 만나서 알게된 사이거든요

한참 세이클럽이 유행이던 시절

채팅하다가 메일을 주고받고

친필편지로 펜팔을 하고

그러다가 직접 만나고

그러면서 감정이 깊어진 사이였습니다

그래서 연락이 끊기면 뾰족한 수가 없었습니다

다시 연락이 오기까지 무작정 기다려야만 했지요

아님 편지보내놓고 오지도 않는 답장 기다리고...

 

그래서일까요?

다시 친구로 돌아가자는 말이 너무나 싫었습니다

자기가 그렇게 말해놓고선

맨날 미안하다고 자기 지금 힘들다고 연락이 옵니다

그렇게 미안해하고 힘들어할거

왜그랬는지 정말...

 

친구로 돌아가자고 적은 편지를 주던날

제가 준비해준 사탐 서브노트와

논술 대비하라고 줬던 책들 다 돌려주더군요

싸이에 올려놓은 제 사진마저 삭제하고...

 

일단 그녀의 의견을 존중해서

일단락 지어놓았습니다

사귀는 동안 진심으로 대해준거

고맙다는 그말 한마디에 만족하며

지금 자중하고 있습니다만

그녀의 진심이 무엇인지

그것이 정말 궁금합니다

 

그녀는 비만 오면 우울해지는 성격입니다

지금 제가 있는 곳은 비가 내리고있는데

그녀가 지금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지만

연락하기가 싫습니다

이전같으면 아침에 비오는거보고

당장 전화했을텐데...

 

친구로 돌아가는게 그녀에겐 쉽게 보이나봅니다

그녀는 연애경험이 전혀 없거든요

전 몇번 해봤습니다만 그거 진짜 힘든겁니다

폰번호 다 기억하는데 연락 안합니다

그녀가 정말 바보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바보같은...

전 그래도 친구들한테 위로라도 받고있지만

그녀는 혼자 생각하고 결정한거라

다른 사람한테 말도 못하고

혼자 아파하고 있습니다

 

전 오늘 그녀의 편지를 다시 읽고

씁슬하지만 웃으면서 그 편지를 접었습니다만

그녀는 과연 훌훌 털었을런지...

 

전 후배챙기랴 전공공부하랴

(법학은 정말 양이 방대합니다ㅠ 타과생들 상위권들만큼 해야

우리는 평균점수가 나옵니다 상위권 안됩니다ㅠㅠ

한학년에 이백명씩 되니 후배관리도 이만저만 고생이 아닙니다)
이래저래 신경을 딴데 돌릴수라도 있지만

그녀는 한 학년 정원이 스무명 남짓한 인문대 **학과...

그것도 신입생..

 

저보다는 그녀가 더 힘들겠더군요

그녀는 저와의 추억이 깃든 편지나 물건, 사진 다 가지고 있거든요

(제가 그걸 버린게 아니라 첨부터 그녀가 다 가져간거에요)

그녀가 힘들어할까봐 도저히 연락을 못하겠습니다

분명히 또 미안하다면서 자책할거니까요

 

그녀의 진심이 무엇인지 정말 궁금합니다

진정 나를 친구로만 생각한다면

이렇게 힘들어할까 그런 의문이 들거든요

 

싸이인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리고 저는 어떻게 해야하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