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컨퍼런스란 당근, 그리 달콤했나?

이장연2008.03.20
조회760

블로거컨퍼런스란 당근, 그리 달콤했나?

우선 거창한 이름의 '대한민국 블로거컨퍼런스(http://helloblogger.kr/, 이하 블컨)'에 참가할 생각도 없었고, 참가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블컨에 대해 왈가불가하지 말란 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 ^-^::

암튼 지난 일요일(16일) 있었던 블컨 후기가 요며칠사이 올블로그를 도배했다. 블컨 후기라고 해서 쏟아진 포스트들 중 눈에 띄는 것을 살펴본 뒤, 퇴근길 생각해 볼 거리가 몇가지 떠올라 두서없이 끄적거려본다. 이미 대한민국 블로거컨퍼런스, 유혹의 잔치상을 뒤엎고 싶다~란 블컨을 대놓고 공격한 포스트에 달린 여러 댓글에 답하면서 언급한 것들이지만...

* 눈에 띈 블컨 컨퍼런스 후기
- dauti 시즌3 시작합니다 / 마이너 블로거가 본 블로거컨퍼런스 http://dauti.tistory.com/208
- 잡동사니상자 / 준비는 많았지만, 아쉬웠던 블로거 컨퍼런스 http://kaonic.tistory.com/396
- 김중태님의 윙박스 / 블로거컨퍼런스의 가장 큰 문제는 블로거들 자신 http://www.miwing.com/dal/000043.html
- 막장로그 / 미쳤나요? 블로거컨퍼런스 왜까나요 http://mjlog.tistory.com/entry/1
- 거다란 geodaran.com / 블로그근본주의자들 닥:쳐:줄:래 http://geodaran.com/220
- 민노씨.네 / 블로거 컨퍼런스 단상. 블로그 근본주의란 무엇인가? http://minoci.net/468

블로거컨퍼런스란 당근, 그리 달콤했나?

블로거들이 만나긴 만났을까?


다음과 네이버가 블로거들의 대변자인가?

작년 8월경 기획안이 제안되어 네이버와 다음의 협의 이후 추진되었다는 블컨. 행사준비 그 뒷얘기들에 따르면, 네이버와 다음의 공동 주최로 진행된 블컨을 '일반 사용자 대상의 최초 행사이자 대규모 행사이기 때문에 개최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며 그들은 이번 행사의 존재이유와 필요성을 부여하고 있다. '3만 명의 블로거 행사'를 꿈꿨다고도 한다.

하지만 단순히 블로거들이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자리가 없어 블컨을 마련했다는 말은 전혀 납득이 가질 않는다. 행사 자체에 의미를 부여할 만큼 블로거들이 오프라인에서 집단적으로 모이는 자리가 굳이 필요한 것인지 제대로 설명조차 되어 있지도 않다. 머 그 흔한 설문(여론)조사라도 한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한국의 블로고스피어를 양분해 독점하고 있는 네이버와 다음이라는 거대 포털사이트(말도 많고 탈도 많고, 인터넷 생태계를 좀 먹는다는 평가를 받는...네이버까와 네이버빠, 다음빠가 티스토리빠가 뒤죽박죽인...)가 기획한 프로그램에 블로거들이 자리(동원)하는 것이 필요한건지 모르겠다. 특히 블로거들이 오프에서 만나고 싶어한다는 요구와 필요를 왜 다음과 네이버 등이 나서서 들어줘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들이 블로거들의 대변자도 후원자도 아닌데 말이다. 만약 기획준비 단계에서 블로거들이 참여하거나 블로거들의 의견이 수렴되는 과정이 있었다면 모를까. 달콤한 잔치상을 차려놓았으니 니들은 와서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어라라는 식은 전혀 내키지 않는다.

머 블컨에 참가한 이들 중 상당수?가 오프라인에서 블로거가 만나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고는 있지만(블로거들이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것은 자유다. 하지만...), 특정 기업과 스폰서, 후원사를 대동한 대규모 행사가 적합한 형식인지는 되새김질 해봐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 모든 블로거가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었던 개방된 자리도 아니고, 교류하고 친목을 도모하자는 취지도 제대로 살리지도 못하고, 지역 블로거들을 배려한 것도 아니고 말이다. 프로그램도 블로고스피어에서 주요하게 논의, 이슈화된 주제에 대한 집단토론보다는 개략적인 블로깅 스킬 강연이었다. 블로그와 상관없는 인사들의 강연도 그렇고. 이럴 경우 블로거들간의 소통과 의견나눔은 소원할 수 밖에 없고, 강사(유명인사, 파워블로거)와 몇몇 블로거들에게 집중되게 된다. 행사 기획단계부터 알았다면 진작에 이런 것들을 이야기 했겠지만, 개최가 결정된 뒤에야 블컨이란 것을 알았으니...그렇다고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

블로거컨퍼런스란 당근, 그리 달콤했나?문화관광부 5% 후원과 집단적 '찬양' 포스팅

문화관광부로부터 후원(고작 5%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지만, 5% 건 9% 건 후원을 받은 것은 받은거다.) 받아가며 행사를 개최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스럽다. 지난 블로그축제에 대한 문화관광부 후원문제가 블로고스피어를 뜨겁게 달궜던 것을 주최측에서 인지했었더라면(아니 하고 있었을 것이다. 문광부도 블로그축제 후원에 대해서 공식적인 답을 한바 있으니...) 문화관광부(정부) 후원만이라도 심사숙고 했어야 한다.(문광부는 채찍이 아니라 당근을 던져준 것이다.)

문화관광부가 돈(예산, 국민세금)이 남아돌아 블로거들이 모이는 자리에 그냥 후원을 해줄리 만무하고, 골드스폰서와 실버스폰서에 참여한 기업들의 스폰서십도 블로거들을 위한 자선사업만은 아닐텐데 말이다.

다시 말해, 여론형성의 주요한 매체로서 기성언론과 달리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블로그(거)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이미지 메이킹, 감성 마케팅(한마디로 세뇌, 벗어날 수 없는 깊은 동조다...)이 교묘하게 작동하고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기업과 정부가 마련한 자리에(일반적으로 밥주는 관변행사, 관변집회라고 불린다.) 동원된 블로거들이, 그들이 제공한 밥을 얻어먹고 기념품을 받아챙겨 그 사진을 찍어 '잘 다녀왔습니다'라는 집단적인 '찬양' 포스팅(이게 진정한 쏠림이다.)을 하는 것 자체가 어떤 의미인지? 어떤 이해관계가 형성되는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부분이 블컨을 곱게 바라볼 수 없는 이유다.

일례로, 한미FTA와 관련해(FTA에 대해 상반된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정부와 기업(재계), 언론(조중동)들은 한 목소리로 신성장동력, 세계시장진출 기회, 국가경쟁력 강화란 두리뭉실하고 근거는 없지만 그럴싸한 장밋빛 이야기를 내던져 왔다. 그 가운데 한미FTA 찬양광고를 내보내고 FTA 찬양공모전을 일삼으면서 여론몰이(블로그와 블로거들도 이용당했다.)에 나섰다. 그 '긍정'의 여론몰이의 효과는 사람들에게서 톡톡히 드러났다.

또 하나 삼성의 '고맙습니다' 캠페인도 그러했다. 2007년 연말부터 2008년 연초까지 인터넷과 블로고스피어를 점령하다시피한, 추잡한 삼성의 '고맙습니다' 캠페인은 나눔이란 트랜드를 이용해 자사 이미지를 고양시키는 광고 마케팅에 수많은 경품과 광고비를 퍼부어가며 진행한 바 있다. 이때 다음 블로거기자들을 비롯한 많은 블로거들이 여기에 동참했다. 삼성이란 기업의 이면은 어떤지 제대로 되새김질 하지 않은 채, 맹목적으로 '고맙습니다'를 외쳐댔다.(삼성 불법비자금의혹사건과 삼성중공업 기름유출사건이 터지고 나서, 모두가 지탄하는 삼성을 두둔하고 대변하는 블로거들을 보시라.)

블컨도 위 둘과 마찬가지라고 본다. 나눔과 소통, 교류라고 그럴싸하게 포장된 행사에 동원된 블로거들은 누구의 돈으로 공짜밥을 얻어먹는지도 모른 채 여러 기념품과 경품을 챙기고 유명인사들의 강연을 들었다는 것만으로, 주최와 후원사들과 어떤 친밀한 동조적 이해관계(입장, 시각)가 형성돼 버렸다.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 다음과 네이버 등 주최측은 고생했고 어쨌든 이런 행사는 필요하니(이미 다음해 블컨은 예약되어 버렸다.) 괜한 불만은 집어치우고(다음과 티스토리, 네이버 블로그를 무료로 쓰면서 무슨 불만이냐라는 말들도 포함...) '대안'을 내놓으라는 말로, 블컨을 바라보는 다른 시각과 목소리들을 묻어버리고 있다.

공짜 도시락 먹은게 자랑인가?

특히, 블컨에 대한 집단적.동조적 찬양쏠림의 근거가 되는 것중 하나가 바로 공짜 도시락이다.
한 블로거는 블컨에 참가신청을 해놓고 참여치 않은 블로거들로 인해 주최 측에서 준비한 도시락이 많이 남아, 이것을 폐기처분하는 문제가 발생했다며 이를 불참한 블로거들의 문제라 지적하면서 블컨에 대한 비판보다 블로거들 스스로 자성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남은 도시락 때문에 불참한 블로거들이 욕을 먹어야 하는지? 남은 도시락 때문에 블컨에 대한 다른 목소리를 내지 말란 엉뚱한 근거는 어디서 기인하는지? 모르겠다. 한마디로 따뜻한 공짜 도시락도 먹게 해주고 그랬는데, 블컨에 오지 않은 블로거들이 왜 가타부타 말이 많냐? 다음과 네이버, 문광부가 도시락도 줬으니 니들은 감사해야 한다! 군소리 말고 입 닥쳐라! 그런게 아닌가 싶다. 삼성의 떡값을 처먹은 검찰이나 고위공직자, 정치인, 언론인들이 입닥치고 추잡한 삼성을 감싸고 도는 꼴이다.

머 공짜 도시락 먹은게 자랑인가?
공짜 도시락 먹은 것과 도시락 남은 것을 가지고서, 블컨에 대해 지적하는 것을 억지 투정이라 착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위에서 언급한 문광부의 후원이 만약 개최비용이 부족해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더라면, 후원 대신 블로거들에게 공짜밥을 주는 대신 점심을 알아서 사먹게 하던가 참가비를 받는 형식이 더 깔끔했을 듯 싶다. 그렇게 했다면 참가신청을 하고 불참해 준비한 도시락을 폐기처분하는 일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

행사를 위한 묻지마 행사는 지양해야

블컨 주최 측에서는 '온라인에서의 나눔과 소통이 오프라인으로 확대'되는 계기라고 했지만, 후기들을 살펴보면 나눔은 기념품을 나눠가지는 것에서 끝났고, 소통은 프로그램 진행과정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원성을 사고 있다. 그 지적을 보고 다른 이들은 괜한 투정과 불만(밥도 먹여주고 기념품도 주는데 왜 군소리냐?)이라 치부하면서, 블컨을 감싸돌고 말이다.

어쨌든 이번 블컨은 상업적인 광고나 홍보를 자제했다고 하지만(? 블로고스피어와 블로거들에게 주최나 주관, 스폰서, 후원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광고가  이뤄진게 아닌가 싶다.),' 행사를 위한 행사'에 블로거들이 대대적으로 동원된 '묻지마'  행사였다고 본다. 블로거를 만나겠다지만 정작 블로거들은 제대로 못만난 행사는 역시 지양해야 할 것이고 말이다.

덧. 이 한장의 사진(귀차니스트님의 블로그에서 퍼옴)도 블컨을 곱지 않게 바라보게 한다. 삐뚫어진 성역할의 단편. 짧은 미니스커트에 토시차림의 여성들이 블로거들을 맞이했다고 좋아라 하던 이들도 있다. 그리 좋던가?

블로거컨퍼런스란 당근, 그리 달콤했나?

왜 부스에는 젊은 여성들만 자리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