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준님의슬픈과거

최하린2008.03.23
조회332

그날은 특별한 날이었다.
바로 무료한 겨울 방학을 즐길겸 내 친구들과 함께
찌질한 동네 구석이아닌 간만에 시내를 활보하기로 했던날이었다.
동네에서 모인 우리들은 지하철에 몸을 실었고
이내 시내에 도착했다. 지하철에서 내린후 밖으로 나가
한숨을 길게 들이마쉰뒤, 담배한대를 물고 불을 붙힌뒤
연기를 내뿜으며 살짝 옆을 돌아본순간

가슴팍에 꽃히는 듯한 짜릿함을 느끼고 말았다.
또래로 추정되는 한 여성분과 눈이 마주쳤고

이내 첫눈에 반해버린것이었다.

난 첫눈에 반한다는 말따윈 믿지 않았다.
그냥 시선좀 끌려서 속으로 '이쁘다' 라고 생각되는것뿐인데
병진들이 그걸 첫눈에 반했다라고 포장하고 다니는줄알았는데
이제야 비로소 알았다. 첫눈에 반한다는것을..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번호를 딸까 말까, 진짜이쁘다..완전 내이상형이다'

등등의 잡념에 사로잡혀 그녀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런데 그녀 역시 자꾸만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는것이 아닌가..
사람 민망하게 시리 자꾸만 내게서 시선을 때지 않는다
그때 내 뒤에있던 친구의"뭐해,병진아 가자"라는 말에

정신을 차리고 이내 시내안으로 향했다
그녀의 모습이자꾸만 머릿속에 맴돌았다..
난 그녀가 어디로 가고있는지 아까부터 계속 그녀를 주시하고했다.
앞서가는 그녀...역시 시내로 가는구나....!!
'좋아 일단 따라가보는거야, 기회는 오겠지!'라고


혼자 중얼대던 찰나 걸음을 멈춘그녀...
그녀의 번호를 따볼까하고 생각했다.
우선 그녀에게 다가가서


"저기 죄송한데요 그쪽이 너무 맘에 들어서 그러는데요 번호좀..."


라고 말하면 십중팔구 알려줄거라고 생각했다.
그녀도 흠칫 날 돌아 보는게 날 맘에두고있는 듯 싶었다!!!


"야 얘들아 나 쟤 번호좀 따고올게"

-뭐여 미쳤냐? ㅋㅋㅋ 구경거리 생겻네 못따면 술쏴라

"못따면 술쏘고 시내에서 팬티바람으로 빽공 5백번 한다"

-ㄱㄱ


친구들에게 그렇게 당당히 말하고 그녀에게 다가섰다.

그녀앞에 다가섰을 때, 난 폰을 내밀며 생각하던 멘트를 꺼냈다. 


"저, 저..그쪽이 너무.. 맘에 들어서 그러는데요.그...쪽 번호좀..."


민망해서 쥐구멍이라고 있으면 숨고싶은 심정이었는데
너무나도 천사같은 그녀는 내게 꽃이되었다.


"아^^ 핸드폰번호요?"

"네??...아..! 네!! 번호...."


그녀는 번호를 찍어주었고
나는 매우 흡족한 마음에 핸드폰을 받아들고
미친듯이 친구들이있는곳으로 뛰었다.
정말 병진처럼 뛰었는데.....
그래서 자빠졌다..;

핸드폰은 내동댕이 쳐졌고
그녀의 번호가 적혀있던 핸드폰의 폴더는 닫혀버렸다.
폴더가 닫혀서 그녀가 찍어준 번호가 사라지고야 말았고
뒤에선 웃음소리가 들렸다.분명 그녀였겠지?
난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뭐라할까....설마 번호를 지우라고하지는 않겠지..?
하긴, 뭐 어차피 저장도 못했는데

실례했다하고 없던일인냥 그냥 본업에 충실히 살기나 할까..
헌데 그때 내앞에 쭈그려 앉은 그녀


"괜찮아요? 후후훗^^"


속으로 놀랬다...제대로 된놈도 아닌...

좀 덜떨어져 보이는 내가 번호한번 알려달라고한건데

넘어졋다고 몸소와서는 비웃긴했지만 괜찮냐 물어주는

그녀가 너무 고맙고 이뻐보였다..
나는 한치의 망설임없이


"죄송한데요.넘어지면서 핸드폰 폴더가 닫혀서 번호가 없어져서..
 번호.. 다시좀 알려주시.."

"네, 여기요"


그녀는 내가 싫은건 아닌지,순순히 또 번호를 적어줬다...
난 솔직히 그날 그녀의 번호에만 신경팔려서 놀지도 못했다.
친구들 다 아는여자애 불러서 옆에 한명씩 끼고 술마실때,
난 혼자 구석에서 음료수만 먹었다.

그녀에게 문자를 할까말까....
만약 한다면 첫마디는 뭐라고 건네볼까..
그녀는 아직도 시내일까...
아, 지금 만나보자 할까..
수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교차했고
이내 내게 주어진 답은 너무나도 무난한 멘트였다.

"안녕하세요^^"

아 보냇다, 보냈어..
그녀의 답장을 기다리는 내내

왜이리 초조하고 혹 씹히는건 아닐까
내가 싫어져서 답장을 안하는건 아닐까

정말 1초가 10년같이 느껴졌다
근데 바로 그때 문자가 왔다

"누구세요?"
"저 민망하지만 아까 멋지게 넘어졌던사람요...ㅋㅋ"
"아~ㅎㅎ 왜 문자 이제하세요ㅜㅜ"

왜 문자 이제하세요??
이제하세요????????
그말은 내 문자를 기다렸다는 소린가?

"아아뇨 그쪽이 생각해도 아까전엔 저 정말 추했잖아요

 그래서 고민좀^^;"
"네ㅋㅋㅋㅋㅋ 추하긴했어요"
아...약시 추했대.......ㅠ
"ㅜㅜ..."
"그 대신 덕분에 정말 많이 웃었어요,

 이렇게 웃어본적 정말 오랜만이에요~"

놀리는건가? 칭찬하는건가? 뭐지,대체..?

"불행중 다행이네요..ㅋㅋ 아직도 시내세요?"
"네 이제 버스타구 가려구여~"
"아... 조심히 들어가세요"
"흐음..^^ 저 안볼꺼에요?"
"집에가신다고... 지금 어디 정류장이신데요?

 제가 그쪽으로 갈까요?"

"벌써 탓어요 ㅜ_ㅜ 다음기회에 ^^"
"아...^^; 다음기회라니 그말은...?"
"귀엽네요ㅋㅋ 몇살이에요?"
"저 18살이요...ㅎㅎ"
"동생이네 누나 열아홉이야. 말놔두 되지?"
"아,그럼요!"
"너두 말편하게해^^"
"그래도...될까......요..?"
"ㅋㅋㅋ당연하지 이름이 뭐야?"
"박상준ㅋㅋ누난?"
"나는 김혜은"
"아... ㅎㅎ 이쁜이름이네.."

매우 어색했다, 첫마디.. 첫문자... 하지만
이런식으로 나이부터 통성명, 말까지 놔버렸고
우리의 사이는 날이갈수록 가까워져만 갔다.
그때 이후로 시간날때면 정말 차비만 가지고 만나서

단지 이야기만 나누며 놀곤했었다.
증명사진, 누나 어릴때사진, 친구들이랑 찍은 스티커사진...

맘에드는건 죄다 골라왔었다.
그 사진들다 액자에 끼워넣고

정말 잠들기 직전까지 쳐다보기도하고...
정말 설레인다는 느낌은 살며 처음느껴보았다...
어찌나 이쁘고 귀엽고 사랑스럽던지...

정말 내 생에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러다 드디어 제대로 데이트 약속을 잡은 2월 18일......
누나와 나, 둘다 애인도없었고 덕분에 데이트를 따낼수있었다...
아직 사귀지는 않았지만 사귀기 거의 직전단계인,

서로에게 호감이 굉장히 많다는걸 나는 느낄수있었고..
간접적으로 서로 고백도 많이 해보았다.

그때 마다... 뭐라고 답장이올까...뭐라고 답장을할까..

웃기게도 간편하게 해야할 문자를 진땀빼며 했었다.

그정도로좋아했었던거지..

아무한테도 뺏기기 싫을정도로 진심어리게 사랑했던것같다

고백문자..둘다 눈치는 챗었겠지만

그래도 남자가 멋지게 고백하는게 도리인것같아

흐지부지 넘기곤했었다..

그래서 나는 그 날 누나를 만나 데이트를 하는 도중에
고백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솔직히 내 얼굴, 그리 못난편은 아니야
동네에서도 후배들이나 누나들도 내 소개를
어느정도 원하는 편이었고
옷잘입는다는 칭찬은 자주듣는 편이니까.

그치만 누나에 비하면 내가 정말 한없이 꿇려보였다.

내친구 몇몇도 자기가 봣던 여자중에

제일 이쁘다고 칭찬해줄정도였으니까.

근데 친구 몇몇 말에 의하면 내가 너무 강박관념에 사로잡혔다나?
그렇지만 그녀에 비해 나는 전혀 꿇릴게없다고

친구들이 내게 말해주었다
아무렴....
누나가 싫다길래 담배에 찌든 모든 옷을 빨고 또 빨고

페브리즈 두통을 다 뿌렸을까?
누나와 만나기 3일전부터 담배근처에는 일체 접근도 하지않았고
지저분한 부시시펌도 깔끔하게 폈고
건달같아보이는 아버지의 닷돈반지도 뺏고
항상 미간에 힘을주고 주변에 시선을 날리던 버릇도 버렸다.

이상하게 좋은사람을 좋아하게되서 나까지 좋은놈이 되버린걸까?
괜시리 들떠서 안하던 부모님 안마도 해드리고...

정말 여자 한명으로 인해 내가 이렇게 변할수있다는것을

그날로써 나는 처음알았다.

정말로 솔직히 그전까지 만난애들은 그냥 앞에서만 안하는척했고
질리면 금방깨져버리는 아주 가벼운남자였으니까..

2월 18일.. 참 이날은 꼭 기억해야한다.
고백이 성사되고 이제 당당한 남친으로 거듭나는 날이니까.
자만하는건 아닌데, 고백하면 분명 받아줄거라 믿었다.
누나도 날 정말 좋아한다는걸 알았고,
내 고백을 기다린다는 것도 어느정도 눈치채고있었으니까.
가벼운 통화를 끝낸뒤 누나를 만나러
그날 우리의 인연을 만들어줬던 시내로 향했다.
엔비라는 시내 중심가에서 만나기로약속을하고
먼저가서 기다리고있었다.
그전에 시내에 있는 꽃집에 들려서 장미 고백할때 써보려구
내 생에 처음으로 장미 백송이도 주문해 두었다.
더 좋은거 해주고싶었지만 1.5돈 14k 이쁜 반지도 사두었고..
참..무슨 프로포즈도 아니고....

다른 애들 같았으면 그냥 문자한통으로 사귀자고 하면 될걸

조금 오바했던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들었다.
전혀 아깝지 않았다, 시간도, 돈도, 몸도, 마음도..
아무튼 그렇게 반지를 주머니 안쪽 깊숙히 넣어놓고
장미는 들고다니면 시선도 쪽팔리고 좀 거추장스러워서

이따 데이트도중에 레스토랑으로 배달시킬 생각이었다.
모든게 순조롭고 완벽했었다.
한 1시간정도 일찍 갔던 나는 흡족한 마음으로 누나를 기다렸다.
문자가 왔다.

누나: 어 상준아 가고있어?
나: 아니ㅜㅜ 이제막 준비끝냈어.. 금방갈게누나 미안
누나: 누난 이제 지하철탈껀데. 나쁜놈아 여자 기다리게 만들래?
나: 아 미안해~~ 내가 영화쏘고 밥쏘고 다할게
누나: 알아서해 빨리와
나: 응


간단한 문자를 마친후 매우 흡족한 표정으로 그녀를 기다렸다.
내가 누나를 왜 기다리게 만들겠어^^
오면 분명히 깜짝놀라겠지!?
20분이 지났다.
이제 오겠지? 준비하자!
30분이 지났어.
왜 안올까, 길 못찾는것도 아닐테고...
그때 또 문자한통이 왔다.


"상준아 누나 좀 늦을거같아,

 만약에 너무많이 늦으면 기다리지말구 들어가 미안해"

뭐야이건..?

딱봐도 불안한 문자였다.
나는 바로 전화를 해봣다..
통화 불가능 지역에 있다니?

방금전까지만 해도 문자가 오갔는데...
서..설마 납치????????
에이, 그럴리가.....
나는 계속 통화버튼을 눌러댓고
그 사이 문자로 여러통 보내놓았다.
 
"무슨 일인데 그래.. 왜 그래누나ㅋㅋㅋㅋㅋ"
"뭐야 이거 보면 바로 전화해"
"아 진짜 뭐야 불안하게 어딘데"

나는 속으로 별 일 아니길 빌었다.
혹시나 누나가 장난치는건 아닐까 생각도해봤지만
이런 장난을 칠 사람은 아니었다
꽃 예약에 반지도 사놨고...
내내 문자,전화만하다가 오늘에서야 비로소 만나는건데..
그리고 멋지게 고백 할 일만 남았는데
이젠 내 고백 안기다려도 된다고 말해줄건데.....
오겠지.....그렇고말고, 올꺼야...

두시간이 흘렀다.
전화는 여전히 먹통이고 문자도 안되고, 여러모로 불안했다.
누나를 기다리는데 그날따라 소방차가 많이 지나다녔다.
이런 문자에 사이렌소리들으니까 괜히 더 불안하기만했다.
세시간정도 지났을려나
불안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고
솔직히 한편으론 조금 화가 나기도했다.
나는 단념하고 집에가려고 지하철로 발을 옮겼는데
지하철 운행이 중단 되었다길래


버스를 타기위해 정류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정말 아무 생각없이 걱정만 했다..
지친몸을 의자에 기대고 좀 있다보니 버스가 왔다
나는 아쉬운 기분을 뒤로한채 버스에 몸을 싣고 눈을감았다.
조용한곳에서 쉬고싶었다.

솔직히 오늘 2월 18일, 데이트때문에 신경쓰느라 피곤했던걸..
누나만난다는 기대감으로 버텼는데,

못 만나니까 갑자기 급피로해졌다..
한숨을 길게쉬고 눈을 감는데

버스 안 라디오 방송 지하철에 불이 났단다.

그래서 지하철운행이 중단된거구나라고 생각했지.
갈수록 시끄러워져만 가는 라디오방송때문에

주머니 깊숙히 엠피를 꺼냈다.
엠피를 꺼내다 딸려나온 핸드폰.
혹시나 누나한테 연락이 오진 않았을까 하고 핸드폰을 열어봣다.
계속해서 연락이 안된다..
아침에 받은 문자엔 분명히 이제 지하철 탈거라고 그랬는데
그럼 한시간이면 족히 도착할거린데
몇시간이 지나도록 오질 않고, 연락도 안되고
무슨일인지 자꾸만 걱정되고 불안해져만갔다.
그렇게 엠피를 꼽아들려는데
그냥 계속해서 흘러나오던 라디오 방송이

그제서야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오전 9시 50분경, 대구 지하철 중앙로역에 화재가 발생해...."

갑자기 내 귀를 파고드는 라디오 방송소리
대구?? 중앙로???


설마.....
조심스럽게 핸드폰을 다시 열어봤다.
아침 9시 20분쯤 도착한 문자에는

"누난 이제 지하철탈껀데. 나쁜놈아 여자 기다리게 만들래?"
그 아래, 아침 10시쯤 도착한 문자에는
"상준아 누나 좀 늦을거같아,

 만약에 너무많이 늦으면 기다리지말구 들어가 미안해"


......

라디오 방송에서는 계속해서

"대다수의 승객들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연기에 질식해....
"인화성 물질이 타면서 발생한 유독가스로...
"이번 참사의 피해규모는...
"현재 소방관들의 접근도 어려워 역내 승객들의 생사조차 불분명.."

.....

이상하게 갑자기 심장이 빨라지는걸 느꼈고, 또한번 전화를 걸었다
하고 또했다, 계속했다
통화 버튼, 누르고 누르고.....
문자도 몇통이나 넣었던지 몰라
갑자기 마음이 조급해져, 이상하게도 불안해
이런 생각 하지 말자고 속으로 외치고 외쳤는데도
도저히 불안감을 떨칠수가 없었다.
너무나 급박해진나는 중앙로 근처에서 내린뒤

지하철쪽으로 미친듯이 달렸다..
검은 연기는 하늘을 뒤덥기라도 하듯 높게 치솟아있었고
중앙로역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둘러싼 수많은 사람과
소방차... 소방대원들...
그리고 걱정에 찬 표정으로 몸둘바를 몰라하시는 분들....
그 분들을 보니까 갑자기 나도 울컥 눈물이 났다..
주체할수가 없어서 고개를 젖히고 억지로 눈물을 멈춰세웠다..
아... 정말 그때의 걱정은 말로 표현할수 없었다.
속으로 계속 생각했다.

에이 설마....
에이 설마....
누난 잘있을거야, 내일 아침에 핸드폰을 열면 분명히
잘잤냐는 문자 변함없이 보내줄거야 누나는...
얼마나 착한 누난데 설마..
그렇게 계속 안되는 전화만 붙들고..
검은 연기가 계속해서 올라오는 계단입구만

계속 뚤어져라 쳐다봤다.
사람들이 구조 되어 나올때마다, 제발 누나이길 빌었다..
계속해서 믿지도 않던 하나님한테도 빌었다
제발 누나 무사하게 해달라고...
주체못할정도로 그냥 소리없이 울면서 전화, 기도만 할뿐이었다.
한시간이 흐르고..
두시간이 흘렀다..
꽤 많은 사람들이 들것에 실려 구조 되었지만
정말 애석하게도 그중에 혜은누나는 보이지 않았다..

..................


갑자기 맨처음 누나를 보고 첫눈에 반한일,
번호를 묻고, 신기하게도 그 첫눈에 반한 상대와 가까워지고,
이야기를 나눳었던 일들..
누나 웃는얼굴, 찡그린얼굴,놀란얼굴 왜 죄다 스쳐 지나가는걸까?
...

그게 마지막이었다.
정말 인정하기 싫은데,
너무나도 인정하기 싫었는데
정말 그게 마지막이었다. 진짜 글 쓰면서 눈물 나는건 또 뭔데..
생각하려고도 안했다.
지금 이 슬픔 헤아려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게 너무 슬펐다.
친구들앞에서 정말 미친듯이 울었고
매일 내게 장난을치던 친구들도
그때 만큼은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 힘내라는 말뿐이었다
진짜 왜?

대체 왜 누나일까?
그 뜨거운 불구덩이속에서 20살이란,

이제막 청춘이 시작되려는 나이었는데...
그 청춘, 후에 생각해도 아름답고 행복했었다고

기억할수있게 만들어 주려고했는데...
얼마나 힘들었겠어 우리누나..
그때 우리사이에서 쓰이던 메신저..

세이클럽, 타키, 혜은누나의 홈페이지에 달린 수많은 추모글..
나도 정말 진심어리게 썼다
한자한자 적을때마다 북받치는 감정, 터져나오는 눈물..

주체못하고 거실에 가족들있는데 계속 흐느끼면서 썻다..

누나 너무 보고싶다고... 그리고 미안하다고..

많은 분들이 격려해주었다.
그때 나를 제일 다독여주는 혜은누나 친구로부터 전해들은 말...

"혜은이가 너 되게 많이좋아했어..

 맨날 만나면 니 얘기밖에 안했는데...
 2월 18일날 너 만난다고 엄청기대하고,

 그 날 고백받을거라고 입이 닳도록 말하더라..
 만약에 못받으면 자기라도 고백할거라구....

 혜은이 좋은데로 갔을거야....

 내가 만난친구중에제일 착한 친구였거든..."

하염없이 눈물만흘렸다..

울고 울고, 또 울고....
그런데 그땐... 아무리 무슨수를 써도 슬픔이 풀리지가 않았다..
제일 힘들었던건 그날 만나자고한 나 자신이 너무 원망스럽고
누나한테 너무 미안했다..정말 제일 힘들었던 날이었어..
사진볼때마다 터져나오는 눈물...

가족들한테 보이기 싫어서 밤마다 베게에 얼굴 파묻고

지칠때까지 울었었다....

근데..그렇게 울어도 슬픔이 가시질 않는데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거야, 죽으란거야?

 

그래도 역시 시간이 약인가봐..
혜은누나, 나 보고싶었지...
벌써 5년이란 시간이 흘렀네 그때 그 문자가 담긴 핸드폰
멍청하게 버리지 못하고 아직까지 가지고있네..
누나를 만나게 해주고, 누나와 가까워질수 있게 해주고,
누나를 좋아하게 해준 고마운 핸드폰이잖아...
친구들과 한 문자는 지우고 누나랑 나누엇던 문자만

고스란히 모아둔 핸드폰엔 아직도 누나가 웃어주며 했던 한마디,

정말 일초를 십년같이 기다렸던 문자들.....
그리고 03년 2월 18일날 누나가 내게 보냈던 마지막 문자....
다 고스란히 남아있네..
나 때문에 죽은거란 생각에 정말 몇개월내내 울고 또 울었어..
남자새끼가 말이야....
참 웃기네..

이젠 누날 기억할만한건 몇장의 사진과 내 기억뿐이야..
누나가 그때 줬던 증명사진 군대에까지 가져갔었다..?
고참들이 애인이냐고 물을때마다 참 뭐라 대답할지 애매하더라
그런데 난 당당히 "네, 애인 입니다" 라고 대답했었어

아직누나의 ok 사인은 떨어지지 않았엇지만
생각으론 백번도 넘도록 내 여자친구엿거든....^^
누나 벌써 내나이도 23살이네...
누가봐도 와닿지 않을 얘기 속으로 감추고있다가

이제서야 꺼내봤어..^^
거긴좀 어때 누나? 보고싶어 미치겠다 진짜로...
꿈이라도 좋으니까 못했던 고백 좀 받아 줬으면 좋겠다..


사랑해 누나......


-아직도 기억하고있는 상준올림


박상준님의5년이나지난슬픈과거..

                             김혜은 양 , 삼가고인의명복을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