몟날동네 옛날물건- 강화 내가마을&인사통 토토의 오래된 물건

영암사랑2008.03.25
조회168
몟날동네 옛날물건- 강화 내가마을&인사통 토토의 오래된 물건

 

살다보면 뻔드르르한 현실 뒷면에 먼지 폴폴 날리고 어수룩했던 추억이 그리울 때가 있다.


홍시빛깔 해가 넘어갈 때까지 뜀박질 하던 옛날 동네, 온통 유혹투성이었던 학교 앞 문구사의 불량식품들, 많으면 많을수록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던 딱지와 종이인형들.


그 많던 친구들과 추억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옛날동네와 옛날물건을 찾아 나섰다.
정체된 듯 보이는 오늘이지만, 이곳에서라면 한 뼘 자란 인생의 키를 실감할 수 있지 않을까. 
 

몟날동네 옛날물건- 강화 내가마을&인사통 토토의 오래된 물건


목적지는 인천 강화군 내가마을.


이렇다 할 관광지도없는 이곳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건 지난 1월 한 일간지에 보도된 후부터다. 말끔한 댄디보이보다 심히 ‘훈남’스러운 내가마을에 어떤 추억이 숨겨져 있기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걸까.


내가마을을 향하는 길은 조금 둘러가는 듯싶게 돌아볼 수 있도록 버스를 타자. 서울지하철 2호선 신촌역 7번 출구로 나와 서강대교 방면으로 올라가면 컨테이너박스로 된 강화운수버스터미널을 찾을 수 있다. 요금은 3,400원이며 한 시간 40분가량 소요된다. 강화터미널에서 내가마을까지 가기 위해선 ‘외포리행’ 군내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한 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는 ‘귀한’ 버스다보니 강화군청에서 버스 운행시간을 확인하고 가는 게 좋다. 버스는 30분가량 꼬부랑꼬부랑 고갯길을 지난다. 하차할 버스정류장은 ‘내가시장 앞이다.


마지막 동장군의 기세가 매섭던 취재당일 버스에서 내려서자, 짚불 타는 냄새와 닮은 겨울 냄새가 한 움큼 느껴졌다. 마을 어귀부터 버스의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던 내가저수지에서 불어온 바람이리라. 내가저수지는 서울·경기권에서 꽤 알아주는 낚시터로 통했다. 꽁꽁 언 저수지 여기저기서 얼음낚시가 한창이었다. 사시사철 손맛을 즐기려는 강태공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라고 한다.


조금 더 위로 올라보기로 했다. 내가이발관 앞, 기다리는 손님을 위한 의자일까. 길가는 이들을 위한 배려일까. 낡은 소파가 길거리에 나와 앉았다. 이발관의 상징물도 ‘내가마을식’이다. 창문코팅지로 오려붙인 평면 이발관 등이 두세 개씩 현란하게 도는 도심의 이발관 등을 대신하고 있다.

 

몟날동네 옛날물건- 강화 내가마을&인사통 토토의 오래된 물건


 

뒤이어 눈에 들어온 곳은 영어학원. 작디작은 시골 내가마을도 ‘대한민국 영어광풍’을 피해가진 못한 걸까. 학원창문에 코팅된 문장을 보니 그런 건 아닌 듯싶다. “How are you?” “Fine, Thank you”. 딱 두 문장이 유리창 전체에 코팅돼 있다. 중학교1학년 교과서에 실렸던 문장이 아니었던가. “Fine, Thank you”. 뒤엔 “and you?"까지 적어놓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래야 완성된 문장이라도 되는 듯. “풋” 혼자 떠난 길에 웃음이 나기 시작한다.

 

몟날동네 옛날물건- 강화 내가마을&인사통 토토의 오래된 물건


 

좀체 차가 다니지 않는 찻길을 건너면 ‘형제문구’자리다. 이젠 단어조차 생소한 ‘주산부기문제집’이란 대표상품(?)을 붙여놓은 채로 말이다. 재미있는 것은 ‘원더걸스’의 포스터와 ‘심은하’의 포스터가 동시에 창문을 장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와 과거의 공존에 이보다 더 확실한 장면은 없을 것 같다.


‘형제문구’ 아래로 조금 내려서자 내가우체국과 유일양복점이 눈에 들어온다. 현대사진관비디오가게도 한데 붙어 있다. 관공서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여닫이문을 한 내가우체국과 마주 하고 있자면, 초등학교 짝지에게건, 힘든 시간 헤쳐 나가고 있는 스스로에게든 편지 한 장 쓰면 좋겠다 싶다.

 

몟날동네 옛날물건- 강화 내가마을&인사통 토토의 오래된 물건


 

유일양복점은 간판이 걸작이다. 시기는 가늠할 수 없게 ‘오래됐다’고 할 밖에. 오래고 낡은 간판 덕분에 카메라 둘러멘 사람들에게 여러 차례 찍힘을 당했다 한다. “너도나도 저 간판을 어찌나 찍어갔는지 모른다”고. 세월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간판 덕에 본의 아니게(?) 모델이 된 유일양복점 사장님은 연신 손사래를 치며 “찍지 말어~”를 연발하셨다. 기자, “그럼, 손이나 녹이고 가게 해주세요” 라며 냉큼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다행히 양복점 사장님 친구분이 한마디 거들어 주신다. “혹시 알어? 기사 나면 소문나서 누가 양복이라도 한 벌 맞추러 올지~.” 이때다 싶어 두 분의 얘기에 동참해 청계천얘기며, 황학동 곱창골목 얘기를 주고받기를 십여 분. “후딱 찍고 가”라며 인심 한번 쓰신 아저씨. 손때 묻은 재봉틀과 손자국 분명한 가위를 연신 찍어댔다.

 

  “낙후된 거 자꾸 찍어가서 엇따 쓸 거야, 필름이 남아돌어? 아, 고만 좀 찍어대~”

 

유일양복점 아저씨는 '철컥철컥'하는 셔터소리를 듣곤 '필름'이라고 했다. 거짓말 좀 보태 핸드폰만큼이나 널리 보급된 디지털카메라지만, 이곳에선 이방인인 기자처럼 낯선 존재였다. 갑자기 송구스러웠다. 쉼 없이 찍어도 필름 닳을 리 없는 디지털카메라를 둘러메고 온 기자는 필름카메라 세상에 예고없이 들어서 버린 게 마냥 송구스러웠다. 누군가의 추억이 또 누군가에겐 생업의 장이고 현실임을 아둔하게 깨닫는 순간이었다.


도로건너편 내가약국으로 향했다.


신문마지막 페이지 사설면을 곱게 절반을 접어 읽던 할아버지 약사선생님이 느릿하고 온화한 미소로 반긴다. 마치 기다려왔다는 듯이. 나른한 햇살이 약국문 유리로 제 집인양 절반쯤 발을 걸치고 있던 오후였다. 멘소레담이며 두통약이며 온갖 약들이 칸칸 선반에 들어찼다. 올해 여든 한살인 할아버지 약사 선생님은 49년간 약사를 하며 초창기 십년 이외엔 줄곧 이곳에 머물러왔단다. 순간 선반위의 약들이 천불상으로, 정갈하기 이를 데 없는 약국은 천불전이 아닐까하는 엉뚱한 생각을 스쳤다. 시간은 공간에 주인의 혼을 불어 넣기도 하니 말이다.


“젊은 사람들이 백화점만 가지 말고, 공기 좋고 물 좋은 시골도 많이 다녀야 해. 그래야 세상물정도 알지….” 할아버지 약사님과 대화는 아쉽게 여운을 남기며 끝이 났다. 내가약국을 나서면 다시 버스정류장. 광장으로 불리는 이곳은 5일장이 열렸던 곳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장이 서질 않아 정류장이자 주차장으로 이용된다.

 

 

몟날동네 옛날물건- 강화 내가마을&인사통 토토의 오래된 물건


 

내가마을에서 옛날 풍경을 만났으니 옛날 물건도 찾아나서보자.


서울 종로 인사동에 위치한 ‘토토의 오래된 물건’은 10년 전에도 지금도 한결같이 ‘옛날물건’통해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복고’바람을 타고 찾는 이들이 많더니 최근에는 인사동 명물 중 하나로 연착륙한 상태다. 종로 관광안내소 옆이 토토의 오래된 물건이다. 일단 관람료 1,000원을 준비하고 2층 계단을 오르자.


“이 인형 꼭 ○○ 닮았네”라고 할라치면 악을 쓰며 안 닮았다 부인했던 못난이 3형제 인형이 손님들을 먼저 반긴다. 초등학생 때 ‘부의 척도(?)’ 였던 구슬과 딱지, 종이인형도 종류별로 모여 있다. 그 뿐인가. 초등학교 교과서를 비롯해 한권이면 전과목 ‘완전정복’이 가능했던 ‘동아전과’도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예나 지금이나 유혹적인(!) 불량식품들이다. ‘아폴로, 쫀드기, 달고나….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연인이 불량식품을 앞에 두고 고민 중이다.

 

男, “우리 이거 사먹을까?”
女 “안돼, 불량식품 먹으면 엄마한테 혼나”
 
맞다. 먹으면 엄마한테 혼이 나기 때문에 몰래 먹어야 했고, 그래서 더 맛있었던 게 불량식품이다. 넓지 않은 공간임에도 한번 들어선 후엔 좀처럼 발걸음을 옮기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물건 하나를 집어들 때마다 잊고 있던 추억들이 쉼 없이 떠오르기 때문. 이 많은 기억들이 내 어디에 숨겨져 있어나 싶을 정도다.


옛날(물건과 동네)로 소풍을 다녀오니 맘이 한결 느긋해 진다. 왜일까. 추억이 주는 선물 때문이리라. 고단한 인생살이 멀미 느끼지 말라며,  이만큼 자랐으니 앞으로도 잘 할 수 있을꺼라 건내는 추억의 선물 때문이리라.

 


♧옛날마을-인천광역시 강화군 내가면 내가마을 가는 길

2호선 신촌역 7번 출구로 직진하면 신촌시외버스터미널이 나온다. 이곳에서 강화행 버스를 타면 된다. 요금은 3,400원. 시간은 1시간 40분 가량 소요된다. 강화터미널에서 군내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시간은 대략 한시간 간격이다. 요금은 1,000원이며 내가마을까지는 30분가량 가야 한다. 내가시장에 하차하면 된다. 사진을 찍을 땐 주민들께 피해가 가지 않도록 양해를 구하자.


◎강화터미널→외포리행 군내버스 시간 확인하기 클릭

http://www.ganghwa.incheon.kr/pub/tur/turHtmTur01_04_02_01.jsp

강화운수 신촌사업소 ☏ 02)324-0611

현지 교통: 강화군 선진버스 ☏ 032)933-6801  개인택시 ☏ 032)932-8114

강화군청 ☏ 032)930-3114/ 내가면사무소 ☏ 032)932-6302

 

♧옛날물건-토토의 오래된 물건 구경가기

서울 1호선 종각역 3번출구 인사동방면으로 나와 인사동길을 따라 오르면 외국인관광안내소 옆 건물이 ‘토토의 오래된 물건’이다. 관람료는 1,000원이며 60년대~90년대 장난감과 학용품, 교과서, 책, 식품 등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다. 식품류와 딱지, 종이인형, 못난이 인형, 옛날 도장 등의 몇몇 물건은 판매도 한다. 사진촬영도 가능하다.
☏ 02) 725-1756   http://www.totoman.co.kr

 

출처_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