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그런게 나돌아 다니고 있는지, 그런 게 이슈가 되고 있는지 조차 알지 못했다.그러다가 사촌동생이 "언니 진성고 나왔지, 나 그 동영상 봤는데" 라는 말에 궁금해서 인터넷을 뒤져보았다.
참.
그래 뭐, 인상깊게 보았다.
그리고 참 화가 났다.
나자신에게?
아니, 그 UCC를 만든 내 후배들에게.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히고 가슴이 답답하다.
우리 학교. 그래, 내가 졸업했으니까 우리학교다.
우리 학교가 비리에 얼룩져 있고 인권이 바닥에 떨어져 있고.
이미 사회에서 몇년전부터 이슈화 되어있던 것 들이고
사학 비리니 어쩌니 하면서 초대 이사장도 퇴임하고.
모두 다 내가 재학 중에 일어났던 일이다.
두발자유화.
그건 이미 한번 되었었다.
물론 완전 자유화 까지는 아니었지만
여학생들이 귀밑 5cm는 공부하기에 불편하다기에
머리를 묶을 수 있는 정도까지, 약 어깨정도까지 자유화를 했었다.
결과는.. 몇달만에 원상복귀 되었다.
이유인즉슨 그 규칙을 지키지 않아서 였다.
하나를 해주면 둘을 원하고 둘을 해주면 열을 원하고. 뭐 그런심리였겠지.
머리를 묶고, 염색을 하고, 파마를 하고, 왁스바르고.
하나 둘 씩 생겨나자 안되겠다 싶었겠지.
난 동영상에서 선생님의 안내방송.
거기에 대한 수없이 많은 악플들이 달려있었다.
니가 선생이냐 부터 시작해서 나가 죽어라 등등.
하지만, 내 기억으론 그 분은 내 학창시절 최고의 선생님 중 한분 이셨고,
기숙사이기에 집에 계시는 부모님들을 대신해 우리를 챙겨주시는 아버님 같은 분이셨다. 물론 가끔 강당에서 훈육을 하기는 하셨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분이 언제나, 습관처럼 입에 달고다니시던 말이 하나 있다.
"여러분은 진성고등학교 학생입니다."
그래, 그분은 진성고등학교 교사라는 프라이드가 있고 진성고 학생들을 가르치신다는 프라이드가 있으셨던 분이었다.
진성고에서 만났던 선생님들은 모두다 내가 만났던 최고의 선생님들 이었다.
비록 그 분들이 조금은 보수적이고 조금은 폐쇄적인 발언들 하셨다고 해서 그게 마치 그 분들의 모든 면인냥, 그렇게 매도하는 것은 정말로 보기에 좋지 않았다.
나도 처음에는, "뭐셈" 이라는 눈으로 쳐다봤었다.
여기가 무슨 군대냐, 여기가 무슨 유치장이냐..
농담으로 졸업할때 두부를 사주겠다는 말도 한 적이 있을 정도로.
처음엔 갑갑하고 짜증나고 난 왜 이렇곳에 지원해서 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인권이라는거. 지금이 아니라 10년전에는 그런생각 , 안해봤을까?
당연히.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우리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발버둥 쳤었다.
그로인해 태어난 것이 벌점이다.
벌점. 듣기엔 웃기겠지.
그리고 지금 재학생들에게는 최고로 짜증나고 재수없는 말이겠지.
하지만, 그 전에는 생교라는 것이 있었다. 생활교육.
벌점에 상관없이 무조건 걸리면 생교였다.
약 한 한시간에서 두시간 정도 얼차려.
난, 생교 마지막 세대였다.
그리고, 그 마지막 생교를 받았었다.
친구한테 받은 생일선물에 들어있던 사탕 한알 때문에.
그리고 벌점으로 바뀌었다.
난. 생생히 다 기억한다. 우리학교 교칙들이 어떤 것들이었는지.
왜냐하면 난 그 악명높은 선도부였기 때문에.
아마 진성고 학생들 싫어하는 사람 손가락 안에 들어갔을거다.
선도부.
모든 소지품 검사와 복장검사를 맡아서 하는 조직.
실제로 귀밑 5cm가 넘는지 안넘는지 일일이 다 자로 재고 다녔다.
야간자습시간에 하는 소지품 검사. 수도없이 했다.
소지품 검사와 복장검사.
다들 불만을 토로한다. 그런 것 까지 잡냐고.
이성끼리 주고받는 편지?
그래, 나도 수없이 봤다. 소문으로 떠돌던 이성교제 학생 리스트.
실제로도 있었다.
학교에서 누가누가 사겼는지, 누가누가 어디서 만났는지, 다 안다.
왜 진성고등학교에서 이성교제가 금지되었는지 아는가?
알다시피 진성고등학교는 전교생 기숙사 학교다.
전교생 기숙. 무슨 뜻인지 다들 알꺼다.
한학년에 약 350명, 3학년까지 약 1000여명.
그리고, 진성고는 남녀공학이다.
반은 남자반, 여자반 갈려있지만 가끔은 같이 공부하기도 한다.
잠은 물론 따로 잔다.
하.지.만.
혈기왕성한 10대 청소년 1000여명을 한 곳에 몰아두면.
무슨일이 생길지 누가 알겠는가?
그것도 일주일간, 24시간 내내 같이 있는데.
이성교제 금지-
그건 어른들의 노파심에서 만들어낸 교칙이다.
금지한다 그래서 실제로 진짜 안하는 것도 아니고.
야간담임 선생님들.
그래, 뭐 싫어하는거 나도 다 이해한다.
나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그 분들도 다 가정이 있고 가족이 있는 분들이시다.
누구의 어머니 혹은 누구의 아버지 일 수도 있고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분들도 계시다.
정식인가를 받지 않은 교육받지 못한 비 전문적인 교사들.
맞다.
하지만 그분들은 밤에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어른'들일 뿐이다.
간단한 응급조치조차 배우지 못한..
그럼. 너희가 배우면 되지 않느냐?
그렇게 똑똑하고 그렇게 자신들의 인권을 찾고자 발버둥치는
미래의 이 나라의 기둥이 될 명문고에 재학중인 인재들께서는
어째서 그런 간단한 응급조치조차 못하는 것이더냐?
무조건 못하게 막는다고 무조건 싫다고 너희들보다 수십년씩 더 많이 겪은 '선생님'들을 그렇게 비판이 아닌 비난을 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같다.
그분들이 하는 일은 최대한 학습 분위기를 해치지 않도록 아이들을 감독하고
혹여나 발생할 위험상황이나 응급상황을 점검해서 최대한 빨리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 너희들에게 지식을 가르치기 위해 밤에 나오는 것은 아니다.
진성고. 자칭 명문고다.
학생들이 전부다 바르고 올곧고 착하고. 뭐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성교제 할 사람들은 다 하고 담배 필 사람들은 다 핀다.
인권이 어쩌고..
참...
그래 나도 그 나이엔 그랬다.
"나도 다 컸는데, 나도 어른인데"
그런데 지금보니 18살.19살. 애다.
아직 뭘 몰라도 한참을 몰랐던 애였단 말이다.
인권. 중요하다.
학생의 자유를 막는 교칙들. 위헌. 그래 그건 명백한 위헌이겠지.
개인의 자유는 헌법으로 보자된 모든 대한민국 국민의 권리이니까.
그래,
그런데 그렇게 학교에 낙서하고 종이비행기날리고 그러면
그 개뼉다구같은 권리가 지켜지는 것이냐?
그런 조악한 방법으로 몸부림 치면 그런것들이 다 해결되는 것이냔 말이다.
학교 선생님들은 생각이 없고 의지가 없어서 그런걸 안하는 줄 아는가
학교의 부정과 비리에 맞서 사직을 하신 선생님들이 몇인줄 아는가?
학교의 시설.
50개의 침대. 열악한 샤워실.
왜 그런것들은 이야기 하면서 우리가 한달에 내는 기숙사비는 이야기하지 않는가? 한달에 40만원수준의 기숙사비는?
너희들이 바라는 2인1실에 개인 샤워실에, 그런 호텔같은 기숙사에서 살려면 한달에 얼마를 내야 하는지 아는가?
그리고, 그 돈은 모두 다 너희들의 부모님 주머니에서 나와야 한다는 건?
학비에 기숙사비에 사교육비에 한달에 너희들에게 드는 돈이 땅파서 나오는 것이더냐? 도대체 한 사람을 교육시키는데 드는 돈이 한달에 얼마가 들어야 적정한 수준이 되는 것이더냐? 100?200? 그래, 그렇게 돈들여서 키워놓으면 나중에 그만한 값어치 있는 사람은 될 수 있는 것이냐?
친구들때문에 학교을 못떠난다고?
지랄 쌈싸먹지 말아라.
너희들이 학교를 못 떠나는 이유는
진성고라는 간판과 한해에 100여명씩 sky에서 뒷배를 보아줄 선배와 후배들 그리고 너희의 자만심과 허영심 그리고 별 쓸모없는 프라이드 때문이다.
진성고등학교.
내가 다녔던 진성고등학교는 개인보다는 단체를
개인의 자유보다는 규칙에 의한 관리를 더욱 더 중요시 하던 학교였다.
내가 다닐때에도
시설에 대한 불만, 열악한 환경에 대한 불만,
선생님에들에 대한 불만, 학교 운영에 대한 불만.
모두 다 있었다.
진성고등학교를 지나간 모든 학생들이 그것을 고치기 위해,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하기 위해 힘쓰고 고쳐나갔다.
내가 처음에 입학했을때 책상은 내가 중학교에서 쓰던 책상보다도 더 작은 책상이었다. 공립학교에서도 쓰지 않던 책상과 의자.
몇년 뒤 그 의자는 듀오백으로, 책상은 책꽂이와 서랍까지 약 넓이 2m가량의 책상으로 바뀌었고 책꽂이도 들어왔다.
학생들이 공부하는 환경에 대해서는 투자를 아끼지 않으셨던 부모님들 덕이라고 생각한다.
열악한 샤워실.
난 3년 내내 아침에 일어나서 샤워하는 걸 거른적이 없다.
샤워는 열악한 환경이고 뭐고간에 개인이 그만큼 부지런하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른 것이다. 그리고- 솔직히 너네는 샤워실 자리 있어도 안씻잖아?
학생들의 ucc 는 그저 그들의 불만을 토로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게 나쁜점만 조목조목 따져서 ucc를 만들면
진성고등학교뿐 아니라 세상 다른 어느나라에 있는 학교라도
다들 학생의 인권을 유린하고 자유를 박탈하는 학교가 될 것이다.
내가 지금 있는 캐나다에 있는 학교도,
학생들의 전인교육을 목표로 어쩌고 하지만
사실은 인종차별과 비 영어권 학생에 대한 차별.
이 나라의 학교 체육복은 바지 하나에 3만원 꼴이다. 위아래 7만원.
점심 급식비? 고등학교까지 도시락 싸서 다녀야 된다.
학교에서 한끼 사먹으려면 5천원은 족히 든다.
학생의 인권과 자유를 중시해서
학생이 수업을 빠지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
다만 나중에 강제출국이나 비자발급 거부등등이 일어날 뿐이다.
아직 성숙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과도한 자유를 부여하는 것은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더 많은 듯 하다. 아직은.
나는 내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비판을 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일면만을 부각해서 보여주고
비난하는 것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너희들의 학교다.
너희들의 선생님이고, 너희들의 선배, 후배들이다.
감추는 것도 나쁘지만 들춰내는 것도 보아가면서 들춰내야한다.
어른들에게 맏길 것은 맏겨라.
아직 너희들은 어리다.
가끔은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아는 것 보다 더 많이 살아봐야만 아는 것들이 있다.
학교는 배우고 익히고 알아가는 곳이다.
너희가 살아 숨쉬고 기거하는 곳이다.
너희들의 추억이 서릴 곳이고, 너희들의 향수가 어릴 곳 이란 말이다.
현재 너희가 해야할 일은 자명하다.
도움을 요청해라.
하지만 학생의 본분에 충실해라.
선구자로서의 역할. 좋다.
하지만 너무 앞서지 말아라. 학교는 단 한사람만을 위한게 아니다.
내가 너무 진부하고 짜증나고 답답한 소리만 한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졸업생의 한명으로서
미리 학교를 개선해 놓지 못한점.
그냥 참고 다닌 점.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고
지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후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안쓰럽고 한편으론 미안하다.
그렇기에 난 이렇게 부족한 글솜씨로나마 내 생각을 남기고 싶다.
이 일을 한번에 뒤엎어 버릴 그럴 일이 아니다.
차근차근 하나씩 바꿔가야 할 일이다.
너희들의 종이비행기에 담긴 염원과 불만 그리고 희망.
한번에 하나씩만 날려야 한다.
진성고등학교의 졸업생으로서,
진성고등학교를 거쳐간 한명으로서,
진성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과 선생님들께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다.
난 진성고등학교의 비리과 그 비 효율적인 몇몇 조치들에 대해서는 아직도 충분히 개선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그리고 학교재단을 정치적인,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는 몇몇 윗분들의 행동들도 적절한 조치가 치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하지만 진성고등학교는 국내에 몇 안되는 기숙학교라는 특수성을 인정하고 그에 맞는 규율을 정한 것이기에 일반 고등학교나 혹은 다른 학교들과는 조금은 다른 시선과 다른 잣대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학생들또한 그를 먼저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언제나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나는 진성고등학교 졸업생으로서 한번도 부끄럽게 생각해본적이 없다.
나는 내 모교가 자랑스럽고 내 선배들과 내 후배들, 내 동기들이 그리고 나의 스승님들에게 감사한다.
진성고등학교 졸업생으로
요새 한창 인터넷을 떠돌아 다니고 있는 진성고등학교 동영상.
사실을 그런게 나돌아 다니고 있는지, 그런 게 이슈가 되고 있는지 조차 알지 못했다.그러다가 사촌동생이 "언니 진성고 나왔지, 나 그 동영상 봤는데" 라는 말에 궁금해서 인터넷을 뒤져보았다.
참.
그래 뭐, 인상깊게 보았다.
그리고 참 화가 났다.
나자신에게?
아니, 그 UCC를 만든 내 후배들에게.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히고 가슴이 답답하다.
우리 학교. 그래, 내가 졸업했으니까 우리학교다.
우리 학교가 비리에 얼룩져 있고 인권이 바닥에 떨어져 있고.
이미 사회에서 몇년전부터 이슈화 되어있던 것 들이고
사학 비리니 어쩌니 하면서 초대 이사장도 퇴임하고.
모두 다 내가 재학 중에 일어났던 일이다.
두발자유화.
그건 이미 한번 되었었다.
물론 완전 자유화 까지는 아니었지만
여학생들이 귀밑 5cm는 공부하기에 불편하다기에
머리를 묶을 수 있는 정도까지, 약 어깨정도까지 자유화를 했었다.
결과는.. 몇달만에 원상복귀 되었다.
이유인즉슨 그 규칙을 지키지 않아서 였다.
하나를 해주면 둘을 원하고 둘을 해주면 열을 원하고. 뭐 그런심리였겠지.
머리를 묶고, 염색을 하고, 파마를 하고, 왁스바르고.
하나 둘 씩 생겨나자 안되겠다 싶었겠지.
난 동영상에서 선생님의 안내방송.
거기에 대한 수없이 많은 악플들이 달려있었다.
니가 선생이냐 부터 시작해서 나가 죽어라 등등.
하지만, 내 기억으론 그 분은 내 학창시절 최고의 선생님 중 한분 이셨고,
기숙사이기에 집에 계시는 부모님들을 대신해 우리를 챙겨주시는 아버님 같은 분이셨다. 물론 가끔 강당에서 훈육을 하기는 하셨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분이 언제나, 습관처럼 입에 달고다니시던 말이 하나 있다.
"여러분은 진성고등학교 학생입니다."
그래, 그분은 진성고등학교 교사라는 프라이드가 있고 진성고 학생들을 가르치신다는 프라이드가 있으셨던 분이었다.
진성고에서 만났던 선생님들은 모두다 내가 만났던 최고의 선생님들 이었다.
비록 그 분들이 조금은 보수적이고 조금은 폐쇄적인 발언들 하셨다고 해서 그게 마치 그 분들의 모든 면인냥, 그렇게 매도하는 것은 정말로 보기에 좋지 않았다.
나도 처음에는, "뭐셈" 이라는 눈으로 쳐다봤었다.
여기가 무슨 군대냐, 여기가 무슨 유치장이냐..
농담으로 졸업할때 두부를 사주겠다는 말도 한 적이 있을 정도로.
처음엔 갑갑하고 짜증나고 난 왜 이렇곳에 지원해서 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인권이라는거. 지금이 아니라 10년전에는 그런생각 , 안해봤을까?
당연히.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우리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발버둥 쳤었다.
그로인해 태어난 것이 벌점이다.
벌점. 듣기엔 웃기겠지.
그리고 지금 재학생들에게는 최고로 짜증나고 재수없는 말이겠지.
하지만, 그 전에는 생교라는 것이 있었다. 생활교육.
벌점에 상관없이 무조건 걸리면 생교였다.
약 한 한시간에서 두시간 정도 얼차려.
난, 생교 마지막 세대였다.
그리고, 그 마지막 생교를 받았었다.
친구한테 받은 생일선물에 들어있던 사탕 한알 때문에.
그리고 벌점으로 바뀌었다.
난. 생생히 다 기억한다. 우리학교 교칙들이 어떤 것들이었는지.
왜냐하면 난 그 악명높은 선도부였기 때문에.
아마 진성고 학생들 싫어하는 사람 손가락 안에 들어갔을거다.
선도부.
모든 소지품 검사와 복장검사를 맡아서 하는 조직.
실제로 귀밑 5cm가 넘는지 안넘는지 일일이 다 자로 재고 다녔다.
야간자습시간에 하는 소지품 검사. 수도없이 했다.
소지품 검사와 복장검사.
다들 불만을 토로한다. 그런 것 까지 잡냐고.
이성끼리 주고받는 편지?
그래, 나도 수없이 봤다. 소문으로 떠돌던 이성교제 학생 리스트.
실제로도 있었다.
학교에서 누가누가 사겼는지, 누가누가 어디서 만났는지, 다 안다.
왜 진성고등학교에서 이성교제가 금지되었는지 아는가?
알다시피 진성고등학교는 전교생 기숙사 학교다.
전교생 기숙. 무슨 뜻인지 다들 알꺼다.
한학년에 약 350명, 3학년까지 약 1000여명.
그리고, 진성고는 남녀공학이다.
반은 남자반, 여자반 갈려있지만 가끔은 같이 공부하기도 한다.
잠은 물론 따로 잔다.
하.지.만.
혈기왕성한 10대 청소년 1000여명을 한 곳에 몰아두면.
무슨일이 생길지 누가 알겠는가?
그것도 일주일간, 24시간 내내 같이 있는데.
이성교제 금지-
그건 어른들의 노파심에서 만들어낸 교칙이다.
금지한다 그래서 실제로 진짜 안하는 것도 아니고.
야간담임 선생님들.
그래, 뭐 싫어하는거 나도 다 이해한다.
나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그 분들도 다 가정이 있고 가족이 있는 분들이시다.
누구의 어머니 혹은 누구의 아버지 일 수도 있고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분들도 계시다.
정식인가를 받지 않은 교육받지 못한 비 전문적인 교사들.
맞다.
하지만 그분들은 밤에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어른'들일 뿐이다.
간단한 응급조치조차 배우지 못한..
그럼. 너희가 배우면 되지 않느냐?
그렇게 똑똑하고 그렇게 자신들의 인권을 찾고자 발버둥치는
미래의 이 나라의 기둥이 될 명문고에 재학중인 인재들께서는
어째서 그런 간단한 응급조치조차 못하는 것이더냐?
무조건 못하게 막는다고 무조건 싫다고 너희들보다 수십년씩 더 많이 겪은 '선생님'들을 그렇게 비판이 아닌 비난을 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같다.
그분들이 하는 일은 최대한 학습 분위기를 해치지 않도록 아이들을 감독하고
혹여나 발생할 위험상황이나 응급상황을 점검해서 최대한 빨리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 너희들에게 지식을 가르치기 위해 밤에 나오는 것은 아니다.
진성고. 자칭 명문고다.
학생들이 전부다 바르고 올곧고 착하고. 뭐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성교제 할 사람들은 다 하고 담배 필 사람들은 다 핀다.
인권이 어쩌고..
참...
그래 나도 그 나이엔 그랬다.
"나도 다 컸는데, 나도 어른인데"
그런데 지금보니 18살.19살. 애다.
아직 뭘 몰라도 한참을 몰랐던 애였단 말이다.
인권. 중요하다.
학생의 자유를 막는 교칙들. 위헌. 그래 그건 명백한 위헌이겠지.
개인의 자유는 헌법으로 보자된 모든 대한민국 국민의 권리이니까.
그래,
그런데 그렇게 학교에 낙서하고 종이비행기날리고 그러면
그 개뼉다구같은 권리가 지켜지는 것이냐?
그런 조악한 방법으로 몸부림 치면 그런것들이 다 해결되는 것이냔 말이다.
학교 선생님들은 생각이 없고 의지가 없어서 그런걸 안하는 줄 아는가
학교의 부정과 비리에 맞서 사직을 하신 선생님들이 몇인줄 아는가?
학교의 시설.
50개의 침대. 열악한 샤워실.
왜 그런것들은 이야기 하면서 우리가 한달에 내는 기숙사비는 이야기하지 않는가? 한달에 40만원수준의 기숙사비는?
너희들이 바라는 2인1실에 개인 샤워실에, 그런 호텔같은 기숙사에서 살려면 한달에 얼마를 내야 하는지 아는가?
그리고, 그 돈은 모두 다 너희들의 부모님 주머니에서 나와야 한다는 건?
학비에 기숙사비에 사교육비에 한달에 너희들에게 드는 돈이 땅파서 나오는 것이더냐? 도대체 한 사람을 교육시키는데 드는 돈이 한달에 얼마가 들어야 적정한 수준이 되는 것이더냐? 100?200? 그래, 그렇게 돈들여서 키워놓으면 나중에 그만한 값어치 있는 사람은 될 수 있는 것이냐?
친구들때문에 학교을 못떠난다고?
지랄 쌈싸먹지 말아라.
너희들이 학교를 못 떠나는 이유는
진성고라는 간판과 한해에 100여명씩 sky에서 뒷배를 보아줄 선배와 후배들 그리고 너희의 자만심과 허영심 그리고 별 쓸모없는 프라이드 때문이다.
진성고등학교.
내가 다녔던 진성고등학교는 개인보다는 단체를
개인의 자유보다는 규칙에 의한 관리를 더욱 더 중요시 하던 학교였다.
내가 다닐때에도
시설에 대한 불만, 열악한 환경에 대한 불만,
선생님에들에 대한 불만, 학교 운영에 대한 불만.
모두 다 있었다.
진성고등학교를 지나간 모든 학생들이 그것을 고치기 위해,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하기 위해 힘쓰고 고쳐나갔다.
내가 처음에 입학했을때 책상은 내가 중학교에서 쓰던 책상보다도 더 작은 책상이었다. 공립학교에서도 쓰지 않던 책상과 의자.
몇년 뒤 그 의자는 듀오백으로, 책상은 책꽂이와 서랍까지 약 넓이 2m가량의 책상으로 바뀌었고 책꽂이도 들어왔다.
학생들이 공부하는 환경에 대해서는 투자를 아끼지 않으셨던 부모님들 덕이라고 생각한다.
열악한 샤워실.
난 3년 내내 아침에 일어나서 샤워하는 걸 거른적이 없다.
샤워는 열악한 환경이고 뭐고간에 개인이 그만큼 부지런하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른 것이다. 그리고- 솔직히 너네는 샤워실 자리 있어도 안씻잖아?
학생들의 ucc 는 그저 그들의 불만을 토로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게 나쁜점만 조목조목 따져서 ucc를 만들면
진성고등학교뿐 아니라 세상 다른 어느나라에 있는 학교라도
다들 학생의 인권을 유린하고 자유를 박탈하는 학교가 될 것이다.
내가 지금 있는 캐나다에 있는 학교도,
학생들의 전인교육을 목표로 어쩌고 하지만
사실은 인종차별과 비 영어권 학생에 대한 차별.
이 나라의 학교 체육복은 바지 하나에 3만원 꼴이다. 위아래 7만원.
점심 급식비? 고등학교까지 도시락 싸서 다녀야 된다.
학교에서 한끼 사먹으려면 5천원은 족히 든다.
학생의 인권과 자유를 중시해서
학생이 수업을 빠지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
다만 나중에 강제출국이나 비자발급 거부등등이 일어날 뿐이다.
아직 성숙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과도한 자유를 부여하는 것은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더 많은 듯 하다. 아직은.
나는 내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비판을 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일면만을 부각해서 보여주고
비난하는 것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너희들의 학교다.
너희들의 선생님이고, 너희들의 선배, 후배들이다.
감추는 것도 나쁘지만 들춰내는 것도 보아가면서 들춰내야한다.
어른들에게 맏길 것은 맏겨라.
아직 너희들은 어리다.
가끔은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아는 것 보다 더 많이 살아봐야만 아는 것들이 있다.
학교는 배우고 익히고 알아가는 곳이다.
너희가 살아 숨쉬고 기거하는 곳이다.
너희들의 추억이 서릴 곳이고, 너희들의 향수가 어릴 곳 이란 말이다.
현재 너희가 해야할 일은 자명하다.
도움을 요청해라.
하지만 학생의 본분에 충실해라.
선구자로서의 역할. 좋다.
하지만 너무 앞서지 말아라. 학교는 단 한사람만을 위한게 아니다.
내가 너무 진부하고 짜증나고 답답한 소리만 한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졸업생의 한명으로서
미리 학교를 개선해 놓지 못한점.
그냥 참고 다닌 점.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고
지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후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안쓰럽고 한편으론 미안하다.
그렇기에 난 이렇게 부족한 글솜씨로나마 내 생각을 남기고 싶다.
이 일을 한번에 뒤엎어 버릴 그럴 일이 아니다.
차근차근 하나씩 바꿔가야 할 일이다.
너희들의 종이비행기에 담긴 염원과 불만 그리고 희망.
한번에 하나씩만 날려야 한다.
진성고등학교의 졸업생으로서,
진성고등학교를 거쳐간 한명으로서,
진성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과 선생님들께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다.
난 진성고등학교의 비리과 그 비 효율적인 몇몇 조치들에 대해서는 아직도 충분히 개선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그리고 학교재단을 정치적인,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는 몇몇 윗분들의 행동들도 적절한 조치가 치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하지만 진성고등학교는 국내에 몇 안되는 기숙학교라는 특수성을 인정하고 그에 맞는 규율을 정한 것이기에 일반 고등학교나 혹은 다른 학교들과는 조금은 다른 시선과 다른 잣대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학생들또한 그를 먼저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언제나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나는 진성고등학교 졸업생으로서 한번도 부끄럽게 생각해본적이 없다.
나는 내 모교가 자랑스럽고 내 선배들과 내 후배들, 내 동기들이 그리고 나의 스승님들에게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