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김은경2008.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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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부부

 

~~~~~~~~~~~~~~~~~~~~~~~~~~~~김은경

 

어느날, 초겨울 메마른 바람이

단풍나무의 살을 다 발라내고

뼈만 남겨놓은 독한 날!

 

헤어진 여름 운동화에 땀이 나는

한 여인이 무게없는 짐을 민다.

 

여인의 손은 갈라진 나무껍질

짐은 따스한 담요로 완전무장!

미소로 눈주름이 깊어질수록

짐의 눈은 맑아진다.

 

탄생이란 소실점에서 멀어질수록

짐과 여인은 가까워졌더라고

까치가 나에게 귀띔해줬다.

 

좁은 골목을 빠져나오자

작은 유모차 속에

태아처럼 웅크린 할아버지!

난 너무나도 아름다워 눈물이 났다.

그리고 떠오른 단어

부부

 

내가 처음 본 그 짐은

더 이상 짐이 아니다.

감히 난 말한다.

'죽어도 영원한 사랑'이라고

 

유모차에 남편을 태우고 가는

아내의 뒷모습은

젊은 장정의 등보다 믿음직스러웠고

봄보다 따스했다.

 

 

작년 겨울에 남부시장에서 정말 할아버지를 유모차에 태우는 모습을 보고 나도 모르게 따라갔던 적이 있습니다. 집에와서 미친듯이 시를 썼는데 오늘 사랑을 떠나보내니 이 시를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