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남자친구를 오빠가 아닌 아빠라고 부르고 싶을 때가 있다,

이나2006.08.05
조회708

난 아버지가 없다.

5년전 우리 부모님은 이혼을 했다.

열아홉살...고3...1학기 기말고사 열흘전에 난 이혼재판 증인으로 법정에 서야했다.

그리고 얼마 후 엄마의 승소로 이혼을 했다.

 

그때 난 학교에서도 참 많이 힘들었었다.

하지만...이혼...그것만으로도 너무나 괴로워서

그때 힘들었던 일 때문에 상처받을 틈도 없었다.

감사하다고 말해야 하나요 아버지?

 

아버지는 엄마를 많이 때렸다.

능력이 좋지 않았던 아버지...부족한 생활비를 벌러 직장생활을 해야 했던 엄마를

죽일려고도 했었다. 의처증이었다,

집 벽에 묻어있던 엄마의 핏자욱...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왜 엄마를 의심하냐며 말하는 나를 죽이겠다며 두들겨 패던 날

난 손등에 ㅡ 자로 길게 상처가 났다.

그건 지금도 내 손등에 남아있다.

 

 

그렇게 난 결손가정의 자식이 되었고

취직한다고 면접볼 때...등본을 보고 아버지는 어떻게 되었냐고 묻는 면접관 앞에서

정말 힘들게 눈물을 참았다.

 

대학때는 친했던 친구가 우리 부모님 이혼하신걸 알고 날 점점 멀리했다.

그래도...그런걸로 날 멀리할 애면 멀어지는게 이득이라며

나 자신을 위로했다.

 

 

지금 난 남자친구를 사귀고 있다.

내일 모레가 1주년이다.

내 남자친구는 나보다 나이가 일곱살이나 많다.

 

정말 포근하고 너그러운...좋은 사람이다,

내가 아는 모든 남자들 중 가장 인간성이 좋은 남자다.

서른이 넘은 나이에도 참 맑고 촉촉한 눈을 가졌다.

 

난 정말...이전에는 가정환경이 그렇게 중요한지 몰랐다.

하지만...정말 행복한 가정에서 자란 뜻하고 온화한 그 사람을 보며

까칠해져버린 내가 비교되면서 가정환경이 얼마나 중요한건지 느껴가고 있다.

 

그런데,..너무 많은 나이 차이...

아버지 처럼 날 의심하지는 않을까 솔직히 두려웠다.

게다가 대학때 친구가 남자친구들 밖에 없다. 특성상 여자가 거의 없는 학과여서 그랬다...

그래서 두려운 마음도 없지 않았다.

 

그리고

아버지랑 엄마 나이차이가 호적상으로 7살이었다.

실제로는 여섯살...

엄마는 내 남자친구가 나보다 7살이나 많은걸 알고

온몸을 부르르 떨면서 안 헤어지면 엄마 죽어버린다고 마구 화를 내셨다.

그래도 아직 만나고 있다.

 

다행히 그는 내가 남자친구들이 많은 것

연락하는 남자들이 많은 것 전혀 괘념하지 않고 나를 믿어준다.

그래서 더더욱 행동을 조심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난...이혼했던 그때...

아버지만 없어지면 난 행복해질 줄 알았다.

 

하지만 아직도 결손가정의 자녀들을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난..그때

아버지 따위는 필요하지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난...윗분들이 자식들과 다정한 목소리로 통화를 할 때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질때

침구들 집에서...친구들이 아버지랑 다정하게 지내는 모습을 볼때

 

몰래 눈물을 삼켜야 했다.

 

 

지금도 가슴 한가운데가 뻥 뚫려있다.

 

나도 좋은 아빠..날 사랑해주는 아빠에게 따뜻하게 안기고 싶다.

나에게 소리지르는 아빠

나와 엄마를 때리는 아빠 말고

따뜻하게 품어주는 아빠가 있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우리 엄마가 날 사랑해줘도

엄마가 채워줄 수 없는 빈 공간이 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자꾸 남자친구에게 오빠가 아닌 아빠라고 부르고싶어진다.

지금은 오빠 하면서 남자친구의 따뜻한 품에 안기지만

가끔은 아빠라고 부르고 싶을 때가 있다.

진짜 아빠는 아니지만 아빠같은 품을 가진 내 남자

나를 꼭 안아주는 선한 눈빛을 가진 내 남자

 

난 아빠가 없어 안길 수는 없지만

우리 오빠에게라도...아빠...하면서 안기고 싶다.

 

자꾸 눈물이 난다,

눈물을 애서서 참고 있지만 고인 눈물이 자꾸 나오려고 한다.

집도 멀고 오빠는 일도 바빠서 일요일만 만나는데

오늘도 오빤 일이 언제 끝알지 모르는데

오늘따라 오빠가 너무 보고싶다.

오빠에게 전화해 봐야지...그런데 오빠를 보자마자 눈물이 나면 어쩌니.

정말 아빠...하면서 안기면 오빠는 무슨 생각을 할까.

우리집 환경 다 알고 있긴 하지만 어떤 생각이 들까.

 

그리고 난 오늘...정말 오빠가 보고싶은걸까

오늘따라 아빠의 빈자리가 너무도 사무치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