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ins is] 날라리가 되고 싶어

김경희2008.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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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에서 껌 질겅질겅 씹으며 코흘리개 푼 돈 뺏는 조무래기들,

공부는 뒷전이고 때마다 카세트 플레이어 들고 다니며 최신 유행 춤으로 베틀하는 청소년들,

자기들 딴에는 한껏 멋부린 게 비호감 조성하며 나이트 단골로 드나드는 계집아이들,

심야에 오토바이 타고 고막이 찢어질 듯한 굉음으로 도심을 위험하게 질주하는 폭주족들,

 

'날라리'하면 흔히 연상하게 되는 모습들이다.

그러나 '날라리'가 순 우리말로 할 일도 잘하고 놀기도 잘하는 사람이란 뜻이란 걸 아는 이가

몇이나 될까.

이에 비해 '놀라리'란 할 일은 안 하고 놀기만 하는 사람이란 뜻이니

우리 말이 잦은 쓰임새에 따라 얼마나 많이 왜곡되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한 예라하겠다.

 

나도 가끔 날라리 아니냐는 타박을 듣는다.

평범하지 않은 옷차림때문에,

20대 초반이 주류라는 힙합클럽에 애 둘 딸린 가정주부가 아직도 드나든다는 이유때문에,

상대를 자극시키고 튀는 말과 행동들때문에,

넘치는 끼와 스타기질때문에..

지극히 평범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은 자주 곱지 않는 시선으로 날 바라본다.

 

그러나, 사랑 받기 보다 이해받길 누구보다 원하는 나로서도

조화를 위한 조율의 잣대가 아닌

자기만의 고집스럽게도 확고한 개인의 가치관에 의한 편견에 대해선

누구의 이해도 구하고 싶지가 않다.

 

난 보편타당만이 정답인 것으로 알고 살아가는 다수의 날라리가 아닌

진짜 날라리가 되고 싶다.

 

찢어진 청바지 입고 일을 해도 누가 뭐랄것 없는 나만의 일터를 꿈꾸며,

청소할 땐 늘어진 츄리닝 차림에 걸레 들고 마루바닥을 활보하고,

클럽 가선 고딩 보다 더한 혈기로 온 몸 흔들어 대고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서도 갓 스물 넘은 남자아이와 문학적 담론이 가능하며,

때론 광장에 나가 사회의 부조리와 맞서 싸우기도 하는

 

허락된 시간 동안 삶의 상처를 겁내지 않으며

내게 감춰진 목마름의 줄기찬 질주를 멈추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