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과 칸나꽃

김은주2008.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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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칸나꽃

 

 

 

 

 

 

너는 칼자루를 쥐었고

그래 나는 재빨리 목을 들이민다

칼자루를 쥔 것은 내가 아닌 너이므로

휘두르는 칼날을 바라봐야 하는 것은

네가 아닌 나이므로

 

너와 나 이야기의 끝장에 마침

막 지고 있는 칸나꼿이 있다

 

문을 걸어 잠그고

슬퍼하자 실컷

첫날은 슬프고

둘째 날도 슬프고

셋째 날 또한 슬플 테지만

슬픔의 첫째 날이 슬픔의 둘째 날에게 가 무너지고

슬픔의 둘째 날이 슬픔의 셋째 날에게 가 무너지고

슬픔의 셋째 날이 다시 쓰러지는 걸

슬픔의 넷째 날이 되어 바라보자

 

 

- 최정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