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흔드는 "강한 위안화"

이양자2008.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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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촌  흔드는 '강한 위안화'

 

               구매력 올라 美 부동산 등 사들여…
                            '1달러=6위안대' 초읽기

 

 

지구촌  흔드는 "강한 위안화"

 

중국 위안화 가치의 가파른 상승으로 '1달러=6위안화 시대'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위안화가 강한 구매력을 발휘하고 있다.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서 사업을 하는 장춘녠(張春年·49)씨는 올해 초 미국 뉴욕의 아파트 1채와 싱가포르 오차드(Orchard) 거리의 상가 1채를 구입했다. 그는 "뉴욕의 아파트 가격이 1년 전보다 20% 이상 떨어진 데다, 위안화 가치가 10% 올라 훨씬 적은 돈으로 아파트를 샀다"고 말했다.

장씨처럼 위안화의 강해진 구매력을 이용, 뉴욕·캘리포니아 등 미국 대도시의 주택과 상가를 사들이는 중국인 투자자가 늘고 있다. 또 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중소기업 '사냥'에 나서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경우 중국 기업인들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6개의 우량 중소기업 매입을 추진 중이라고 홍콩 언론들은 전했다.

지난 3일 현재 위안화는 달러당 7.0192위안을 기록, 2005년 7월 중국 정부의 환율 개혁 조치 이후 18% 정도 올랐다. 위안화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30여 차례 최고가를 경신하며 4% 절상됐다.

지난해 일본인 관광객들이 일본으로 들여온 위안화는 7억7000만 위안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7년 전과 비교해 300배 폭증한 금액이다. 일본인들이 위안화 가치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위안화 재테크'에 나선 것이다.

홍콩에서도 위안화 예금 규모가 작년 1월 242억 위안에서 올 2월에는 478억 위안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3년 전에는 100홍콩달러를 내면 107위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100홍콩달러=90.02위안'으로 위안화 가격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베트남·라오스, 태국 북부 등 중국 접경 지역에서는 거의 모든 편의점과 식당, 일반 상점에서 위안화가 통용되기 시작했다.

퉁지대 경영관리대학원의 스젠쉰(石建勛) 교수는 "2010년 중국~아세안 간 인구 17억 명의 자유무역지대가 출범하면 위안화가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기축통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强) 위안화 시대'는 급팽창해온 중국경제의 성장을 둔화시켜 한국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베이징 무역관의 김명신 과장은 "위안화 강세 지속으로 중국의 경제 성장과 수출이 둔화될 경우 한국 기업들의 대중 수출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송의달 특파원                               "달러, 노 생큐" 위안의 위세            강해진 위안貨, 강해진 중국
          "對美 수출 줄어도 괜찮아" 中경제 자신감
          물가 잡고 유동성 안정시키려 '절상' 유도
           한국경제 '對中 수출감소' 타격 입을수도

 

지구촌  흔드는 "강한 위안화"

중국 위안화의 위력이 파죽지세(破竹之勢)다. 최근 미국 달러에 대한 위안화의 절상(통화가치 상승) 속도가 빨라지면서 세계 곳곳에서 위안화가 인기 통화로 각광받는 '강(强) 위안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중국 위안화는 올 들어서만 미국 달러 대비 4% 이상 절상됐다. '1달러=6위안 시대'의 개막이 임박한 상태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안에 위안화가 10~15% 가량 절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엔 '1달러=5위안대'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강 위안화 시대'의 개막은 급팽창해온 중국경제가 연착륙(軟着陸·큰 충격을 동반하지 않는 경기조절)을 통해 안정 성장 단계로 진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강 위안화 시대'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우리나라의 대중(對中) 수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내년엔 달러당 5위안대"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위안화 강세가 지속돼 올 연말엔 1달러당 6.3~6.7 위안까지 환율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지난달 26일 낸 보고서를 통해 내년에는 위안화 환율이 5.9위안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지난 2일 상·하원 경제합동위원회에서 "중국 위안화가 더욱 빠른 속도로 절상되고 있으며 이는 고무적 현상"이라고 말했다.


지난 몇년간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위안화 절상 요구를 외면하던 중국이 태도를 바꾼 것은 중국의 내부 사정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많다.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로 과잉 유동성 문제가 심각해지고, 이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 8.7%대(2월 기준)로 중국 물가관리 목표치(4.5%)의 거의 2배 수준에 이른다. 위안화 절상은 무역수지 흑자폭을 줄여 과잉 유동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입가격을 떨어뜨려 물가상승 압력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중국 정부의 분석에 따르면, 위안화가 10% 가량 절상되면 소비자 물가를 0.4%포인트 떨어뜨리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지구촌  흔드는 "강한 위안화"
◆'위안'으로 자신감 얻은 중국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상을 용인한 것은 자국 경제의 경쟁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오르더라도 경제성장에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올라가 대미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더라도 다른 지역의 수출 호조로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지난해 중국의 전체 수출 중 미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7%대인 데 비해 유럽은 24%로 늘었다. 중국 사회과학원 헤 판 부소장은 "(중국경제가) 15% 정도의 위안화 절상은 감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또 위안화 절상을 산업구조 고도화의 주요 정책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고(高) 환율에 의존해온 영세 수출업종을 자연스럽게 도태시키고, 대신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하는 데 위안화 절상이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고용수 아주경제팀장은 "중국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다국적 투자기업들이 많아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기에 유리한 구조를 갖고 있다"면서 "위안화 절상은 중국경제의 중심축을 노동집약형에서 기술중심형으로 빠르게 이동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

중국은 우리나라의 제 1 수출시장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3714억달러) 중 중국이 819억달러로 22.1%를 차지했다. 이는 유로권(15.1%) 미국(12.3%)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아직까지는 '중국의 수출 위축→한국의 대중 수출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중국에 진출한 4만개의 한국 기업들이 위안화 절상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현재 한국의 대중 수출 가운데 우리나라 모(母)기업이 중국 현지 법인들에 공급하는 부품 등 물량 비중이 54%에 달하고 있다.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을 경유하는 제3국 수출이 위축될 경우 현지 한국 기업들이 1차 타격을 받고, 연쇄적으로 한국의 모기업들이 어려움에 빠지게 된다. 중국 경제는 위안화 절상을 감내할 준비가 돼 있지만, 우리 경제는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인 것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승신 부연구위원은 "한국 현지 기업들이 위안화 절상의 피해를 줄이려면 환율 영향을 덜 받는 중국 내수 시장을 공략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홍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