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La Strada, 1954)

류영주2008.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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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La Strada, 1954)

  길 (La Strada, 1954)

 

길 (La Strada, 1954)


  이탈리아 / 드라마 / 104분 / 감독: 페데리코 펠리니

  (★★★★★)

 

  1954년 제18회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

  1956년 제22회 뉴욕 비평가 협회상 최우수 외국영화상

  1957년 제2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 영화상

 

  '페데리코 펠리니(1920∼1993)'는 '네오레알리슴'에서 출발해서 자기 환상에 대한 탐닉으로 영화 인생을 끝마친 인물이다. 그는 영화가 곧 삶이고 삶이 곧 영화인 그런 삶을 살았는데 이 점에서 그의 영화는 내적 경험을 중요시하는 주관주의의 범주로 틀지워질 수 있다. 그러나 어떤 비평적 입장이라 하더라도 그 격정성과 인간내면에 대한 관심이 뿜는 그의 영화의 매력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은 '펠리니'의 명성을 국제적인 것으로 만든 초기 대표작의 하나다. 이 영화는 명백히 '네오레알리슴'의 틀 안에 있던 자신의 영화를 시적이고 주관적인 세계로 열어놓는 전환점이며 동시에 이탈리아 영화가 '네오레알리슴'의 외적 현실에서 인간관계의 내적 현실로 초점을 이동하는 과도기의 징후적 작품이기도 하다. '펠리니'는 네오레알리슴의 대표자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 등의 시나리오 작가로 영화 이력을 시작하여 1952년 로 감독이 되었다. 이 영화는 다음 작품 와 더불어 네오레알리슴 계열로 분류되지만 에서 돌이켜보자면 주관성 또는 내적 접근의 특성은 이미 여기에 드러나 있었다고들 말한다.
  '펠리니'는 떠돌이 서커스단과 대중적인 뮤직홀의 배우였고 열렬한 칭송자였다. 에는 '펠리니' 영화의 주요한 모티브인 서커스와 사랑을 통한 구원이라는 두가지 주제가 얽혀 있다. 은 떠돌이 광대 '잠파노'와 백치 소녀 '젤소미나', 줄광대 '일 마토' 사이의 단순한 이야기를 통해 바로 사랑을 통한 구원이라는 주제를 이야기한다. 주제는 길에 놓여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제목대로 세 떠돌이의 삶의 여행의 한 기록이다. '잠파노(앤소니 퀸)'는 삼륜차를 몰고 마을을 떠돌며 쇠사슬을 끊는 재주를 선보이는 광대이다. '젤소미나(줄리에타 마시나)'는 '잠파노'의 조수였던 언니가 길에서 죽은 뒤 그 자리를 대신 채우려 팔려온 백치 소녀이다. 그는 북을 치고 트럼펫을 불며 '잠파노' 묘기의 조수 역할을 하는데 사실은 우악스런 '잠파노'가 성욕을 배설하는 소유물이다. 그러나 그의 천진성과 헌신성은 서커스단에서 줄광대 '일 마토(리처드 제이스하트)'를 만나면서 인간적 가치를 드러낸다. 그는 '잠파노'와 '젤소미나' 사이의 촉매자가 되려 하나 야수성과 천진성이라는 운명적 비극의 관계는 그것을 거부한다. 그들의 길은 서로 결정적으로 어긋난다. '잠파노'는 '일 마토'를 죽이고 '젤소미나'는 절망에 빠진다. 그리고 '잠파노'는 '젤소미나'를 버린다. 5년 뒤 '잠파노'는 그녀가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때서야 비로소 '잠파노'는 그녀의 부재를 통해서 스스로의 고독을 깨닫는다.
  은 하층계급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지만 가난이 아니라 인간관계의 내부와 운명과 시간 간의 비극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면서도 의 예술성의 바닥에는 리얼리즘과 환상과 정신적 가치에 대한 추구가 한꺼번에 고여 있다. 동시에 이 영화에는 뜨내기로 추락한 미녀와 야수의 패러디가 있으며 예수의 이미지로서의 '바보' 줄광대와 성녀 이미지로서의 '백치' 소녀라는 종교적 알레고리가 숨어 있다. '오텔로 마르텔리'의 카메라와 '니노 로타의 음악'은 이 영화가 고전이 되는 데 크게 기여했지만 만약 '앤소니 퀸'과 '줄리에타 마시나'의 역을 제작자의 고집대로 '실바나 망가노'와 '버트 랭커스터'가 했더라면 결과는 전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이런 의미에서 '펠리니'가 이 영화를 그의 '영감의 원천'인 아내 '마시나'를 위해 만들었다는 말은 기억할 만하다. 동시에 '펠리니'가 말하는 사랑을 통한 구원이 사실은 사랑의 불가능성에 대한 절망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주관주의'와 '리얼리즘'을 잇는 통로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