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문 여는 여자 -

주동희2008.04.17
조회35
- 창문 여는 여자 -

 

창문을 열었어요.

 

공기가 답답해서 환기 좀 시키려구요.

 

아니, 어쩌면 내 마음이 답답한 건지도 모르겠어요.

 

앞 건물 편의점엔 오늘도 컵라면 먹는 학생들로 가득하네요.

 

이 근처에 남자 고등학교가 하나 있던데..거기 학생들 인가 봐요.

 

어, 그 옆에 꽃집도 아직 문을 열었네요.

 

어제 이 시간에 갔을 땐 닫았었는데..

 

"CLOSE" 라는 팻말만 걸려 있었거든요.

 

 

요즘 집에 가는 길에 저 꽃집에 자주 들러요.

 

화초들하고 좀 친하게 지내보려교..

 

며칠 전에도 작은 허브 화분을 몇 개 사갔어요.

 

라벤더, 로즈마리, 그리고 애플민트..

 

근데 그 중에 하나는 벌써 죽어..버렸습니다.

 

역시 난 식물 기르는 덴 영 소질이 없나 봐요.

 

나중에 꽃집은 못하겠어요.

 

그 사람은 나이 들면 나중에 꽃집을 하고 싶다던데...

 

남자가 무슨 꽃을 그렇게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나랑는 완전히 반대라니까요.

 

 

난 누가 꽃 선물 해 주는 게 제일 싫던데,

 

나중에 버리는 거..너무 귀찮잖아요.

 

근게 그 사람은 내게 자주 꽃 선물을 해요.

 

아직 아니라고..말 못했어요.실망할까봐...두려웠거든요..

 

내신 내가 노력했어요.

 

꽃에 관심을 갖고 좋아해보려고,

 

그 사람이 좋하하는 엔틱 가구에도 관심을 갖고,

 

요리에도 관심을 가져보려고 노력했어요..

 

근데, 잘 안 돼요..그런 건 노력한다고 달라지는 게 아니더라구요..

 

처음엔 나랑 다른 섬세한 그의 감성이 신기하고 가슴 떨렸는데...

 

지금은 그 사람 옆에 있는 게 힘겨워요.

 

자꾸만 나랑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주까지 넘겨야 하는 디자인이 있어서

 

사무실에 남아 야근을 하고 있는데..집중이 잘 안 되네요.

 

앞 사무실이 비어있었는데..오늘 누가 들어왔나봐요.

 

오픈식을 하는지.. 낮부터 시끄럽고..복도에 화한이 몇 개 늘어서 있습니다.

 

창문을 더 활짝 열어야겠어요.

 

그럼, 마음도 좀 더 열릴까요..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지칠 만큼 애 쓰진 말라고,

 

시간이 두 사람을 닮아가게 해 줄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