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 사람을 사랑했다. 정말 많이 사랑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내가 했던 행동들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을테니까. 그 사람이 했던 처음의 달콤한 약속들이 나를 얼마나 사로잡았던지 아무리 아프고 힘들어도 절대 끝은 없으리라고 다짐하고 그 사람 곁에서 겪는 어떤 아픔도 그 사람을 잃는 것보다는 더 나을꺼라고.. 참고 견뎠으니까. 이렇게 끝날수도 있고 이렇게 추억마저 찢겨질 수 있는데 그땐 그걸 몰랐다. 그저 그 사람이 내 곁에서 없어지면 숨도 못 쉴 것만 같아서 그렇게 바보처럼 곁에 있고 싶어했다. 미국에 오고나서 사년 쯤.. 부모님과 함께 일했던 시간 동안 오전에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하고 부모님과 함께 출퇴근하면서 일주일에 200불 300불 꼬박꼬박 모아둔 돈.. 맛있는거 안 사먹고 예쁜 옷 안 사입고 사람들도 거의 안 만나면서 언젠가 그 돈으로 공부하고 내 기반 잡아야지, 하면서 고이 고이 모아둔 돈을 내가 사랑했던 사람한테 거의 다 빌려줬다. 아니 지금은 날린 셈이지..ㅋ 2006년 2월 집에 갑자기 돈이 필요하다고 2000불을 빌려줄 수 있느냐는 말에 곧바로 은행에 가서 인출해 줬더니 한달 뒤에 갚길래 참 돈에 대해서 분명한 사람이구나 했다. 그리고 그 다음 달에 또 3천불이 급히 필요하다기에 다시 은행에서 꺼내다가 줬는데 아주 미안해하고 민망해하면서 집안 사정이 어려우니까 한달에 200불씩 갚겠다며 200불을 주더라. 한번 주고는 그 후로 전혀 소식이 없었지만 사랑하는 사람 집이 어렵다는데 그 정도는 해 줄 수도 있는거 아닌가 했다. 2006년 5월 독립한다는 그 사람에게 집안도 어렵다면서 연말까지만 집에 있지..라고 했더니 정말 독립하고 싶다면서 독립을 강행했고 그러느라 아파트 디파짓에 렌트비 포함 $1500을 빌려주었다. 그것도 사랑하는 사람이 독립하는데 그 정도 도와줄 수 있지, 생각했다. 타고 다니던 G35 페이먼트 감당할 수 없다고 친형한테 넘기고 차를 산다고 하길래 그런가보다 했더니 다운페이 만불을 해달라고 하더라. 솔직히 허걱..했다. 만불은 나한테 정말 정말 큰 돈이었으니까. 내가 모았긴 하지만 한번도 써 보지는 못한 돈.. 고이 고이 모아서 은행에 넣어둔 돈.. 조금 생각하다가 그럼 나중에 그 차 나한테 줄꺼야? 했더니 그 사람은 알았다고, 몇년 후에 페이먼트 끝나면 주겠다고 그럼 내가 너무 손해보는거 아니야? 했다. 그렇게 그 사람 하얀색 혼다 시빅을 사게 되고 나는 만불을 꺼내서 빌려 주었는데 그 사람 크레딧 카드 빚 $4000 있는거 먼저 갚자고 했다. 크레딧 카드 빚 있으면 크레딧도 나빠지고 빚 있는거 맘 안 편하다고.. 그렇게 $4000 카드 빚 갚아주고 $6000 다운 페이 해서 그 사람이 차를 샀다. 그 사람 독립하면서 울 집에 있던 빅 스크린 TV 달라고 해서 부모님 보시는거라 죄송하지만 사랑에 눈 멀어서 갖다 주고 청소기며 살림살이 이것 저것 사 주고 그래도 그게 좋았다. 그 사람이 독립해서 함께 있을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는게. 24 Fitness 등록할까? 하더니 어느날 혼자 가서 3년짜리 등록하고 첵 끊어주고 와서 빨리 넣어야 한다고, 잔고 없다고 해서 그 다음날로 은행에 가서 $1500 찾아주면서 조금은 미래가 걱정스러웠다. 그렇게 몇달을 매일 함께 있으며 웃고 울고 그래도 사랑하며 지내다가 어느날 우연히 본 그 사람의 일기에 예전에 좋아했던 여자가 너무 그립다고 일주일 내내 그녀 생각을 했다는 글을 보고 충격 받아서 많이 울었다. 그래도 그 사람이 사과했고 나 밖에 없다는 그 사람 말 믿었는데.. 11월초, 산타바바라 출장 다녀왔던 그 사람.. 출장 다녀온 다음날 갑자기 토다이를 사 주더니 밥 먹으면서 하는 말이 우린 계속 함께 있을꺼니까 너한테 빌린 돈은 안 갚는걸로 할께. 하더라. 솔직히 당황했지만.. 우리가 결혼해서 함께 산다면 그 사람 집도 우리집, 그 사람 차도 우리 차인데 그게 뭐가 중요할까 싶어서 그러자고 했다. 그 말을 나눈 바로 다음 날.. 또 보게 된 그 사람 일기. 산타바바라 출장 가서 우연히 예전에 좋아했던 사람 만나고 두 사람 추억의 장소에 가서 그 사람이 오기를 기다렸다는 글.. 그 사람이 오기만 하면 무작정 끌어안을 생각이었다는 글... 바로 전날 평생을 함께 있을꺼니까..라고 했던 사람이 그런 글을 썼다는 것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을 받고 울면서 헤어지자고 했다. 그 사람은 내가 그 사람 일기를 본거에 화를 냈지만 미안하다고, 나 밖에 없다고 그냥 생각이 지나간 것 뿐이었다고.. 우리 일년 기념일도 얼마 안 남았는데 이러지 말자고 했다. 믿음이 깨어지면서 너무 아팠지만 그 사람이 없어지면 내가 죽을 것 같아서 그렇게 그 사람 곁을 지켰다. 그리고 내가 헤어지자는 말을 하면서 내가 몇년 동안 모은 돈 다 빌려주면서 그렇게 했는데 어쩌면 나한테 이럴 수 있느냐는 나에게 오빠가 불 같이 화를 내면서 남자는 자존심을 건드리면 견딜 수가 없다고 한번만 더 그 얘기를 꺼내면 당장 갚고 헤어지겠다고 했다. 그 사람 자존심이 세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서 그 후로 돈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다. 아주 가까운 사람도 친구도 부모님 조차도 내가 그 사람에게 그렇게 큰 돈을 빌려준 걸 몰랐다. 그 사람이 나랑 헤어지는 과정에서 내 마음을 어떻게 찢었는지.. 여기에 쓰지 않겠다. 너무 자세히 쓰다보면 다른 사람을 또 다치게 할 수도 있으니까 그냥 잔인하게 버려졌다.. 라고만 쓰겠다. 내가 바보같은 사람이라서 끝까지 매달리고, 붙들고, 그리고 버려졌다. 헤어지지 않으려 많이 노력했지만 동정심으로 곁에 있어야 하냐는 말에 그 사람 놓아주기로 했다. 그리고 헤어짐 이후에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리며 수면 유도제를 끼고 살았다. 수면 유도제를 먹고 잠이 들면 그 다음날 얼마나 일어나기 힘이 드는지, 수면 유도제를 삼일 연속 먹으면 그 다음날은 두배를 먹어도 잠이 안 온다는 것.. 경험으로 알고 있다. 지금은. 그렇게 사는게 고통스러웠던 나를 그 사람은 참 여러번 흔들었다. 연락하고 찾아오고 스킨쉽하고.. 다른 사람이랑 놀러 다녀왔으면서 그러니까 내 생각이 더욱 간절해졌다며 나랑 단 둘이 놀러가자고 하고.. 잊자, 잊자, 미워하자 다짐하다가도 그립다는 말 한마디에 속절 없이 무너졌다. 마음을 잡으려고 할 때 마다 던져주는 희망이 그렇게 그렇게 아플 수가 없었다. 그렇게 헤어지고도 몇달을 그 사람의 그림자에서 못 벗어나고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며 때론 통곡으로 밤을 지새우고 죽지 못해 살았다. 솔직히 그 사람이라면 내가 아무 말 안해도 빌려간 돈 일부쯤은 갚으리라고 믿었다. 그렇게 대단한 자존심에 평생 같이 할 사람이라고 돈 빌리고 자기가 그 여자를 버렸는데 그냥 넘어갈 사람은 아니지 싶었다. 먼저 말 꺼내겠지, 하면서도 독한 맘 먹고 먼저 말했다. 차에 다운페이 한 것 쯤은 돌려달라고. 그 사람이 그렇게 잔인한 사람인줄은 그때 처음 알았다. 넌 이제까지 나한테한게 다 가식이었구나. 왜 이제까지 착한척 했었니. 사랑한다고 말한 것도 다 거짓말이었지? 너 영주권 없는거 첨부터 알았으면 아예 사귀지도 않았어. 그래 다 갚을께. 이자까지 쳐서 다. 그런데 너는 나를 돈 주고 산거였으니까 우리 사겼던건 없었던걸로 하자. 아마 이 말들은 내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꺼다. 그 밤에 수면유도제 한주먹을 먹고도 잠이 오지 않아서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그렇게 일을 가서 일하면서 이렇게 몇달 더 살면 죽을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그래도 그 사람 지우고 살 수는 있을 것 같았는데 이틀 뒤에 괜찮냐고 문자 보내고 미안하다고 진심이 아니었다고 원래 갚을 생각이었는데 그냥 나한테 상처주려고 그런거였다고 그래도 돌아보지 않으려고 했는데 울면서 전화를 걸어왔다.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그런 그 사람을 다시 만났다. 용서해 주겠다고 하고 나도 미안했다고 하고.. 다른 돈 다 괜찮으니까.. 집에 급하게 쓴 돈, 카드 빚 갚아준거, 아파트 디파짓 한거, 피트니스 끊어준거까지.. 다 내가 선물한거라고, 사랑해서 그냥 준거라고 생각할 테니까 차에 다운페이 한것만 돌려달라고 했다. 지금도 그 차 타고 다니는데 언제든 팔면 나올 돈인데 그 정도는 나도 받아도 될 것 같다고. 한달에 500불씩 열두번 주겠다고 하길래 그러라고 했다. 힘들면 200불, 300불씩도 상관 없다고. 다만 돈 문제로 여러번 만나지 않게 첵을 한꺼번에 끊어서 달라고.. 매달 내가 입금할 수 있게. 그렇게는 안된다고 주는대로 받으라고 하면서 9월, 10월, 500불씩 갖다 줬다. 그렇게 만날 때 마다 너 없어서 많이 힘들다고 안아주면서. 그때까지만 해도 그 사람한테 남은 정에 그립고 아프고 힘들고 했다. 11월이 된 어느날..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면서 싸이에 있는 사진들을 지워달라고 했다. 아프지만, 알았다고 사진들을 지워주고 그 사람이 내게 남긴 방명록들 일년 전에 남긴 댓글들까지 모조리 찾아서 지워내는 것을 보고 그래도 추억을 남기고 싶었던 나는 몹시도 상처를 받았더랬다. 그 사람은 싸이를 탈퇴하고 메신저에서 말 걸었더니 11월 12월엔 돈이 없으니까 1월에 주겠다고 그 대신 첵 열장을 한꺼번에 끊어서 주겠다고 했다. 그걸 받으면 그 사람과의 모든 인연은 끝이구나.. 하면서 알았다고 했다. 1월이 되어서 말 걸었더니 아, 첵 북을 다 썼네.. 첵 북 오더해서 2월에 줄께.. 하더라. 그러면서 하는 말이 그냥 자기 생각인데, 거절해도 상관 없다면서.. 혹시 나중에 차 팔고 나서 한꺼번에 주면 안되겠냐고 묻더라.. 그게 언젠데? 라고 했더니 물론 아주 나중이 되겠지만.. 이라고 하길래 그때까지 그 사람과 돈 문제로 얽혀있고 싶지 않아서 그건 좀 곤란하다고 말했고 그 사람은 알았다고 했다. 그렇게 2월에 첵 열장 주고 받기로 하는걸로 얘기를 끝냈다. 1월 어느 날에 나눴던 그 대화를 마지막으로 그 사람은 모든 연락을 끊었다. 메신저에도 안 들어오고 전화를 했더니 언제부터였는지 바뀐 번호라고 했다. 메일을 보내도 답장이 없었다. 혹시나 해서 그 사람 다니는 교회 클럽에 들어갔더니 멀쩡히 다시 싸이를 하고 있었다. 주님과 함께 당신과 함께.. 주님 안에서 새롭게 태어난다는 그런 홀리한 문구들과 함께.. 쪽지를 보냈다. 2월 되었으니까 연락해 달라고.. 첵 열장 받고 나면 연락 하라고 해도 안할꺼라고.. 쪽지 답장은 안하고 싸이 주소를 바꾸고 일촌들만 볼 수 있게 바꾸어 놓고 방명록에 글도 등록 안되게 철저히 바꾸는걸 보면서 이런 사람이었나.. 화가 나고 마음이 무너졌다. 그렇게 연락 없었던 그 사람.. 그 사람 형한테 전화해서 연락하게 해 달라고 했더니 이틀 전에야 겨우 메일 한줄 왔다. 연락하지 말라고 너랑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당황스러웠다. 돈 갚겠다고 해놓고 연락 끊은 사람이 얘기하기 싫으니까 연락하지 말라니. 돈 갚으면 연락 하라고 해도 안한다고 했더니 니가 좋아서 준건데 왜 갚냐고 한다. 그렇구나.. 이렇게 진짜 얼굴을 보이는구나.. 너무 화가나서 법정에서 만나자고 메일 보냈더니 답장이 왔다. ㅇㅋ 라고. 내가 무엇을 해도 그 돈은 못 받을 수도 있다. 저렇게 맘 먹고 하는데야 내가 무슨 수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 사람 하나 믿고 사랑한 죄로 4년 동안 안 쓰고 고이 고이 모았던 돈.. 내 학비가 될 수도 있었고.. 결혼 자금이 될 수도 있었던 나에겐 정말 큰 돈이 날아갔다. 나는 지금도 버스타고 다니는데 그 사람은 내가 다운페이 해 준 차 버젓이 타고 다니고 아마 여자친구도 태우고 다니겠지... 내가 바보였던거 맞다. 내가 미쳤던거 맞다. 그러지 않았으면 그렇게 엄청난 돈을 빌려주려고 할 수가 있었을까.. 그 사람에게 이렇게 버려질 줄 알았더라면 그렇게 모두를 걸고 사랑할 수 있었을까. 나 잘한거 하나 없고 인생의 쓴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또 하루를 살아갈 수도 있다. 내가 바보여서, 내가 사랑에 미쳐서, 내가 저지른 일이니까... 나 바보 같고 생각도 짧고 다른 사람 상처주기도 하고 별로 착하지도 않은데 그 사람 앞에서는 착한 여자 콤플렉스 걸린 사람처럼 착한 여자친구로 사느라고 참 힘들었다. 자기가 한 짓이 어떤건지 모르나본데 결혼하자고 하면서 돈 빌려가 놓고 버리고 돈 안 갚겠다고 하는건 혼인빙자 사기라는거..ㅡ.ㅡ;;; 지금은 그 사람과 평생 함께 하지 않은거에 감사하면서 살아야겠지. 그 사람이 미워서라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건 다 할꺼고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바보고, 착한 여자도 아니지만.. 당신은 진짜 진짜 나쁜 놈이다.... 1
ㄱㅈㅇ과의 이야기들.
나는 그 사람을 사랑했다.
정말 많이 사랑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내가 했던 행동들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을테니까.
그 사람이 했던
처음의 달콤한 약속들이
나를 얼마나 사로잡았던지
아무리 아프고 힘들어도
절대 끝은 없으리라고 다짐하고
그 사람 곁에서 겪는 어떤 아픔도
그 사람을 잃는 것보다는
더 나을꺼라고..
참고 견뎠으니까.
이렇게 끝날수도 있고
이렇게 추억마저 찢겨질 수 있는데
그땐 그걸 몰랐다.
그저 그 사람이 내 곁에서 없어지면
숨도 못 쉴 것만 같아서
그렇게 바보처럼 곁에 있고 싶어했다.
미국에 오고나서 사년 쯤..
부모님과 함께 일했던 시간 동안
오전에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하고
부모님과 함께 출퇴근하면서
일주일에 200불 300불 꼬박꼬박 모아둔 돈..
맛있는거 안 사먹고
예쁜 옷 안 사입고
사람들도 거의 안 만나면서
언젠가 그 돈으로 공부하고 내 기반 잡아야지, 하면서
고이 고이 모아둔 돈을
내가 사랑했던 사람한테 거의 다 빌려줬다.
아니 지금은 날린 셈이지..ㅋ
2006년 2월
집에 갑자기 돈이 필요하다고
2000불을 빌려줄 수 있느냐는 말에
곧바로 은행에 가서 인출해 줬더니
한달 뒤에 갚길래
참 돈에 대해서 분명한 사람이구나 했다.
그리고 그 다음 달에
또 3천불이 급히 필요하다기에
다시 은행에서 꺼내다가 줬는데
아주 미안해하고 민망해하면서
집안 사정이 어려우니까
한달에 200불씩 갚겠다며
200불을 주더라.
한번 주고는 그 후로 전혀 소식이 없었지만
사랑하는 사람 집이 어렵다는데
그 정도는 해 줄 수도 있는거 아닌가 했다.
2006년 5월 독립한다는 그 사람에게
집안도 어렵다면서
연말까지만 집에 있지..라고 했더니
정말 독립하고 싶다면서 독립을 강행했고
그러느라 아파트 디파짓에 렌트비 포함
$1500을 빌려주었다.
그것도 사랑하는 사람이 독립하는데
그 정도 도와줄 수 있지, 생각했다.
타고 다니던 G35 페이먼트 감당할 수 없다고
친형한테 넘기고
차를 산다고 하길래 그런가보다 했더니
다운페이 만불을 해달라고 하더라.
솔직히 허걱..했다.
만불은 나한테 정말 정말 큰 돈이었으니까.
내가 모았긴 하지만
한번도 써 보지는 못한 돈..
고이 고이 모아서 은행에 넣어둔 돈..
조금 생각하다가
그럼 나중에 그 차 나한테 줄꺼야? 했더니
그 사람은 알았다고,
몇년 후에 페이먼트 끝나면 주겠다고
그럼 내가 너무 손해보는거 아니야? 했다.
그렇게 그 사람 하얀색 혼다 시빅을 사게 되고
나는 만불을 꺼내서 빌려 주었는데
그 사람 크레딧 카드 빚 $4000 있는거
먼저 갚자고 했다.
크레딧 카드 빚 있으면 크레딧도 나빠지고
빚 있는거 맘 안 편하다고..
그렇게 $4000 카드 빚 갚아주고
$6000 다운 페이 해서 그 사람이 차를 샀다.
그 사람 독립하면서
울 집에 있던 빅 스크린 TV 달라고 해서
부모님 보시는거라 죄송하지만
사랑에 눈 멀어서 갖다 주고
청소기며 살림살이 이것 저것 사 주고
그래도 그게 좋았다.
그 사람이 독립해서
함께 있을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는게.
24 Fitness 등록할까? 하더니
어느날 혼자 가서 3년짜리 등록하고
첵 끊어주고 와서
빨리 넣어야 한다고, 잔고 없다고 해서
그 다음날로 은행에 가서
$1500 찾아주면서
조금은 미래가 걱정스러웠다.
그렇게 몇달을
매일 함께 있으며
웃고 울고 그래도 사랑하며 지내다가
어느날 우연히 본 그 사람의 일기에
예전에 좋아했던 여자가 너무 그립다고
일주일 내내 그녀 생각을 했다는 글을 보고
충격 받아서 많이 울었다.
그래도 그 사람이 사과했고
나 밖에 없다는 그 사람 말 믿었는데..
11월초, 산타바바라 출장 다녀왔던 그 사람..
출장 다녀온 다음날 갑자기 토다이를 사 주더니
밥 먹으면서 하는 말이
우린 계속 함께 있을꺼니까
너한테 빌린 돈은 안 갚는걸로 할께. 하더라.
솔직히 당황했지만..
우리가 결혼해서 함께 산다면
그 사람 집도 우리집, 그 사람 차도 우리 차인데
그게 뭐가 중요할까 싶어서
그러자고 했다.
그 말을 나눈 바로 다음 날..
또 보게 된 그 사람 일기.
산타바바라 출장 가서
우연히 예전에 좋아했던 사람 만나고
두 사람 추억의 장소에 가서
그 사람이 오기를 기다렸다는 글..
그 사람이 오기만 하면
무작정 끌어안을 생각이었다는 글...
바로 전날 평생을 함께 있을꺼니까..라고 했던 사람이
그런 글을 썼다는 것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을 받고
울면서 헤어지자고 했다.
그 사람은 내가 그 사람 일기를 본거에 화를 냈지만
미안하다고, 나 밖에 없다고
그냥 생각이 지나간 것 뿐이었다고..
우리 일년 기념일도 얼마 안 남았는데
이러지 말자고 했다.
믿음이 깨어지면서 너무 아팠지만
그 사람이 없어지면 내가 죽을 것 같아서
그렇게 그 사람 곁을 지켰다.
그리고 내가 헤어지자는 말을 하면서
내가 몇년 동안 모은 돈 다 빌려주면서 그렇게 했는데
어쩌면 나한테 이럴 수 있느냐는 나에게
오빠가 불 같이 화를 내면서
남자는 자존심을 건드리면 견딜 수가 없다고
한번만 더 그 얘기를 꺼내면
당장 갚고 헤어지겠다고 했다.
그 사람 자존심이 세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서
그 후로 돈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다.
아주 가까운 사람도 친구도 부모님 조차도
내가 그 사람에게 그렇게 큰 돈을 빌려준 걸 몰랐다.
그 사람이 나랑 헤어지는 과정에서
내 마음을 어떻게 찢었는지..
여기에 쓰지 않겠다.
너무 자세히 쓰다보면
다른 사람을 또 다치게 할 수도 있으니까
그냥 잔인하게 버려졌다.. 라고만 쓰겠다.
내가 바보같은 사람이라서
끝까지 매달리고, 붙들고, 그리고 버려졌다.
헤어지지 않으려 많이 노력했지만
동정심으로 곁에 있어야 하냐는 말에
그 사람 놓아주기로 했다.
그리고 헤어짐 이후에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리며
수면 유도제를 끼고 살았다.
수면 유도제를 먹고 잠이 들면
그 다음날 얼마나 일어나기 힘이 드는지,
수면 유도제를 삼일 연속 먹으면
그 다음날은 두배를 먹어도 잠이 안 온다는 것..
경험으로 알고 있다. 지금은.
그렇게 사는게 고통스러웠던 나를
그 사람은 참 여러번 흔들었다.
연락하고 찾아오고 스킨쉽하고..
다른 사람이랑 놀러 다녀왔으면서
그러니까 내 생각이 더욱 간절해졌다며
나랑 단 둘이 놀러가자고 하고..
잊자, 잊자, 미워하자 다짐하다가도
그립다는 말 한마디에 속절 없이 무너졌다.
마음을 잡으려고 할 때 마다
던져주는 희망이
그렇게 그렇게 아플 수가 없었다.
그렇게 헤어지고도 몇달을
그 사람의 그림자에서 못 벗어나고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며
때론 통곡으로 밤을 지새우고
죽지 못해 살았다.
솔직히 그 사람이라면
내가 아무 말 안해도
빌려간 돈 일부쯤은
갚으리라고 믿었다.
그렇게 대단한 자존심에
평생 같이 할 사람이라고 돈 빌리고
자기가 그 여자를 버렸는데
그냥 넘어갈 사람은 아니지 싶었다.
먼저 말 꺼내겠지, 하면서도
독한 맘 먹고 먼저 말했다.
차에 다운페이 한 것 쯤은 돌려달라고.
그 사람이 그렇게 잔인한 사람인줄은
그때 처음 알았다.
넌 이제까지 나한테한게 다 가식이었구나.
왜 이제까지 착한척 했었니.
사랑한다고 말한 것도 다 거짓말이었지?
너 영주권 없는거 첨부터 알았으면
아예 사귀지도 않았어.
그래 다 갚을께. 이자까지 쳐서 다.
그런데 너는 나를 돈 주고 산거였으니까
우리 사겼던건 없었던걸로 하자.
아마 이 말들은
내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꺼다.
그 밤에 수면유도제 한주먹을 먹고도
잠이 오지 않아서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그렇게 일을 가서 일하면서
이렇게 몇달 더 살면 죽을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그래도 그 사람 지우고 살 수는 있을 것 같았는데
이틀 뒤에 괜찮냐고 문자 보내고
미안하다고 진심이 아니었다고
원래 갚을 생각이었는데
그냥 나한테 상처주려고 그런거였다고
그래도 돌아보지 않으려고 했는데
울면서 전화를 걸어왔다.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그런 그 사람을 다시 만났다.
용서해 주겠다고 하고
나도 미안했다고 하고..
다른 돈 다 괜찮으니까..
집에 급하게 쓴 돈, 카드 빚 갚아준거,
아파트 디파짓 한거, 피트니스 끊어준거까지..
다 내가 선물한거라고,
사랑해서 그냥 준거라고 생각할 테니까
차에 다운페이 한것만 돌려달라고 했다.
지금도 그 차 타고 다니는데
언제든 팔면 나올 돈인데
그 정도는 나도 받아도 될 것 같다고.
한달에 500불씩 열두번 주겠다고 하길래
그러라고 했다.
힘들면 200불, 300불씩도 상관 없다고.
다만 돈 문제로 여러번 만나지 않게
첵을 한꺼번에 끊어서 달라고..
매달 내가 입금할 수 있게.
그렇게는 안된다고
주는대로 받으라고 하면서
9월, 10월, 500불씩 갖다 줬다.
그렇게 만날 때 마다
너 없어서 많이 힘들다고 안아주면서.
그때까지만 해도
그 사람한테 남은 정에
그립고 아프고 힘들고 했다.
11월이 된 어느날..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면서
싸이에 있는 사진들을 지워달라고 했다.
아프지만, 알았다고
사진들을 지워주고
그 사람이 내게 남긴 방명록들
일년 전에 남긴 댓글들까지
모조리 찾아서 지워내는 것을 보고
그래도 추억을 남기고 싶었던 나는
몹시도 상처를 받았더랬다.
그 사람은 싸이를 탈퇴하고
메신저에서 말 걸었더니
11월 12월엔 돈이 없으니까
1월에 주겠다고
그 대신 첵 열장을 한꺼번에 끊어서 주겠다고 했다.
그걸 받으면
그 사람과의 모든 인연은 끝이구나.. 하면서
알았다고 했다.
1월이 되어서 말 걸었더니
아, 첵 북을 다 썼네..
첵 북 오더해서 2월에 줄께.. 하더라.
그러면서 하는 말이
그냥 자기 생각인데, 거절해도 상관 없다면서..
혹시 나중에 차 팔고 나서
한꺼번에 주면 안되겠냐고 묻더라..
그게 언젠데? 라고 했더니
물론 아주 나중이 되겠지만.. 이라고 하길래
그때까지 그 사람과 돈 문제로 얽혀있고 싶지 않아서
그건 좀 곤란하다고 말했고
그 사람은 알았다고 했다.
그렇게 2월에
첵 열장 주고 받기로 하는걸로 얘기를 끝냈다.
1월 어느 날에 나눴던
그 대화를 마지막으로
그 사람은 모든 연락을 끊었다.
메신저에도 안 들어오고
전화를 했더니 언제부터였는지
바뀐 번호라고 했다.
메일을 보내도 답장이 없었다.
혹시나 해서 그 사람 다니는 교회 클럽에 들어갔더니
멀쩡히 다시 싸이를 하고 있었다.
주님과 함께 당신과 함께..
주님 안에서 새롭게 태어난다는
그런 홀리한 문구들과 함께..
쪽지를 보냈다.
2월 되었으니까 연락해 달라고..
첵 열장 받고 나면
연락 하라고 해도 안할꺼라고..
쪽지 답장은 안하고
싸이 주소를 바꾸고
일촌들만 볼 수 있게 바꾸어 놓고
방명록에 글도 등록 안되게
철저히 바꾸는걸 보면서
이런 사람이었나..
화가 나고 마음이 무너졌다.
그렇게 연락 없었던 그 사람..
그 사람 형한테 전화해서
연락하게 해 달라고 했더니
이틀 전에야 겨우 메일 한줄 왔다.
연락하지 말라고
너랑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당황스러웠다.
돈 갚겠다고 해놓고 연락 끊은 사람이
얘기하기 싫으니까 연락하지 말라니.
돈 갚으면 연락 하라고 해도 안한다고 했더니
니가 좋아서 준건데 왜 갚냐고 한다.
그렇구나..
이렇게 진짜 얼굴을 보이는구나..
너무 화가나서
법정에서 만나자고 메일 보냈더니
답장이 왔다.
ㅇㅋ 라고.
내가 무엇을 해도
그 돈은 못 받을 수도 있다.
저렇게 맘 먹고 하는데야
내가 무슨 수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 사람 하나 믿고 사랑한 죄로
4년 동안 안 쓰고 고이 고이 모았던 돈..
내 학비가 될 수도 있었고..
결혼 자금이 될 수도 있었던
나에겐 정말 큰 돈이 날아갔다.
나는 지금도 버스타고 다니는데
그 사람은 내가 다운페이 해 준 차
버젓이 타고 다니고
아마 여자친구도 태우고 다니겠지...
내가 바보였던거 맞다.
내가 미쳤던거 맞다.
그러지 않았으면
그렇게 엄청난 돈을
빌려주려고 할 수가 있었을까..
그 사람에게 이렇게 버려질 줄 알았더라면
그렇게 모두를 걸고 사랑할 수 있었을까.
나 잘한거 하나 없고
인생의 쓴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또 하루를 살아갈 수도 있다.
내가 바보여서,
내가 사랑에 미쳐서,
내가 저지른 일이니까...
나 바보 같고 생각도 짧고
다른 사람 상처주기도 하고
별로 착하지도 않은데
그 사람 앞에서는
착한 여자 콤플렉스 걸린 사람처럼
착한 여자친구로 사느라고 참 힘들었다.
자기가 한 짓이 어떤건지 모르나본데
결혼하자고 하면서 돈 빌려가 놓고
버리고 돈 안 갚겠다고 하는건
혼인빙자 사기라는거..ㅡ.ㅡ;;;
지금은
그 사람과 평생 함께 하지 않은거에
감사하면서 살아야겠지.
그 사람이 미워서라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건 다 할꺼고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바보고, 착한 여자도 아니지만..
당신은 진짜 진짜 나쁜 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