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가요가 있다. 이런 노래가사처럼 누구나 한 번쯤 첫 대면부터 호감이 가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한눈에 반한 사람의 외모가 그 누구보다 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야말로 제 눈에 안경이요, 소위 눈에 콩깍지가 씌워져서 그런 것일 뿐이다. 신화 속에서 사랑의 콩깍지에 걸려든 최초의 주인공을 찾는다면 아마도 아폴론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아폴론은 제우스의 혈통을 이어받은 신으로 매일같이 사냥을 즐기곤 했다. 그는 주로 잡기 쉬운 토끼, 산양과 같은 작고 약한 동물들만을 화살로 쏘아 잡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인간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거대한 뱀 파이돈을 아폴론이 활로 쏘아 죽인 일이 있었다. 그는 그 일로 한동안 의기양양해 있었다. 그런 그 앞에 어린 에로스라는 녀석이 활을 들고 나타나 얼쩡거리니 아폴론이 보기에 얼마나 가소로웠으랴! 아폴론은 짐짓 무게를 잡고선 에로스에게 이렇게 말했다. “꼬마야, 그런 무기는 어른들이 사냥터에 나갈 때나 쓰는 거야. 너 같은 꼬마에겐 위험해. 난 그런 화살로 무지하게 큰 독뱀을 쏘아 죽였단다. 그런 위험한 무기는 어른에게나 주고선 넌 네 나이에 맞는 사랑의 불장난이나 하렴.” 이 말을 듣고 화가 난 에로스는 아폴론에게 이렇게 호언장담 했다. “치! 당신의 화살은 모든 것을 맞힐지 모르지만 나는 당신을 맞힐 수 있어.” 이렇게 말을 마친 에로스는 두 개의 화살을 꺼냈는데, 하나는 사랑을 샘솟게 하는 화살이고, 다른 하나는 그 사랑을 거부하게 만드는 화살이었다. 사랑을 일으키는 화살은 화살촉이 뾰족하게 금으로 만들어졌고, 이와 달리 사랑을 거부하는 화살은 끝이 무디고 납으로 만들어졌다.
에로스는 우선 납 화살을 장전하고는 강의 신 페네이오스의 딸 다프네라는 님프의 가슴을 향해 쏘았다. 금 화살로는 아폴론의 가슴을 향해 쏘았다. 그렇게 에로스의 화살에 맞은 아폴론은 다프네를 향한 사랑의 감정이 뜨겁게 타올라 견딜 수가 없었다. 미칠 듯한 사랑에 견딜 수 없게 된 아폴론은 그 순간부터 다프네를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반면 많은 남자들로부터 구애를 받곤 했던 다프네는 그 순간부터 왠지 모르게 연애라는 감정 자체가 싫어졌다. 다프네는 남자들이 다가오면 마치 그들이 괴물이라도 되는 양 도망치기 급급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어떤 남자와도 결혼하지 않고 언제나 처녀로 살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하지만 이미 타오른 다프네를 향한 아폴론의 사랑은 도무지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는 그녀의 흐트러진 모습까지도 그저 모든 것이 아름답게만 보였다. 아폴론에게는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이 마냥 아름답게만 보였고, 그녀가 걸을 때마다 혹시나 넘어져서 다치기라도 할까봐 전전긍긍했다. 그야말로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하는 전형적인 행동을 아폴론이 모두 보여주었다. 그런 그의 애타는 마음과 달리 다프네는 아폴론을 자꾸 피하기만 했다. 상사병에 걸릴 지경이 된 아폴론은 급기야 다프네의 모든 행동을 감시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그를 피해 도망 다니는 다프네를 잡기 위해 아폴론은 날개를 달고 창공을 갈랐다. 아폴론은 사랑의 날개를 타고 비행했지만, 다프네에게는 공포 그 자체였다.
아폴론의 거친 호흡소리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다프네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녀는 죽을힘을 다해 도망쳤으나 결국 아폴론의 헐떡이는 숨결이 그녀의 목덜미까지 이르렀다. 다프네는 기를 쓰고 빠져나가려 했지만 역부족임을 깨닫고는 아버지에게 간청했다. “아버지, 제발 살려주세요. 땅을 열어 저를 숨겨주세요. 그게 안 된다면 차라리 제 모습을 바꿔주세요!” 그 말이 끝나자마자 그녀의 온몸이 굳어가기 시작했다. 그녀의 아름다운 가슴은 딱딱한 나무껍질로 싸이기 시작했고, 찰랑대던 고운 머리카락은 나뭇잎으로 변했으며, 매끄러운 아름다운 다리는 뿌리가 되어 땅속으로 감춰졌다.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은 가지의 끝부분이 되었지만 원래의 아름다움은 감추지 못했다.
아폴론은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 멈추고는 그녀의 나무줄기를 만져보았다. 그러자 그녀는 나무껍질 속에서 여리게 떨었다. 아폴론은 그 나무를 끌어안고 힘껏 키스하려 했다. 하지만 그녀는 애써 그 입술을 피했다. 그렇게 사랑하는 이를 잃은 아폴론의 마음은 천갈래 만갈래 찢어지는 듯했지만 그에게도 별 도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다프네를 향한 사랑의 감정이 차고 넘쳤으므로 그 나무를 늘 곁에 두기로 마음먹었다. “당신을 사랑하오. 하지만 당신은 이제 나의 아내가 될 수 없으니 당신을 나의 나무로 삼아 영원히 내 곁에 두려하오. 우선 당신의 잎과 가지로 나의 왕관을 만들 것이며, 당신을 가지고 나의 수금과 화살통을 장식할 것이오. 그리고 위대한 장군들이 승리를 거두어 개선행진을 할 때 나는 그들의 이마에 그대의 잎으로 엮은 화관을 씌울 것이오. 또한 나는 영원한 청춘을 주재하는 신인만큼 당신이 항상 푸른빛을 발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며, 그 잎이 시들지 않게 할 것이오.”
에로스를 업신여겼다가 사랑을 알게 되고, 또한 그 사랑을 거부당한 아폴론의 후예들은 지금도 사랑을 위해 목숨을 걸고, 그 사랑으로 인해 아파하고 가슴 조이며, 그 사랑을 위해 울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에로스는 누군가의 가슴을 향해 금 화살을 날리고, 짓궂게도 누군가의 가슴을 향해 납 화살을 날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에로스의 금 화살에 맞고 싶어하는 마음은 한결같으니, 인류가 존재하는 한 언제나 사랑의 갈등, 사랑의 기쁨과 환희, 그리고 얄궂은 사랑의 아픔은 지속될 것이리라.
아폴론 과 다프네
그대 처음 봤던 순간부터 나는 사랑했네’라고 시작되는
대중가요가 있다. 이런 노래가사처럼 누구나 한 번쯤 첫 대면부터 호감이 가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한눈에 반한 사람의 외모가 그 누구보다 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야말로 제 눈에 안경이요, 소위 눈에 콩깍지가 씌워져서 그런 것일 뿐이다. 신화 속에서 사랑의 콩깍지에 걸려든 최초의 주인공을 찾는다면 아마도 아폴론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아폴론은 제우스의 혈통을 이어받은 신으로 매일같이 사냥을 즐기곤 했다. 그는 주로 잡기 쉬운 토끼, 산양과 같은 작고 약한 동물들만을 화살로 쏘아 잡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인간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거대한 뱀 파이돈을 아폴론이 활로 쏘아 죽인 일이 있었다. 그는 그 일로 한동안 의기양양해 있었다. 그런 그 앞에 어린 에로스라는 녀석이 활을 들고 나타나 얼쩡거리니 아폴론이 보기에 얼마나 가소로웠으랴! 아폴론은 짐짓 무게를 잡고선 에로스에게 이렇게 말했다.
“꼬마야, 그런 무기는 어른들이 사냥터에 나갈 때나 쓰는 거야. 너 같은 꼬마에겐 위험해. 난 그런 화살로 무지하게 큰 독뱀을 쏘아 죽였단다. 그런 위험한 무기는 어른에게나 주고선 넌 네 나이에 맞는 사랑의 불장난이나 하렴.”
이 말을 듣고 화가 난 에로스는 아폴론에게 이렇게 호언장담 했다.
“치! 당신의 화살은 모든 것을 맞힐지 모르지만 나는 당신을 맞힐 수 있어.”
이렇게 말을 마친 에로스는 두 개의 화살을 꺼냈는데, 하나는 사랑을 샘솟게 하는 화살이고, 다른 하나는 그 사랑을 거부하게 만드는 화살이었다. 사랑을 일으키는 화살은 화살촉이 뾰족하게 금으로 만들어졌고, 이와 달리 사랑을 거부하는 화살은 끝이 무디고 납으로 만들어졌다.
에로스는 우선 납 화살을 장전하고는 강의 신 페네이오스의 딸 다프네라는 님프의 가슴을 향해 쏘았다. 금 화살로는 아폴론의 가슴을 향해 쏘았다. 그렇게 에로스의 화살에 맞은 아폴론은 다프네를 향한 사랑의 감정이 뜨겁게 타올라 견딜 수가 없었다. 미칠 듯한 사랑에 견딜 수 없게 된 아폴론은 그 순간부터 다프네를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반면 많은 남자들로부터 구애를 받곤 했던 다프네는 그 순간부터 왠지 모르게 연애라는 감정 자체가 싫어졌다. 다프네는 남자들이 다가오면 마치 그들이 괴물이라도 되는 양 도망치기 급급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어떤 남자와도 결혼하지 않고 언제나 처녀로 살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하지만 이미 타오른 다프네를 향한 아폴론의 사랑은 도무지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는 그녀의 흐트러진 모습까지도 그저 모든 것이 아름답게만 보였다. 아폴론에게는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이 마냥 아름답게만 보였고, 그녀가 걸을 때마다 혹시나 넘어져서 다치기라도 할까봐 전전긍긍했다. 그야말로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하는 전형적인 행동을 아폴론이 모두 보여주었다.
그런 그의 애타는 마음과 달리 다프네는 아폴론을 자꾸 피하기만 했다. 상사병에 걸릴 지경이 된 아폴론은 급기야 다프네의 모든 행동을 감시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그를 피해 도망 다니는 다프네를 잡기 위해 아폴론은 날개를 달고 창공을 갈랐다. 아폴론은 사랑의 날개를 타고 비행했지만, 다프네에게는 공포 그 자체였다.
아폴론의 거친 호흡소리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다프네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녀는 죽을힘을 다해 도망쳤으나 결국 아폴론의 헐떡이는 숨결이 그녀의 목덜미까지 이르렀다. 다프네는 기를 쓰고 빠져나가려 했지만 역부족임을 깨닫고는 아버지에게 간청했다.
“아버지, 제발 살려주세요. 땅을 열어 저를 숨겨주세요. 그게 안 된다면 차라리 제 모습을 바꿔주세요!”
그 말이 끝나자마자 그녀의 온몸이 굳어가기 시작했다. 그녀의 아름다운 가슴은 딱딱한 나무껍질로 싸이기 시작했고, 찰랑대던 고운 머리카락은 나뭇잎으로 변했으며, 매끄러운 아름다운 다리는 뿌리가 되어 땅속으로 감춰졌다.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은 가지의 끝부분이 되었지만 원래의 아름다움은 감추지 못했다.
아폴론은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 멈추고는 그녀의 나무줄기를 만져보았다. 그러자 그녀는 나무껍질 속에서 여리게 떨었다. 아폴론은 그 나무를 끌어안고 힘껏 키스하려 했다. 하지만 그녀는 애써 그 입술을 피했다. 그렇게 사랑하는 이를 잃은 아폴론의 마음은 천갈래 만갈래 찢어지는 듯했지만 그에게도 별 도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다프네를 향한 사랑의 감정이 차고 넘쳤으므로 그 나무를 늘 곁에 두기로 마음먹었다.
“당신을 사랑하오. 하지만 당신은 이제 나의 아내가 될 수 없으니 당신을 나의 나무로 삼아 영원히 내 곁에 두려하오. 우선 당신의 잎과 가지로 나의 왕관을 만들 것이며, 당신을 가지고 나의 수금과 화살통을 장식할 것이오. 그리고 위대한 장군들이 승리를 거두어 개선행진을 할 때 나는 그들의 이마에 그대의 잎으로 엮은 화관을 씌울 것이오. 또한 나는 영원한 청춘을 주재하는 신인만큼 당신이 항상 푸른빛을 발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며, 그 잎이 시들지 않게 할 것이오.”
에로스를 업신여겼다가 사랑을 알게 되고, 또한 그 사랑을 거부당한 아폴론의 후예들은 지금도 사랑을 위해 목숨을 걸고, 그 사랑으로 인해 아파하고 가슴 조이며, 그 사랑을 위해 울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에로스는 누군가의 가슴을 향해 금 화살을 날리고, 짓궂게도 누군가의 가슴을 향해 납 화살을 날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에로스의 금 화살에 맞고 싶어하는 마음은 한결같으니, 인류가 존재하는 한 언제나 사랑의 갈등, 사랑의 기쁨과 환희, 그리고 얄궂은 사랑의 아픔은 지속될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