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침해

박윤후2008.04.24
조회89

2년 전에 내 이름으로 네이뇬에 검색했더니

내 소설들이 불법파일로 무지하게 올라와 있었다.

일일이 쪽지와 메일을 보내고

카페에는 삭제해 달라고 경고문을 올렸었다.

그 중에 대답이 없거나 삭제를 하지 않는 경우,

혹은 카페에 올린 경고문이 삭제된 열 다섯 건을

스샷 찍어서 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두달 쯤 지나서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

피의자들이 나와 통화를 하고 싶다고 하는 내용이었다.

열 다섯 명과 통화를 하고 만났는데...

그 중 열 두명이 중학생과 고등학생이었다.

그 부모들은 나에게 미안하다며 찾아왔고

난 책값 만원과 넷상에서의 사과문을 요구했다.

그렇게 서로 합의를 했고

(단 한명만 합의를 안 해줬다.

내가 피해본 건 생각 안 하고 자기네가 피해자라고 박박 우겨서

너무 억울해서 끝까지 합의 안 해줬다.)

난 임신과 함께 출산으로 불법파일에 관심을 끊었다.

 

두달 전쯤에 법무법인 솔로몬에서 찾아왔다.

마침 네이뇬에서 검색을 해 본 후 엄청나게 올라와 있는 

내 소설들을 보고 식겁한 뒤라서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계약을 했다.

 

그리고 누리캅스 위촉식 때문에 강동경찰서를 찾은 나는

엄청나게 쌓여있는 서류들을 보고 기절하는 줄 알았다.

모두가 내가 피해자로 된 고소장이라며

한숨과 함께 내놓는 경찰 앞에서

뭐라 할 말이 없었다.

 

12살인 피의자도 있었다.

내 조카와 같은 나이다.

그 피의자가 내 조카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등골이 서늘해졌다.

마음같아서는 당장에 고소취하를 하고 싶었다.

경찰서에서 연락이 가고 부모에게 혼났을

그 아이가 두 번 다시는 쉽게 저작권 침해를 하지 않을 거란

생각에 충분하지 않나 싶었다.

하지만 솔로몬과 계약을 했기 때문에

내가 임의로 고소취하를 할 수 없었다.

(한숨 한숨, ㅠ.ㅠ)

 

오늘은 충주경찰서에서 14세의 피의자 송치 받았다는

통고문을 받았다.

만으로 14세면 16세로 고등학교 1학년이거나

중학교 3학년이다.

이를 어째~!!!

 

더군다나 솔로몬에서는 고소취하를 안 해주고 합의금을 받아낸다고

경찰들이 솔로몬과 계약을 한 나를 악당으로 몰아갔다.

여기서부터 내가 울컥했다.

 

내가 온라인상에서 불법파일로 책을 읽지 말아달라고

블로그며 카페에 게시글을 달고 다닌 게

횟수로 7년이다.

 

난 피해자다.

내 글을 도둑맞고 내 권리를 빼앗긴 피해자이다.

그런데 마치 내가  피의자 같았다.

내가 아무 죄없는 사람들에게 전과자라는 이름표를 쥐어주는

악당처럼 느껴졌다.

그럼 나는 어디에서 억울함을 토로해야 하는가?

그토록 올리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하고 애원을 한 나는

나의 눈물과 억울함을 어디에서 하소연 해야 하는가?

 

솔로몬과 계약할 때 난 고소관련보다 불법파일 관리를 해 달라고 했다.

(계약서에도 그렇게 썼다.)

고소를 하기 전에 경고문을 쪽지나 메일로 보내달라고

조건을 붙였고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나 어린 사람은

고소취하를 해 달라고 몇 차례나 전화해서 부탁했다.

 

그런데 내가 솔로몬과 작당해서

합의금이나 받아먹으려 하는 사기꾼 취급하는 경찰들을 보며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아무도 그런 생각은 안 하나보다.

나는 온라인상에 올라온 불법파일들을 관리하며

쪽지를 보내 지워달라고 했었다.

내가 그 수많은 카페들에 올린 경고문과 애원글들을

삭제하고 나를 영구 강퇴시켜버린 후

'고소하려면 해봐.' 라고 나에게 쪽지를 보낸 사람들.

내 팬카페에 들어와 당당히 불법파일을 요구한 사람들.

'아이피 추적만 안 당하면 되지.' 라며 비웃은 사람들 등등.

그런 사람들에게 상처받고 질려서

결국 솔로몬과 계약 할 수 밖에 없었던 내 입장은 아무도 생각 안 하나보다.

 

나 뿐이 아니다.

작가연대모임을 만들어 2년 동안 불법파일이 올라오면

작가들이 작가연대모임이라고 삭제요구 쪽지를 보냈더니

사기꾼들이라고 무시했다.

결국 좋게 좋게 삭제 요구를 하던 작가들도 열받아서

법무법인과 계약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저작권 침해'

엄연히 불법이다.

그런데 왜 피해자인 작가들이 가해자 취급을 받아야 하는가?

다섯달 된 아이 엄마인 내가 왜 12세의 아이를 고소해야 하는가?

 

작가들은 피해자이다.

가해자가 아니다.

제발이지  파일로 만들어서 공유하지 말고

대여점에서라도 빌려 읽었으면 좋겠다. ㅠ.ㅠ

저작권 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