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마음이 들지 않아요.

정유경2008.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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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마음이 들지 않아요.

 

 

 

 

 

아무런 마음이 들지 않아요.

즐겁다는 감정도,

슬프다는 감정도,

아마도 메말라 버린 느낌이라는게 이런거 같아요.

 

 

온종일 당신만을 생각하던 때가 있었어요.

하루 종일 당신 생각에 행복해하던때가 있었어요.

그저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던 그때가,

이제는 너무 멀리 와버렸어요.

그래서,

나는 돌아가는 길 조차 잊어버린 그런 느낌이예요.

 

 

그냥 길 한가운데 가만히 나 혼자 서 있는 느낌.

 

 

 

그런데,

한번씩,

당신의 이야기를 물어와요.

나는 전혀 당신을 알지 못하는데.

이제는 더 이상 내 사람이 아니기에,

당신의 이야기를 알지 못하는데,

바람결에 흘러가듯이 내 귀에 꽂히는 당신의 이야기가.

아무렇지 않게 들어와서는,

내 심장에 턱하니 꽂혀요.

 

 

 

그게 만약 아프다면,

너무 아파서 죽을 것 같다면,

빼보려고 노력이라도 할텐데.

그렇게 되질 않아요.

아프지도,

슬프지도,

화나지도 않고,

그저 무언가 걸린 느낌 그대로,

굳어버린 것 같아요.

 

 

 

더 이상,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게끔 되버린 것 같아요.

당신을 사랑했던 내가,

사라진 지금은,

더 이상 아프지도,

슬프지도,

누군가를 사랑하지도 못해요.

 

 

그러니까.

그만 이젠 날 놓아줘요.

날 되돌려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