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생을 사랑해. 그러기 때문에 나는 내 영혼을 모든 경우에 갖다놓고 시달림을 받아보게 하고 싶어. 그러면 결국 나의 영혼 속에 무언가 찌꺼기가 남을 거야. 난 그걸 양심이라고 하고 싶어.
#2 full confidence
"난 널 믿어. 넌 상상력이 풍부하거든. 지금 제트기를 갖다주면서 조종하라고 해도 넌 할 수 있을 사람이야."
#3 the have-nots
"영리한 가난뱅이. 그렇죠? (중략) 별로 깊은 뜻은 없어요. 가난하기 때문에 불쌍하게도 책을 많이 읽으셨죠. 책을 많이 읽으셨으니까 불쌍하게도 스물두서너살에 벌써 늙어버리셨죠. 늙어버렸으니까 불쌍하게도 남에겐 관대하고 자신에겐 엄격하죠."
#4 walk aimlessly
이건 결코 물이 가득한 컵도 아니고 뜨거운 태양도 출렁이는 파도도 아니라는 느낌이 문득 들었다.
"밤이 샐 때까지 걸어보지 않겠어?"
#5 summer wanes
나의 여름이 내 팔을 베개 삼아 베고 쿨쩍쿨쩍 울기 시작했다. 내 못생긴 여름이 숨죽여 우는 것을 나는 말릴 생각도 하지 않고 내버려 두었다. (중략) 이것이 여름일까? 그래 이것이 여름이다. 비치파라솔, 눈부신 백사장, 검푸르고 부드러운 파도, 빨간 수영복, 풍만한 아가씨의 웃는 얼굴, 하얗고 가지런한 이빨, 짧기 때문에 유쾌한 자유, 그것들은 나의 여름이 아니다. (중략) 이 시간에, 나의 여름이 여인숙의 비린내 나는 방에서 조용히 잠들어 있고, 태양도 형태도 빛깔도 다 잃어버리고 오직 소리만, 저 괴로운 신음 같은 소리만 가지고 버둥거리고 있는 바다야말로 비로서 내몫의 바다인 듯이 생각되어 놓쳐버리고 싶지 않은 이 시간에 나는 영일이와 선배님을 그냥 보내고 싶었다. 그들은, 내가 아는 한 날이 밝으면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얼마든지 어디서든지 만날 수 있고 그리고 그들을 위하여 나로서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내가 훔친 여름
#1 for conscience sake
나는 인생을 사랑해. 그러기 때문에 나는 내 영혼을 모든 경우에 갖다놓고 시달림을 받아보게 하고 싶어. 그러면 결국 나의 영혼 속에 무언가 찌꺼기가 남을 거야. 난 그걸 양심이라고 하고 싶어.
#2 full confidence
"난 널 믿어. 넌 상상력이 풍부하거든. 지금 제트기를 갖다주면서 조종하라고 해도 넌 할 수 있을 사람이야."
#3 the have-nots
"영리한 가난뱅이. 그렇죠? (중략) 별로 깊은 뜻은 없어요. 가난하기 때문에 불쌍하게도 책을 많이 읽으셨죠. 책을 많이 읽으셨으니까 불쌍하게도 스물두서너살에 벌써 늙어버리셨죠. 늙어버렸으니까 불쌍하게도 남에겐 관대하고 자신에겐 엄격하죠."
#4 walk aimlessly
이건 결코 물이 가득한 컵도 아니고 뜨거운 태양도 출렁이는 파도도 아니라는 느낌이 문득 들었다.
"밤이 샐 때까지 걸어보지 않겠어?"
#5 summer wanes
나의 여름이 내 팔을 베개 삼아 베고 쿨쩍쿨쩍 울기 시작했다. 내 못생긴 여름이 숨죽여 우는 것을 나는 말릴 생각도 하지 않고 내버려 두었다. (중략) 이것이 여름일까? 그래 이것이 여름이다. 비치파라솔, 눈부신 백사장, 검푸르고 부드러운 파도, 빨간 수영복, 풍만한 아가씨의 웃는 얼굴, 하얗고 가지런한 이빨, 짧기 때문에 유쾌한 자유, 그것들은 나의 여름이 아니다. (중략) 이 시간에, 나의 여름이 여인숙의 비린내 나는 방에서 조용히 잠들어 있고, 태양도 형태도 빛깔도 다 잃어버리고 오직 소리만, 저 괴로운 신음 같은 소리만 가지고 버둥거리고 있는 바다야말로 비로서 내몫의 바다인 듯이 생각되어 놓쳐버리고 싶지 않은 이 시간에 나는 영일이와 선배님을 그냥 보내고 싶었다. 그들은, 내가 아는 한 날이 밝으면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얼마든지 어디서든지 만날 수 있고 그리고 그들을 위하여 나로서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내가 훔친 여름, 김승옥, 19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