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83번차량을 운전하시는 1232기사님.. 정말 부끄럽습니다..

조아라2008.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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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83번차량을 운전하시는 1232기사님.

 

오늘 저는 불쾌함을 감출수가 없습니다.

11시무렵 귀가하기 위해 일산에서 영등포까지 가는 83번 버스를 탔습니다.

늦은시간이라 사람이 별로 없었죠.

 

승차하고 얼마 안되, 어느 남학생이 일어나더니 내리는문 위쪽으로 비치되어있는 엽서를 어렵게 꺼내보려다가 다시 넣고 돌아와 자리에 앉습니다.

늦은시간 그 학생의 돌발(?)행위가 기사님을 자극시켰나봅니다. 그 엽서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고객만족카드임에 틀림없었습니다.

대뜸 기사님은 운전하면서 그 학생에게 큰소리로 외칩니다..

"아저씨!!아저씨!! 그 엽서 왜 봤어요!! 이봐요!! 아저씨!! 왜 봤냐니까요?"

묻는 사람은 있는데 대답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알고보니 그 학생은 정신지체아인것 같았습니다. 한눈에 알아볼 정도였으니까요. 그저 호기심에 한번 봤나봅니다.

 

그런데 기사님은 그게 그토록 화나는 일이었을까요?

일산에서 영등포까지 오는 길은 빨라서 좋았지만 이리저리 쏠리는 몸이 편치는 않았습니다.

당산역쯤 왔을까요.. 대학생이 버스를 타려고 차에 오르려하니 기사님은 대뜸 불친절하게 쏘아댑니다. "어디가는데?".."일산이요".."건너가서타!여기서왜타!! 여기서타면 영등포갔다가 다시와야하는데 카드 두번찍을꺼야?그럴라면타고!!"..대학생은 황당한듯 버스에서 몸을 내렸습니다.

이렇게 불친절할수가.... 자기보다 어리면 함부로 반말하고 막말해도 되는 겁니까?

건너가서 타세요..라고 한마디 했으면 됐을것을 말입니다...

 

신경질적으로 쏘아붙인 기사님은 급기야 사거리 신호등에서 운전석을 이탈하여 엽서를 보려다만 남학생에게 와서 윽박지르기 시작합니다.

"너 엽서 왜봤어!!.. 응? 왜봤냐고!!.. 내 면허카드 빤히 보다가 왜 엽서 쳐다봤어!! 무사히 데려다 줘서 감사합니다 하고 민원넣을려고 봤어? @#@#@#@#@#@#@!!"

겁에 질린 남학생 여전히 말이 없습니다.

 

우여곡절끝에 영등포역에 도착했는데....

힘껏 소리지르고 난 기사님은 "손님 죄송합니다. 앞으로 내려주십시오" 하십니다..

이미 탑승객 모두가 언짢은 상태임을 눈치챈 모양입니다. 내리면서 모두들 엽서한장씩 가지고 내릴것 같았나보죠.. 그래서...앞으로 내리랍니다..

그 와중에 이 남학생은 또 기사님한테 붙잡혀 제일 늦게까지 소리들으며 말한마디 못하고 있습니다.  버스를 타려는 사람들조차 못타고 있을정도였습니다.

 

그 남학생은 무엇을 그리 잘못했을까요?

그 엽서를 제대로 본것도 아니고 그저 한장 꺼내보려다가 못꺼내고 도로 집어넣은것이 그토록 잘못한 것일까요?

 

그 엽서는 누구를 위해 비치되어 있는것인가요?

그 엽서는 그저 눈요기이며 형식적으로 비치되어 있어야만 하는것이고 절대 쳐다봐서도, 꺼내봐서도 안되는 것인가요?

그렇다면 비치는 왜 해 놓으셨나요?

 

고객만족서비스카드가 그토록 자극적이고 민감한 사항이라면 왜 기사님은 제대로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신 건가요?

정신지체인 미성년자에게 소리지르고 면박주며 주변승객으로 하여금 눈쌀찌푸리게 해가며 기사님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었나요?

 

그 학생의 부모입장에서 생각은 해보셨나요?

기사님 자녀가, 당신아들이 정신지체아였다면, 차비 천원짜리 버스타고 집에오는길에 버스안에 비치되어있는 엽서귀퉁이 손으로잡아보았다고 기사님이 그 학생에 한만큼 고통받고 왔다면 과연 마음이 편하셨을까요?

대한민국 정신지체장애우들의 부모님들은 과연 자식들을 맘편히 버스하나 태울수 있을까요? 

 

상황을 지켜보기만 했던 저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아무도 그 남학생을 대신하여 보호해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자기일이 아니면 신경안쓰는 사회인가봅니다. 

늦게나마 그때 상황에 한마디 못한 것이 너무도 답답하여 글을 올립니다.

  

고양 83번차량을 운전하신 1232기사님, 83번 기사님들은 다 그렇습니까?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는 장본인이 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본인으로 하여금 다른 선량하고 친절한 버스 기사님을 욕하게 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기사님이 고객에게 제공하셔야할 안전배려의무는 단순히 목적지까지 태워다 주는게 전부가 아님을 깨닫기 바랍니다.

 

오늘 기사님께서 보이신 행동은 민원을 두려워하실수밖에 없었습니다.

그토록 불친절하고,  고객응대가 엉망이니 당연한 이유겠지요.

고객서비스카드에는 불만사항만 있는것이 아닙니다. 칭찬하는 내용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본인의 행동이 떳떳하여 민원따위에 두려워하지 않는 프로로써의 서비스마인드를 가지시기 바랍니다. 

민원이 두렵다는 것은, 지금현재 일자리를 잃기 두려움이며, 그것은 생계유지를 위한 직업을 잃고 싶지 않다는 것이고, 이는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며, 가정의 가장이라함은 아버지로써의 자격을 인정받고 싶다는 것이겠지요.. 오늘 보이신 모습은 아버지로써의 떳떳한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정말 부끄러운 모습이었습니다.

 

반성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개선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