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어린이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소리청2008.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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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어린이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2008 어린이 안전 신호등 여전히 '빨간불'

어린이 안전이 위협 받고 있다. 해마다 늘고 있는 아동 대상 성 범죄로 어린이들은 집 앞 놀이터에서조차 맘 편히 놀지 못한다.

범람하는 불량 식품은 어린이 건강을 위협하고, 거리를 질주하는 자동차 역시 어린 새싹들에게는 위험하기만 하다.

정부는 어린이와 관련한 사건ㆍ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대책을 내놓지만, 2008년 대한 민국 어린이들의 안전 신호등에는 여전히 빨간불이 켜져 있다.

제86회 어린이 날을 맞아 어린이 안전의 사각 지대와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살펴 본다.

△어린이 대상 성 범죄

가해자 처벌 강화… 재발 방지도 신경 써야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어린이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안양 초등생 이혜진양의 영결식 모습.

지난 해 12월 발생한 안양 초등생 납치 사건이 비극으로 끝이 나자, 어린이는 물론 사회 전체가 불안감에 술렁거렸다. 정부는 부랴부랴 아동 대상 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부모들의 마음은 여전히 편치 않다. 정부의 잇단 대책 마련에도 불구하고 아동 대상 성 범죄는 해마다 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13 세 미만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성 범죄는 2002년 600 건에서 2005년 738 건, 2006년 980 건, 2007년 1081 건으로 나타났다. 지난 5 년 사이 무려 80.2 %나 증가한 것이다.

신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성 범죄의 특성을 고려하면 드러난 범죄 건수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한국 형사 정책 연구회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 나라의 성범죄 신고율은 6.1 %에 그치고 있다.

아동 대상 성 범죄가 이처럼 늘자 정부는 최근 가해자의 처벌을 강화하는 ‘성폭력 범죄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했다.

이에 앞서 지난 해 2월과 4월 용산과 제주에서 아동 성폭행 범죄가 발생했을 때에도 아동 성 범죄자 신상 공개 제도 강화, 성 범죄 특별 대책단 구성 등의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 같은 대책이 ‘땜질 처방’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 성폭력 상담소의 이윤상 부소장은 “단순히 가해자의 처벌을 강화하는 법 개정만으로 아동 성 범죄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피해 아동 진술의 신빙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범죄 재발 방지를 위한 전문 교정 프로그램 개발이 이뤄져야 하지만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중앙 아동 보호 전문 기관의 서태원 교육 홍보 팀장은 “이미 만들어 놓은 제도도 정부의 소홀로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것이 많다. 초등학교에서의 성교육이 대표적이다.

장기적으로 성교육은 성 범죄를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대책임에도 각 학교에서는 여전히 성교육이 소홀히 취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어린이 식품

학교 앞 불량 식품 NO!… 관리 기준 도입을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어린이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학교앞 문구점에서 팔리는 젤리 형태의 불량식품

어린이들의 먹을거리에도 경고등이 켜진 지 오래다. 어린이들이 즐겨 먹는 기호 식품에서 잇달아 이물질이 나와 충격을 주었다.

실제로 올해 3월에만 참치와 옥수수, 즉석 밥, 새우깡에서 이물질이 잇달아 나와 사회적인 문제가 되기도 했다.학교 앞 문구점이나 음식점에서는 여전히 비위생적인 불량 식품이 어린이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 소비자원이 지난 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접수한 식품 안전 불만 사례 가운데 이물질이 들어간 898 건을 분석한 결과, 분유(19.8 %)에 이어 어린이 기호 식품인 빵(9.1 %)과 과자(6.2 %) 순으로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식품 의약품 안전청(이하 식약청)이 학교에 급식 재료를 납품하는 363 개 업체의 위생 상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38.8 %가 영업 신고도 제대로 하지 않았으며, 위생 상태도 엉망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식약청이 전국의 학교 주변에서 어린이 기호 식품을 판매하는 968 개 업소에 대한 단속을 벌인 결과 무려 20 %에 해당하는 197 개 업소가 불량 식품을 판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어린이 건강을 저해하는 식품 문제가 잇달아 발생하자 정부는 지난 3월 ‘어린이 식생활 안전 관리 특별법’을 마련했다.

내년 3월부터 본격 시행되는 이 특별법에 따라 학교 앞 200 m 구역에서 불량, 부정 식품의 판매가 일체 금지된다. 어린이 기호 식품 전담 관리원 제도가 도입되고, 불량 식품을 제조하거나 판매한 업체에 대해서는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리는 처벌 조항도 들어 있다.

전문가들은 특별법 제정을 반기면서도 부족한 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전국 보건 교사회 이석희 회장은 “어린이 스스로 불량 식품을 멀리할 수 있도록 식품 안전 교육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학교에서 이 같은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교육이 이뤄지더라도 비만 예방 교육에 치우치기 일쑤다.”라고 말했다.

한국 청소년 정책 연구원의 임희진 연구위원은 “어린이 기호 식품이나 학교 급식의 경우 원재료에서부터 제조 및 유통 단계에 이르는 과정을 중점 관리할 수 있도록 식품 위해 요소 중점 관리 기준(HACCP) 제도를 하루 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 밖에도 어린이들의 비만을 유발할 수 있는 패스트푸드, 탄산 음료 등 고열량 저영양 식품에 대해서는 품목별로 규제하기 보다는 성분 함량에 따른 판매 금지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어린이 교통 사고

주택가 차량 시속 30 km 제한해야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어린이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교통 공원에서 안전 교육을 받고 있는 어린이들

최근 10 년간 우리 나라 어린이의 사고 사망 원인 1위는 교통 사고다. 정부와 사회의 많은 노력으로 어린이 교통 사고율은 해마다 낮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많은 어린이들이 교통 사고로 목숨을 잃고 있다.

또 다른 나라에 비해 어린이 교통 사고 사망률도 3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우리 나라 어린이의 교통 사고는 모두 1만 8175 건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202 명의 어린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하루 평균 50 건의 교통 사고가 일어나고, 이틀에 한 명꼴로 고귀한 생명이 세상을 떠나는 셈이다.

OECD(경제 협력 개발 기구) 회원국과 비교해도 우리 나라의 어린이 교통 사고율은 여전히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 해 우리 나라 14 세 이하 어린이 인구 10만 명당 교통 사고 사망자 수는 3.1 명으로, 스웨덴(0.6 명), 네덜란드(1.0 명), 영국(1.1 명), 덴마크(1.3 명)와 이웃 나라인 일본(1.1 명)보다 3~5 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정부는 학교 앞 어린이 보호 구역(스쿨 존)을 대폭 늘리는 한편,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대표적인 것이 스쿨 존에서의 교통 사고다. 전국의 스쿨 존은 2004년 887 곳에서 지난 해 1030 곳으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스쿨존 안에서의 어린이 교통 사고 역시 2004년 11 건에서 2006년 56 건으로 늘었다. 스쿨 존이 결코 교통 사고로부터 안전한 지역이 아니라는 증거인 셈이다.

스쿨 존 중심의 어린이 교통 사고 예방 대책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어린이 교통 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집 주변과 학원 등은 과속 방지턱, 가드 레일 등 교통 사고 예방 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한국 생활 안전 연합의 윤선화 공동 대표는 “영국이나 일본 등 교통 선진국처럼 스쿨 존뿐 아니라 주거지 주변에서의 차량 속도를 시속 30 km로 제한하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하지만 경찰청은 차량 주행 속도 제한이 사고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주민들의 민원이나 단속 인력 부족을 이유로 시행하지 않고 있다.”며, “민원 때문에 소중한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전시 행정의 본보기.”라고 주장했다.

한편, 안전 생활 실천 연대의 허억 사무처장은 안전 교육에 대한 부모들의 무관심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학원이나 과외 공부까지 시키는 것에 비해 교통 안전 교육에 대해서는 너무 소극적이다.

외국의 경우처럼 부모들이 함께 동네의 교통 취약 시설을 살피고, 체험 교육도 하면서 교통 안전 의식을 일찍부터 몸에 밸 수 있도록 이끌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빈 기자 binys@snhk.co.kr

 

출처 : 소년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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