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시골예찬!!

김신익2008.05.05
조회73
[블로그].. 시골예찬!!

서울사람들은 새벽부터 일어나서 칙칙한 공기를 마시고 위험한 곡예운전을 하거나 지하철에서 폭삭 구겨져서 직장에 간다. 상사의 눈치와 동료에 대한 경쟁심과 아랫사람들의 버릇없음에 분개하고 싸우다가 파김치같은 기분이 되어서 돌아온다. 가끔은 문화적인 호사도 누리고 살겠지만, 아무튼 비관적으로 보면 참 안타까운 생활이다. 그래도 조경이 잘 된 공원이나 궁궐들, 한강변에 지는 노을을 보는 것은 아마도 가장 커다란 위안이 아닐까? 시골사람은 말간 해가 동창에 떠서 흔들 때까지 늘어지게 자도 된다. 아니면 일찍 일어나서 새벽교회로 텃밭으로 해안도로 조깅으로 새벽 해산물 시장으로 다 돌아서 아침을 짓고 빨래를 돌리고 샤워를 하고 식사를 차린다. 기껏 주방 라디오에서 설거지하면서 클래식을 듣고 거기서 퀴즈를 풀면 상품으로 주는 세종문화회관의 음악회 티켓을 받을 생각은 아예 안한다. 문화생활이라야 기껏 동네 예술 회관에 춘난이나 야생화 전시회에 간다.. ---------- 중략 ---------- 오랜만에 가지는 일요일 오후시간을 늘어지게 자다가 일어나서 몰래 엄마 블로그에 들어가봤다. 난 일촌이 아니면 아무도 보지못하게 해놓았는데 엄마는 약간의 노출증세가 있어보이듯이 거의 모든걸 공개해놔서 누구나 들어와서 볼 수 있게끔 해놓았다. 요근래 만나서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던 서울 친구들에게, 하루에도 수십번 지하철 노선을 물어보던 내가 문득 문득 "목포 살면 바다보고 사냐"는 질문에 장난으로만 받아넘겼던게 생각났다. 그래.. 정말 시골사람은 차막힐 걱정, 사람에 휩쓸려 내 걸음속도를 남에게 맞추어야 되는 걱정, 실컷 자고도 지각따위 안하는, 시공간에 엄청난 이익을 가지고 사는것이야.. 하고 생각하며, 복잡하고 지져분한 서울에 사는 세련된 친구들을 하나도 부럽지 않다고 나름데로의 위로를 가지고 왔었다. 난 하루에도 바다를 수십번은 마주치고 산다. 날씨가 좋은 날은 햇빛이 바다에 반사되서 집안 깊숙한 구석까지 비추는 걸 보며 눈이 부셔서 막 단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반쯤감고 멍하게 바라보게된다. 낡고 녹이 슬어서 20년간 찌든 담배연기에 겔겔거리는 듯한 고령의 어선들은 더욱 캉캉거리는 엔진소리와 멋지진 않지만 아침을 확실하게 깨워주는 뱃고동을 외치며 부지런히 물살을 가른다. 내가 보는 배안의 허름한 바지의 주름지고, 갈라지고 시커멓게 그을린 피부의 뱃사람들은 어줍잔은 철선을 타고 자연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되있는 자신들의 안위를 서로 위로하며, 또 누구의 남편이 되었던지 간에 아낙들은 방파제에 앉아 낡고 녹슨 비참한 어선들이 저 바다 깊숙한 곳으로 한점이 될때까지 눈을 붙이고 앉아 있는다. 서울의 그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에겐 상상할 수 조차 없는 여유와 촌스러움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것이다. 난 그렇게 사는 것이 너무 좋다. 바쁘지만은 안은 듯한 내 인생.. 세련되진 않지만 평생을 그저그렇게 살아갈 수 있는.. 정월 대보름 같은 날에는 나물 한주먹에도 서로 감동하고 예의 바른 인사를 50, 60세가 넘어서도 2,3번씩 나눌수 있는, 자연으로 먹고 살지만 절대 자연에 대한 배려를 잃고 살지 않는 사람들이 정말 시골 사람들이다. 그다지 시골틱한 환경에서 자라진 않았지만 그래도 나에게 묻어나오는 촌스러움을 감출수가 없다. 그렇다고 감추고도 내세우고도 싶지 않은게 또 시골사람의 특성일까? 먼 훗날엔 꼭 내 아이들에게도 이런게 시골의 참맛이라는걸 꼭 체험 시켜주고 싶다. [사진] 내 방에서 고개만 돌리면 활짝 펴진 바다가 하루에도 몇번씩 얼굴 색깔을 바꾸면서 사람들을 맞이한다. 바다의 짠내음을 큰 숨으로 들이 마시며 아침을 시작하고, 지져분한 몰골로도 잘만 돌아다니는 나는 평생 촌놈을 못벗어날껏 같다. ----------------남창 방에서------------>9k115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