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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익환2008.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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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을 폄하하는 중앙일보를 바라보는 현직교사의 마음 [797] 김유동 번호 65676 | 2008.05.05 조회 53368

 

 화가 납니다. 정말 화가 납니다. 중앙일보 기자들은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 학생들이 바보가 되길 원하는 매국노 집단이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저는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3학년 담임입니다. 5월 3일 토요일 날 중간고사 시험이 끝나 우리반 학생들은 모두 뮤지컬을 보러 가기로 했었습니다. 그런데 한 학생이 뮤지컬을 포기하고 촛불 집회에 가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기특했지만 그 학생이 돈까지 내고 뮤지컬을 못보는 것이 안타까워 포기를 권했습니다. 하지만 그 학생은 저도 보고는 싶지만 다른 친구들과 굳은 약속을 했다며 집회 장소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보면 시대의 흐름을 바꾼 역사의 현장에는 중고등학생들이 꼭 있었습니다. 광주학생운동은 독립 투쟁의 커다란 획을 그은 사건이었고, 4.19 혁명도 고등학생인 김주열 군의 시신을 본 시민들의 분노로 촉발되었습니다. 80년 서울의 봄 때도, 87년 민주화의 봄 때도 비록 언론의 주목은 받지 못했지만 고등학생이 한 모퉁이에서 민주화를 외쳤습니다.

 

  몇년 전에는 고등학생들이 두발자유화가 헌법상의 신체의 자유를 위배한다며 헌법소원을 내  결국 교육부의 수정안을 이끌었습니다. 일부 사립고에서 이사장, 교장 등이 비리를 저지를 때 가장 먼저 나선 사람들은 교사, 학부형이 아닌 대부분 해당 학교의 학생들이었습니다. 이렇게 의식 수준 높은 학생들을 중앙일보는 연예인, 정치적 선동에 끌려 나온 철부지 학생들로 매도했습니다. 집회 참석자의 60%가 학생이니까 이 집회는 의미가 없다며 학생들을 모독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참여한 이유는 '선동' 때문이 아니라 결국 미국산 쇠고기 개방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볼 국민은 경제적 제약으로 인해 각종 싼 패스트 푸드와 학교 급식을 먹을 수 밖에 없는 학생들 자신이라는 '똑똑한 자각' 때문이라는 것을 중앙일보는 무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몇 년 전 프랑스에서 고등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고 총파업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그 집회를 막아야 할 프랑스 교육부 장관은 ' 이 일로 인해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의 의식 수준 함양을 기대한다'라는 칭찬성 성명을 발표하면서 평화적 집회를 강조했습니다. 조중동은 이정도는 아니더라도 사회 참여를 실천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청소년의 의식을 한번 쯤 칭찬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그것이 바로 학생들을 올바른 민주 시민으로 키우는 신문의 역할 아닙니까? 

 

 중앙 일보는 섹션 신문으로 특목고, 자사고 특집을 매 주 냅니다. 어떻게 특목고에 들어갈 수 있는가를 각종 학원 강사들의 인터뷰 기사와 광고로 채우면서 생난리를 칩니다. 불과 전체 독자의 몇 퍼센트에 해당하는 중학생 부모를 지닌 부모를 상대로 엄청난 지면을 낭비하는 것입니다. 중앙일보의 교육에 대한 기사 수준은 이정도 입니다. ( 삼성이 소속 재단의 한 고등학교를 특목고나 자사고를 만들고 싶어하는 것을 참고하면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왜 당신은 중앙일보를 보냐구요? 사실 저는 학교에서 논술을 가르치기 때문에 여러가지 신문을 구독하고 있습니다. 신문은 논술을 가르치는 데 좋은 교재거든요. 한 사건을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해야 하잖아요. 하지만 얼마 전부터 삼성 이건희 찬양지가 된 중앙일보를 도저히 볼 수가 없어서 중앙일보사에 항의 전화를 하고  구독을 중지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계속 보고 있습니다.(구독하고 있는 신문을 끊는 것은 국교를 단절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전화로 연결된  중앙 일보의 지역 담당자가 새벽에 어렵게 배달하는 배달 아주머니의 수입이 몇 천원 준다며 애원했기 때문입니다. 1년 무료를 약속하면서 말이죠. 전 무료라도 싫다고 했지만 여전히 지금도 계속 오고 있습니다.

 

그 담당자의 말로 저의 글을 마무리 합니다. ' 저도 참 답답합니다. 고객님과 같은 이유로 끊으려는 사람들이 많지만 중앙에서는 기사 똑바로 쓸 생각은 안하고 지국만 닦달이고 있습니다. 이 xx같은 본사  놈들 때문에 우리만 고생입니다.'

 

 휴, 이 땅의 신문들이 언제나 회사 사주가 아닌 국민의 신문이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