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을 응급실, 이대로 괜찮은가?!

구윤헌2008.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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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ABC사의 Grey's Anatomy (해부,해부학,해부술,해부학적 구조,해골) 오늘 제가 실제로 응급실 다녀온 애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2008.5.5 오전, 저희 가족은 조금 긴장된 아침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저희 어머님이 2~3일 전부터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이셨는데,급기야 상태가 많이 안 좋아지신 것 같더라구요. 저는 아침8시에 회사에 전화를 걸어 사정을 애기를 애기하고 결근하기로 하고 아버지는우선 출근하시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어머님이 4일 오전부터 거의 식사를 못하셨기에식사를 챙겨드리러 했으나 도저히 못하시더군요..결국, 오후 1시 반쯤, 어머님께서 의식을 잃으셨습니다. 저와 제 누님은 급히 구조대에 연락해서대학종합병원에 갔습니다. 구조대를 기다리고 어머님 이송하고 하다 보니 병원엔 2시쯤 도착했네요. 초기 응급 처치에 대해서 여러모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여러 체크 장비들 분주하게 달아주시고 한 쪽에선 맥박 및 혈압 봐주시고, 또 옆에선 혈액 검사를 채취하고 계셨구요. 여러 정황에 대해 인턴분과 대화 나누고 초기 처치 어느 정도 마무리되니깐 2시반 정도 되었습니다. 조금 뒤에 곧 담당 교수님이 올 거라며 잠시만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3시가 지나도, 4시가 지나도 담당 의사 선생님은 오시질 않았습니다. 저도 다른 환자들 생각해서 참고 있다가 조용하고 최대한 예의 갖추어 두 세 차례 여쭤봤는데 정말 곧 도착하실 테니 잠시만 더 기다리랍니다. 네..또 기다렸습니다. 4시 반이 지났고, 갑자기 어머님께서 경기와 발작 증세를 보이셔서 너무 놀란 나머지 큰 소리로 간호사를 불렀습니다. "어머님께서 열이 가라않으셔서 그러는 거니깐놀라지 마시고 기다리세요""저기요..이렇게 갑자기 경기까지 막 일으키는데 대체의사 선생님은 언제 만나나요! 그리고 혈액 검사 결과도금방 나온다더니 왜 아무런 말도 없죠?""그럼 기다리는 사이에 흉부 X-ray라도 먼저 찍어볼께요""이렇게 경기 나시는데 무슨 X-ray 입니까!의사 선생님 좀 제발 불러주세요 초조해서 미치겠네요" 그렇게 약간의 실랑이를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2시 반에 병원에 도착한 저희는 5시 반에 의사 선생님 처음 만나 뵈었습니다. 검사 결과 봤는데 중환자실 입원하랍니다. 중환자실 이라는 것은 정말 위독하거나 극진한 간호가 필요한 상태의 환자들이 입원 하는 곳으로 알고 있었는데..그렇게 몇 시간을 그냥 방치해 둔 겁니다. 정말 화가 나더군요. 더욱이, 몇몇 결과는 좀 더 후에 나온다며 잠시 후에 다시 오겠다고 가더니 아무리 재촉을 해도 결국엔 9시반~10시 사이에 오셨습니다. 그러더니 똑같은 말만 해주더군요."중환자실 가실 겁니까? 아니시면.. 우선 오늘 귀가해보셨다가 또 악화되시면 새벽에라도 당장 모시고 오세요"응급실의 대처에 너무 불안했던 저희 가족은 12시쯤에 돼서야 우선 조금 진정되신 어머님을 집으로 모시고 왔습니다. 혹시나 다시 악화되면 다른 병원 찾아갈 계획이고, 만일을 대비해 서울 쪽에 그나마 가까운 종합 병원에 직접 사정을 전달해두었습니다. 저희 가족은 오늘 밤, 교대로 어머님을 돌보기로 했고, 그 사이 저는 심각함을 잊지 않기 위해 이 글을 적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진짜 이유는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지금까지 조금 긴 글이었지만, 응급실의 심각한 문제를 발견하게 되어서 도무지 쉽게 넘어갈 수 없었습니다.이렇게 저희 온 가족이 초조함으로 어머님 곁을 지키고 있던 약 10시간 동안 제가 생각해도 꽤 많은 응급환자들이 들어왔습니다. 그 중엔 자살 시도, 교통 사고, 갑작스런 심장 발작, 구타 등등.. 정말 여러 환자를 봤는데..싸움 구경도 여러 번 봤습니다. 보호자와 간호사와의 말싸움이 대부분이었고, 보호자와 인턴간의 싸움은 경비 분들이 달려와 말린 경우까지 있었네요. 그 중에 정말 심각했던 일을 하나 말씀 드리려 합니다. 이건 어쩌면 단지 한 가지의 에피소드가 아닌 하나의 사회문제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있던 일 그대로를 옮겨보겠습니다. 독거노인의 응급실행은 영안실의 지름길?? 어머님을 간호하다가 조금 지쳤던 저는 잠시 응급실 밖으로 바람을 쐬러 갔습니다. 드때 마침 응급차가 하나 도착했고, 응급침대에는 백발이 지긋한 할아버지께서 혼자 누워계셨죠. 바람을 좀쐬고 응급실 어머니 침대로 갔더니그 분은 옆 병상에 누워계셨고, 호흡이 꽤 가파르게 보였는데 별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더군요."그냥 감기 같은게 심하신 건가? 천식이 있으신가?" 그렇게 20~30분이 지나자 할아버지께서 조금씩 말을 하실 수 있게 되었고.. "숨도 못 쉬겠고 심장 질환의 지병이 있으니 치료를 부탁한다." "할아버지는 같이 오신 보호자도 없고 접수가 안되어서 진료를 해드릴 수 없어요. 응급실은 보호자가 접수를 하셔야만 치료를 하실 수 있어요" "내가 실려올 때 침대에 같이 가져온 가방에 돈이랑 카드 있으니 제발 숨 좀 쉬게 해주쇼""할아버지 죄송해요. 규정상 보호자께서 접수하셔야 해요.자녀분들 안 계신가요? 연락하실 곳 없으세요?""우리 아들 놈은 서울에 있고 딸래미도 오려면두어 시간 걸릴텐데..""그럼 안 되는데, 핸드폰 번호 좀 불러주세요"이런 대화가 계속 오가더군요. 의학상식은 미천하나 상식적으로 할아버지는 꽤 심각해 보였고, 저는 옆에서 "제가 이 할아버지 실려오시는 거 봤는데, 저희 가족이 임시로 보호자가 되어드리고 진료비도 할아버지 있으시다 하고 우선 부족하면 저희가 도와드릴 테니 진료 시작해주시면 안되나요?""네 그렇게 해 드릴 순 없습니다." 결국, 그 할아버지는 따님께서 도착하신 정말 두 시간 뒤에야간단한 응급 조치부터 취하더니 그 사실을 알게 된 따님은 할아버지가 숨을 고르시게 되자 응급차를 불러 다른 병원으로 가셨습니다.응급실을 빠져나가면서 할아버지는 정말 서럽게 눈물을 흘리시며잘 나오지도 않는 목소리로 "늙으면 그냥 죽어야 되 서러워 못사네"하시며 통곡하셨습니다. 정말, 사정상 독거 노인이 되신 분들.. 혹은자녀에게 버림받으신 분들은 응급실이 아닌 영안실의 입구가 되지 않을까 걱정되고 섬뜩하기까지 했습니다. 오늘 제가 갔었던 응급실에는 수 많은 환자가 있었지만 대부분 보호자를 동반하였고 늦어도 30분 안에는 어떻게든 가족 중, 친지 분 중 한 분 이라도 오셨습니다. 물론, 응급실이란 건 5분 10분 사이에도 환자의 목숨이 오락가락 만한 상황이 벌어지죠. 허나 이와 같은 노인 분들에게는 어려운 일이 될수도 있습니다. 자녀분, 가족 분들과 함께 사시는분들도 많지만 우리나라도 점점 핵가족화가 극단적으로 이루어 지는 상황 속에서 모든 노인이 친지와 가까운 곳에 산다는 법은 없습니다.또한, 독거 노인 분들은 그만큼 보살핌을 적게 받기에 아파도 참고 지내시는분들이 많으며 그러다가 쓸쓸히 방안에서 작고하시고 나중에 발견되는 일들은뉴스에서도 심심찮게 접할 수 있었죠. 오늘, 제가 직접 눈으로 경험하고 심지어도와드리려고도 했지만 그 놈이 틀에 박힌 규정은 유연함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병원 측도 전혀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국민들의, 환자들의 건강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지만 금전적인 이익을 위해 존재함 역시공존하는 곳이고 자칫 유연함이 금전적 손해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몇푼 보다 더 중요한 건 환자들의 건강과 생명이라 생각합니다.단 하루가 남은 삶이라 한들, 몇 백, 몇 천, 몇 억이 더크고 소중하다고 볼 수는 없겠죠.어머님을 모시고 집으로 돌아와서 집도 정리하고 방에서 쉬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나 내가 오늘 그냥 출근했다면 내 어머니..정말 어찌 되었을까.."그리고,"그 따님이 만약 조금이라도 더 늦어서 할아버지 큰 일 생기셨으면,조금 더 강경하게 밀어붙이지 못했던 나는 얼마나 큰 가시 하나를 가슴에 박고 살아갈까.."제 어머님도 위독한데 왜 남의 일까지 신경 쓰냐 하실 수고 있겠지만, 저도 제 외할머니가 조금 먼 곳에 혼자 사시기에 남일이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저의 이 글이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읽어주실지, 또한 얼만큼 제가 하고자 했던 메세지가 전달될지는 모르겠으나 병원업계나 관련 제도적 장치를 위해 일하시는 분 중 단 한 분이라도 조금 저 많아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그것이 병원들의 규정이나 각종 제도적 장치를 강화,수정할수만 있다면 보다 세세한 복지가 발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길이 아닐까요? 덧1) 인턴 분들은 대부분 중요한 검사 및 치료 전에 그것리 미칠 수있는 '부작용'에 관해 보호자에게 수 차례 강조하는 모습을 볼 수있었습니다.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는 자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경제적 능력은 되지만 보호자(책임자)가 없다는 이유 하나로 자신들이 책임지고 치료해주지 않는 그들(병원&의사)의 책임회피경향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의학 드라마에서 보던 열정적이고따뜻했던 병원이 그립기만 한 하루였습니다. 덧2) 제 글이 매일 주야를 넘나들며 고생하시는 의사 선생님과 간호 선생님들의 수도에 해를 끼치고자 함은 아니라는 것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단지 저희 어머님과 그 할아버지를 비롯, 오늘의 몇몇 안타까운 상황을 지켜본 사람으로써 쓰는 글임을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