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美 ‘쇠고기 괴담’의 선동과 악용

이양자2008.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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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反美 ‘쇠고기 괴담’의 선동과 악용

 

 

선진화를 국정 지표의 하나로 내세운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3개월도 되지 않아 한국 사회는 커다란 시험대를 맞고 있다. 지금 나라를 휩쓸고 있는 ‘광우병 소’ 파동이 그것이다. 이 광우병 소 파동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를 응축시켜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전제 조건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다. 2006년 3월 한·미 간에 합의된 수입 위생 조건에서는 광우병 위험이 추가로 발견된 경우 수입을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있었으나 이번 협상에서는 오히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도 국제수역사무국(OIE)이 현재 광우병위험통제국으로 지정돼 있는 미국의 지위를 낮추지 않는 한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지 않는다고 합의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검역 주권의 문제, 국민 건강 위협의 문제에 대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졸속 협상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일정한 시점을 계기로 그 비판이 도를 넘어 광기를 띠기 시작했다. 전교조 충북지부 자료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해 학생들에게 알릴 각종 동영상, 노래 모음 CD를 뿌리기 시작하더니 급속도로 중·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문자 메시지 등이 퍼졌고, 인터넷에는 마치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면 어린 학생들이 급식을 먹고 많이 죽게 될 것 같다는 인상을 주는 글들이 범람하기 시작했다. 일부 연예인들은 ‘미국산 쇠고기를 먹느니 청산가리를 입에 털어넣겠다’는 글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리거나 학생들의 집회에 참석해 ‘학생들이 0교시 수업하느라 새벽에 일어나 미친 소 급식을 먹은 뒤 죽어 대운하에 뿌려지게 될 것이 염려된다’는 등의 선동적인 발언으로 어린 학생들을 더욱 자극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희섭 신경과학연구센터장의 설명에 따르면 한림대 김용선 교수의 논문이 인간 광우병인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이 아니라 아직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산발형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에 대한 것임에도 MBC는 그 논문의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지 않고 권위 있는 교수의 연구 결과 한국인들이 특별히 광우병에 걸릴 유전자 비율이 높다는 것이 밝혀졌다는 취지로 방송했다. 이후 인터넷에 ‘국민 말살정책이 시작된다’ ‘뇌송송 구멍탁’ 등 자극적인 쓰레기 구호들이 급속도로 넘쳐 흘렀다.

과연 미국산 소가 광우병의 근원인가. 신문 보도에 따르면 인간 광우병의 경우 지금까지 알려진 207명 가운데 영국인이 166명으로 압도적으로 많고 미국인은 3명에 불과한데 그들 모두 영국에 장기 거주한 사람들이다. 소의 광우병 사례도 미국의 경우 1억마리의 소 가운데 3마리임에 비해 일본은 100만마리 가운데 30여마리라고 한다. 미국의 소 3마리 가운데 1마리는 캐나다에서 수입했고 2마리는 1997년 육골분 사료가 금지되기 전 태어난 경우라고 한다. 한마디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파동’이 과연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인지 심각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여당은 국정의 중요한 문제일수록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국민의 이해를 이끌어내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것이 경제적으로는 다소 비효율적이고 시간이 걸릴지라도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또, 우리 사회에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토론이나 대화는 외면한 채 반미 의식에 사로잡혀 ‘미선·효순 사건’에서 본 것처럼 아직 판단이 성숙하지 못한 청소년까지도 선전 선동의 도구로 이용하려는 세력이 있고, 그러한 현상을 악용하려는 정치세력이나 집단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정부와 국민이 함께 이를 정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런 세력이 활개를 치는 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토론이나 정책 및 선진 사회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차기환 / 변호사]]

 

 

             광우병 유언비어 ‘배후’ 철저히 수사해 엄단하라

 

 

국가의 기능과 권위가 시험대에 선 듯한 양상이다. 미국산 쇠고기가 곧 광우병이진 않다는 과학계·의료계의 확신에 찬 소견에도 불구하고 9일 서울 도심은 다시 쇠고기의 진실과 거짓 그 모두를 호도하는 대규모 집회가 준비되고 있다. 집회의 촛불이 2, 3일에 이어 또 진실을 거짓으로, 또 거짓을 진실인 듯 뒤섞고 또 휘젓는다면 그것은 어둠을 밝히는 촛불의 원래 의미가 무엇인가 묻게 한다는 것이 우리의 안타까운 지적이다.

그런 촛불집회의 대(對)정부 성토는 인터넷의 ‘쇠고기 괴담’이 발원지가 돼왔다. 우리가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를 각별히 주목해온 것도 그 때문이다. 그 1항은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자’를 범죄자로, 또 그 법정형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규정하고 있다. 누가 인터넷 공간을 횡행해 혹세무민해왔는지 검찰이 철저히 역추적해 엄단해야 한다.

우리는 미 쇠고기 수입을 ‘광우병 수입’으로 호도하여 반미(反美)를 선동하고 그로써 국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를 무산시키려는 일단의 집요한 시도를 경계해왔다. 과학계·의료계도 유언비어 맹종을 우려하고 있다. 이영순 서울대 인수(人獸)공통질병연구소장은 8일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토론회에서 “광우병은 원인이 밝혀져 5년 안에 사라질 질병”이라고 밝혔다. 그의 뒤를 광우병 불안심리의 지나친 확대재생산을 우려하는 대한의사협회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등의 지적이 줄잇고 있다. 어둠을 걷는 것이 촛불이라면 우리는 이들의 지적이 촛불답다고 믿는다.

검찰은 인터넷의 쇠고기 괴담을 ‘사이버 테러’로 규정하고 “국가의 미래가 악의적 유언비어에 발목잡히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해왔다. 그렇다. 악의적 유언비어를 증폭시켜 사회의 신뢰구조와 함께 이명박 정부의 정통성까지 허물려는 혐의가 점점 노골화하는 ‘배후’에 대해 법이 무엇이고 정의가 무엇인지를 입증해야 할 검찰의 책임이 그만큼 무겁다.


문화일보 5월9일자 사설

 

 

                    反이명박정부 투쟁 선동하는 북한

 

 

북한이 중앙방송·조선중앙통신·노동신문·우리민족끼리·통일신보 등 각종 매체를 동원해 반(反)이명박 정부 투쟁을 선동하고 있다. 중앙방송이 4일 ‘더욱 노골화되는 반공화국 책동’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이명박 전쟁정권을 반대하는 반전, 반괴뢰 투쟁을 더 과감히 벌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부추긴 것은 최근의 비근한 예일 뿐이다. 왜 그런 선동에 나섰는지는 북한이 스스로 밝히다시피 하고 있다. 평양방송은 앞서 2일 “좋게 발전하던 북남관계가 동결되고 정세가 긴장격화로 치닫는 속에 민족의 운명이 위협당하고 있다”고 했다. 김대중·노무현 전 정부에 대한 향수(鄕愁)가 ‘이명박 호전정권의 파멸’을 되뇌게 하고 있다는 게 우리 시각이다.

북한 매체들이 선동의 또다른 한 계기로 삼고 있는 한국 공군의 F-15K 전투기 추가 도입 계획도 본질적으로 북한의 안보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임은 물론이다. 그런데도 과거·현재·미래에 걸쳐 한반도 안보와 평화에 절체절명의 위기 그 조성의 장본인인 북한이 5일 중앙통신을 통해 한·미 양국이 ‘북침 전쟁연습’을 하고 있다면서 한반도에서 “언제 전쟁의 불찌(불씨)가 튈지 모를 위험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고 한 것이야말로 그대로 적반하장(賊反荷杖)이 아닐 수 없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인민군 제1105부대를 시찰, 지휘참모훈련과 화력시범훈련을 참관한 후 전투력 강화를 강조했다고 전한 바로 그 통신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와 관련하여 노동신문이 3일 “남조선 인민들의 이익을 판 매국행각” 운운한 저의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우리는 북한이 스스로 변화하지 않는다면 기사회생의 길을 스스로 막는 죄과임을 제대로 헤아려야 함을 거듭 강조하며, 국내 일부 세력의 부화뇌동을 아울러 경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