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이 작곡한 전주곡 (Prelude) op.28은 총 24곡으로 이루어진 피아노 작품집입니다.
op.28에 속하지 않는 짜투리(?) prelude가 2곡이 더 있긴 합니다만.. 보통 쇼팽의 전주곡하면 op.28의 24곡을
말합니다.
피아노의 구약성서라고 불리우는 J.S.Bach의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을 의식해서 만들어진 작품이죠.
즉, C major, C sharp major, D major, D sharp major, E major.... 이런 식으로 장조곡 12곡, 똑같이 단조곡 12곡.
이렇게 24곡이 됩니다. 물론 순서대로 된 것은 아니고, 첫번째 곡이 C major, 두번째 곡은 a minor, 세번째 곡은
G major 이렇게 왔다갔다 합니다. 그러나 장조와 단조가 번갈아가며 나오게 배열되어 있죠.
Bach의 그것과 다른 점을 살펴보면, Bach의 평균율 (well-tempered) 클라비어 곡집은 24곡으로 1권, 또 24곡으로 1권 이렇게 1,2권 총 48곡입니다. Chopin 보다 딱 2배가 많죠.
더군다나 Bach는 Prelude에 푸가가 하나씩 짝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곡수는 96곡이 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CD로도 4장짜리가 대부분이지요.
Chopin의 전주곡집은 딱 24곡, CD1장으로 깔끔하게(??) 끝납니다.
Chopin의 다른 작품집, 즉, 야상곡집이나 폴로네에즈 시리즈들을 들어보면 그래도 어느 정도 작품의 분위기랄까,
아우라 같은게 대략 비슷하다고 느껴지는 반면, 이 전주곡집은 곡 하나하나가 정말 독자적인 세계를 품고 있는 듯
합니다. 어떤 곡은 현대 피아노곡 같이 들리기도 하죠. 피아노 기법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Waltz 곡집, Etude op.10 시리즈와 더불어 가장 좋아하는 쇼팽의 작품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전곡을 다 들어본 앨범은 그리 많지 않네요..
가장 좋아하는 연주는 러시아 피아니스트 Grigory Sokolov의 1990년 파리 연주실황입니다.
바로 요 앨범이지요.. 라이브인데도 불구하고 녹음도 훌륭합니다.
보통 러시아 피아니스트라고 하면 초절기교와 강철같은 타건 등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러나 Sokolov의 Prelude는 그윽한 서정과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말랑말랑하고 달콤하게만 해석을 한 것이 아니라 각각의 곡마다 가지고 있는 독특한 분위기를 명확하게 살려내고 있는 듯 합니다.
가장 음악애호가들에게 reference로 이름 높은 앨범은 Maurizio Pollini (왼쪽)와 Martha Argerich (오른쪽)이겠죠?
Pollini의 연주를 듣다 보면 역시 사람은 생긴대로 노는구나라는 엉뚱한 생각이 가끔 들곤 합니다.
분석적이고 이지적이고, 약간 차갑고... 이 앨범에서도 로맨틱한 쇼팽이 아니라 이지적이고, 확실한(?) 쇼팽을
들려줍니다. 기름기가 쪽 빠진 쇼팽이지요. 직구 강속구로만 승부하는 정통파 투수를 보는 듯 합니다.
Argerich는 제가 LP로 가지고 있는데, 피아노의 여제란 별명답게 확실한 테크닉을 바탕으로 화끈한 연주를 들려줍니다. 70년대 중반의 연주이니까 Argerich가 나름 젊었을 때네요. 그 당시 Argerich의 연주를 들어보면 진짜
여제라는 그녀의 별명이 헛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지금은 나이도 좀 드시고, 백발이 많이 보이는 할머니 피아니스트가 되었죠. 그래서 그런지 최근엔
당최 독주는 안하시고 앙상블만 하시더라구요. 타건의 날카로움도 많이 사라지고.. 마치 바이얼린으로 치면
정경화 선생을 보는 듯 합니다. 젊은 날의 화려한 테크닉과 불꽃같은 연주.. 나이가 든 현재는 젊은 날의 불꽃은
내부로 침잠하고 내성적이고 소박한 연주를 들려주는.........
비평가들은 그들의 이러한 변화를 성숙, 해탈과 같은 단어를 사용해서 매우 긍정적으로 해석합니다만,
제 개인적으론 그들만의 남달랐던 불꽃, 그들만의 개성이 사라진 듯 하여 좀 아쉽습니다.
최근에 들어본 연주가 하나있는데, 프랑스의 새로운 제1선발(??) 알렉상드르 타로 (Alexandre Tharaud)의 신보입니다. 올해 발매된 아주 따끈따끈한 신보인데, 제가 개인적으로 관심이 좀 있는 피아니스트라 나오자마자
덥석 사버렸죠..
단골CD샵에서 구입을 하고 집으로 오면서 차에서 들었는데, 무척이나 거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와 홈오됴로 차근차근 꼭꼭 씹어 들어 보았죠.
거칠다기 보다는 신경질적인 듯한 느낌... 불안하다는 느낌... Sokolov의 연주를 다시 걸어보니 그 차이가 더욱
두드러져 보이더군요. 아마도 호불호가 크게 갈릴만한 연주라고 생각됩니다.
속에 내지를 읽어보니 좀 의문점이 풀리더군요. 내지에 Tharaud와 인터뷰한 내용이 실려있는데, 기본적으로
이 전주곡집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The cycle of 24 preludes is shot through with violence and death. I like to play it without interruption, maintaining the same tension throughout, and a certain fear... 후략..
폭력과 죽음이라... 타로라는 친구의 해석의 키워드는 일종의 폭력과 죽음에 대한 공포였던거죠.
그의 해석에 100% 공감할수는 없지만, 연주만큼은 훌륭했습니다. 하기는 쇼팽의 일생 자체를 생각해보면 그가 선택한
공포, 죽음의 키워드에 일정부분 공감하기는 합니다만...
그가 쿠프랭 등에서 보여줬던 재기가 이렇게 또 변주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Cello의 Wispelwey,
바이올린의 Hirary Hahn, 바로크 바이올린의 Rachel Podger 등과 더불어 앞으로 주욱 지켜봐야할 아티스트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폴리니나 아르게리치 같은 reference 급 연주에 식상하신 매니아가 별식을 좀 먹고 싶을 때
Chopin의 Prelude op.28
쇼팽이 작곡한 전주곡 (Prelude) op.28은 총 24곡으로 이루어진 피아노 작품집입니다.
op.28에 속하지 않는 짜투리(?) prelude가 2곡이 더 있긴 합니다만.. 보통 쇼팽의 전주곡하면 op.28의 24곡을
말합니다.
피아노의 구약성서라고 불리우는 J.S.Bach의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을 의식해서 만들어진 작품이죠.
즉, C major, C sharp major, D major, D sharp major, E major.... 이런 식으로 장조곡 12곡, 똑같이 단조곡 12곡.
이렇게 24곡이 됩니다. 물론 순서대로 된 것은 아니고, 첫번째 곡이 C major, 두번째 곡은 a minor, 세번째 곡은
G major 이렇게 왔다갔다 합니다. 그러나 장조와 단조가 번갈아가며 나오게 배열되어 있죠.
Bach의 그것과 다른 점을 살펴보면, Bach의 평균율 (well-tempered) 클라비어 곡집은 24곡으로 1권, 또 24곡으로 1권 이렇게 1,2권 총 48곡입니다. Chopin 보다 딱 2배가 많죠.
더군다나 Bach는 Prelude에 푸가가 하나씩 짝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곡수는 96곡이 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CD로도 4장짜리가 대부분이지요.
Chopin의 전주곡집은 딱 24곡, CD1장으로 깔끔하게(??) 끝납니다.
Chopin의 다른 작품집, 즉, 야상곡집이나 폴로네에즈 시리즈들을 들어보면 그래도 어느 정도 작품의 분위기랄까,
아우라 같은게 대략 비슷하다고 느껴지는 반면, 이 전주곡집은 곡 하나하나가 정말 독자적인 세계를 품고 있는 듯
합니다. 어떤 곡은 현대 피아노곡 같이 들리기도 하죠. 피아노 기법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Waltz 곡집, Etude op.10 시리즈와 더불어 가장 좋아하는 쇼팽의 작품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전곡을 다 들어본 앨범은 그리 많지 않네요..
가장 좋아하는 연주는 러시아 피아니스트 Grigory Sokolov의 1990년 파리 연주실황입니다.
보통 러시아 피아니스트라고 하면 초절기교와 강철같은 타건 등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러나 Sokolov의 Prelude는 그윽한 서정과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말랑말랑하고 달콤하게만 해석을 한 것이 아니라 각각의 곡마다 가지고 있는 독특한 분위기를 명확하게 살려내고 있는 듯 합니다.
가장 음악애호가들에게 reference로 이름 높은 앨범은 Maurizio Pollini (왼쪽)와 Martha Argerich (오른쪽)이겠죠?
Pollini의 연주를 듣다 보면 역시 사람은 생긴대로 노는구나라는 엉뚱한 생각이 가끔 들곤 합니다.
분석적이고 이지적이고, 약간 차갑고... 이 앨범에서도 로맨틱한 쇼팽이 아니라 이지적이고, 확실한(?) 쇼팽을
들려줍니다. 기름기가 쪽 빠진 쇼팽이지요. 직구 강속구로만 승부하는 정통파 투수를 보는 듯 합니다.
Argerich는 제가 LP로 가지고 있는데, 피아노의 여제란 별명답게 확실한 테크닉을 바탕으로 화끈한 연주를 들려줍니다. 70년대 중반의 연주이니까 Argerich가 나름 젊었을 때네요. 그 당시 Argerich의 연주를 들어보면 진짜
여제라는 그녀의 별명이 헛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지금은 나이도 좀 드시고, 백발이 많이 보이는 할머니 피아니스트가 되었죠. 그래서 그런지 최근엔
당최 독주는 안하시고 앙상블만 하시더라구요. 타건의 날카로움도 많이 사라지고.. 마치 바이얼린으로 치면
정경화 선생을 보는 듯 합니다. 젊은 날의 화려한 테크닉과 불꽃같은 연주.. 나이가 든 현재는 젊은 날의 불꽃은
내부로 침잠하고 내성적이고 소박한 연주를 들려주는.........
비평가들은 그들의 이러한 변화를 성숙, 해탈과 같은 단어를 사용해서 매우 긍정적으로 해석합니다만,
제 개인적으론 그들만의 남달랐던 불꽃, 그들만의 개성이 사라진 듯 하여 좀 아쉽습니다.
최근에 들어본 연주가 하나있는데, 프랑스의 새로운 제1선발(??) 알렉상드르 타로 (Alexandre Tharaud)의 신보입니다. 올해 발매된 아주 따끈따끈한 신보인데, 제가 개인적으로 관심이 좀 있는 피아니스트라 나오자마자
덥석 사버렸죠..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와 홈오됴로 차근차근 꼭꼭 씹어 들어 보았죠.
거칠다기 보다는 신경질적인 듯한 느낌... 불안하다는 느낌... Sokolov의 연주를 다시 걸어보니 그 차이가 더욱
두드러져 보이더군요. 아마도 호불호가 크게 갈릴만한 연주라고 생각됩니다.
속에 내지를 읽어보니 좀 의문점이 풀리더군요. 내지에 Tharaud와 인터뷰한 내용이 실려있는데, 기본적으로
이 전주곡집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The cycle of 24 preludes is shot through with violence and death. I like to play it without interruption, maintaining the same tension throughout, and a certain fear... 후략..
폭력과 죽음이라... 타로라는 친구의 해석의 키워드는 일종의 폭력과 죽음에 대한 공포였던거죠.
그의 해석에 100% 공감할수는 없지만, 연주만큼은 훌륭했습니다. 하기는 쇼팽의 일생 자체를 생각해보면 그가 선택한
공포, 죽음의 키워드에 일정부분 공감하기는 합니다만...
그가 쿠프랭 등에서 보여줬던 재기가 이렇게 또 변주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Cello의 Wispelwey,
바이올린의 Hirary Hahn, 바로크 바이올린의 Rachel Podger 등과 더불어 앞으로 주욱 지켜봐야할 아티스트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폴리니나 아르게리치 같은 reference 급 연주에 식상하신 매니아가 별식을 좀 먹고 싶을 때
딱 좋은 메뉴(?)가 아닌가 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