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_ 가 갤러리 "김을 drawing - 눈물"

류영주2008.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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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_ 가 갤러리 "김을 drawing - 눈물"

 

  ‘가 갤러리’에서 전시되는 ‘김을’의 ‘눈물’ 드로잉은 2002년부터 시작한 드로잉 여행의 마지막 여정으로, 그에게 있어서 삶과 예술의 총체적이며 결정체로 여겨질 만큼, 다른 차원의 맥락으로 넘어가는 중요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김을’은 2002년부터 거의 매일 드로잉을 해오면서 한해도 거르지 않고 드로잉 전시를 열어왔다. 전시되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여 총 4000여점, 여기에 그의 인생과 철학이 담긴 예술의, 미술의 ‘날 것’의 언어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러한 드로잉 언어들은 사랑, 농담, 정념, 눈물, 도덕, 욕망, 아름다움, 상상, 영혼, 종교, 웃음, 진실, 꿈, 분노, 바람, 피, 장난감, 시간, 세계, 물리, 자연, 우주, 공간, 몸, 본질, 이상, 생명, 존재, 가치, 의문, 죽음, 현실, 원리, 그림, 역사, … 등등의 화두에 의해 잡화雜畵, 정말 좋은 드로잉, 갑신잡언甲申雜言, 어떤 표상들, M․A․D 2002, 눈물의 종류, 나의 공구, 동심원, 새, 밤듸 마을, CCTV, 간지間紙, MY BLACK DRAWING BOOK, 무제, 여행, 와渦, 드로잉 하는 기계, 오브제, 공사일지, … 등등으로 전환되었다. 이것들은 김을 작가가 미술의 조형적 프레임에 매몰되지 않고 광활한 삶과 우주의 스펙트럼 속에서 인문적․수행적 태도로서 자신의 몸과 정신이 운신 가능한 여백에, 공간에 그만의 방점傍點을 찍어나가는 행위였던 것이다.

  그러니까 나로부터 시작하여 ‘그-우리-사회-세계’를 거쳐 우주로까지 사고의 영역을 확장시킨 ‘김을드로잉’은 우주의 순환적 흐름에 그의 몸을 맡긴 채 자유자재로 우리들의 삶 전체를 아우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를 상징하는 작품이 ‘와渦’와 ‘드로잉 하는 기계’이며, 여기에 또 다른 방점을 더하는 것이 ‘눈물’이다. 이렇게 자신의 존재를 우주의 세계로까지 잇는 그의 모든 드로잉은 세상의 가장 진실 되고 본질이라고 판단되는 ‘눈물’에 맺힌다. 이것은 인간이 느끼는 단순한 눈물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며 겪는 여러 감정들, 즉 기뻐하고, 화내고, 슬퍼하고, 즐기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욕심내는, 칠정七情(喜怒哀樂愛惡慾)을 내포하는 의미의 눈물이다. 이들의 운명적 사슬에 의해 벌어지고 관계되는 숱한 사연들은 지구가 자전 하듯 김을(=나) 자신에 의해 ‘예술의 덩어리(미적 현상)’를 굴리며 감아간다. 그 여정의 목표는 희망으로서의 눈물을 영그는 것이다. 예술은 늘 슬퍼야 하고 가난해야 하고 비움으로써 그 존재가 발현 된다는 논리를 그는 변증법으로 애써 희망의 눈물에 비유한다.



                        이관훈 (큐레이터, Project Space 사루비아다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