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소중한 경험이다

김선영2008.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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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소중한 경험이다

내 여행이 엉터리였다는 자책감이 들었다.

여행을 망친 나 자신을 원망했다. 하지만 엉터리 여행이라 해도,

이 여행에서 값진 것을 상당히 많이 얻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여행 전부터 허풍을 떨던 것도 나,

아무도 없는 비 오는 거리에서 소리치던 것도 나였다.

액상 프로방스로 가는 길에서 눈물을 보였던 것도 나였다.

배고팠던 것도 나, 나름대로 아껴 쓰다가

 

오늘 갑자기 남은 돈을 마구 쓴 것도 나였다.

그리고, 지중해를 붉게 물들이며

 

타들어 가는 노을을 바라보며 미소짓던 것도 나였다.

여행 내내 행복했던 그 사람역시, 나였다.

난 광대였고 사색가였으며 로맨티스트였다.

망나니이기도 하고 수줍은 소년이기도 했다가

가장 불행한 사람과 가장 행복한 사람 사이를 오고 갔다.

내 안에 이렇게수많은 모습의 내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은

정말 소중한 경험이다.



나쁜 여행 / 이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