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이미지한의원 경락의 개념

홍성민2008.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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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락의 개념

경락(經絡)은 온몸에 두루 퍼져 있는데 인체의 기, 혈, 진액이 운행하는 주요 통로이며, 인체의 각 부분을 서로 연결하는 길로서, 『난경(難經)』에서 ‘경맥은 혈과 기를 운행시키고 음양을 통하게 하여 몸에 영양을 공급한다’고 했다. 즉 경락은 인체의 연결계통, 반응계통, 조절계통으로, 특유의 연락계통을 형성하여 장부, 조직, 기관, 피모, 근육, 골격 등의 조직을 소통시키고 연결시켜, 인체의 생리와 병리,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중요한 근거가 된다. 또한 인체와 자연계의 상응관계에서 중간 매개체 역할을 하여, 인간과 자연이 상호대사하며 살아나가는 데 중요한 바탕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므로 『영추. 경별론 (靈樞.經別論)』에서 ‘12경맥은 오장육부가 천도(天道)에 상응하는 것이다’라고 했고, 또한 ‘12경맥은 사람이 살 수 있는 바탕이고, 병이 생길 수 있는 바탕이며, 또한 사람이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바탕이고, 병이 나을 수 있는 바탕이다’라고 했으며, 『영추. 경맥편(經脈篇)』에서도 ‘경맥은 생사를 결정하고 만병을 다스리며 허실을 조화시키므로, 통달해야 한다’고 하여, 인체의 생리와 병리, 질병의 발생과 진단과 치료에서, 경락이 중요한 관건이 됨을 강조했다.

제2절 경락학설의 기원

경락학설의 기원은, 사람들이 질병과 싸우면서 수없이 많은 경험과 실천을 통해 체표(體表)에 나타난 반응점, 침자극 느낌이 전달되는 체험, 혈자리의 주치.효능을 뭉뚱그린 지식, 해부지식, 생리현상의 관찰을 귀납시켜 경락학설의 이론적 기초를 만들었다.

1. 체표반응점과 자침감응경로의 현상을 귀납

경락학설의 기원 중 하나는 임상경험과 침치료시에 나타나는 체표의 반응점과 주위로 퍼지는 감각이다. 옛날 사람들은 어느 내장 또는 어느 한 부위에 병이 있을 경우, 체표의 일정한 부위에 압통 등의 감각이 나타나기도 하고, 체표의 어느 부위를 누르면, 반응점이 출현한 뒤에 통증이 줄어드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옛날 의사들은 일정한 부위의 반응점에 자침하면, 시큰거리거나, 마비되거나, 묵직하거나, 붓는 등의 감각이 일정한 경로로 전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옛날 사람들은 이런 여러 가지 치료경험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점차로 인체 내에는 다양한 연결통로가 있음을 이해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경락학설을 형성하는 하나의 중요한 바탕이 되었다.

2. 혈자리의 주치․효능을 뭉뚱그림

경락학설의 형성은 주로 혈자리의 주치.효능을 기초로 하고 있다. 처음에 사람들은 인체에 혈자리가 있음을 알지 못했다. 일상생활 중 신체의 어느 부위가 우연히 부딪치거나 손상되었을 때, 본래 아프던 어떤 질병이 줄어들거나 아예 나아버리는 일이 있음을 발견했다. 또한 신체의 어느 부위에 불쾌한 감각이 있으면, 자연히 손으로 문지르거나 눌러서 경쾌해지는 경우가 있었다. 따라서 사람들은 체표 일정한 부위의 특수작용에 대하여 어느 정도 인식을 가지기 시작했고, 점차로 치료작용이 있는 ‘점’의 개념을 형성하게 되었으며, 이런 점을 혈자리라고 했다.

그뒤 되풀이되는 의료경험에서 새로운 혈자리가 발견되고, 동시에 그 혈자리가 주로 치료하는 병증의 지식도 점차 늘어나서, 혈자리의 작용에 대한 인식이 깊어졌다. 더욱이 질병을 고치기 위해 의식적으로 체표의 어느 부위를 자극하여 혈자리 위치가 확정되고, 이름이 결정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혈자리의 주치.효능에 대한 지식이 풍부해지고 혈자리의 주치작용을 정리하고 분석하여 귀납함으로써, 기본적으로 주치.효능이 서로 같은 혈자리가 어느 부위에 계통적으로 분포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또한 이런 혈자리에는, 내장과 체표를 연관시키는 통로가 있을 것으로 연상했다. 즉 혈자리의 주치를 분류하고 연결시킴으로써, 그 상호 연관 속에서 경락학설의 이론이 발생되었다.

3. 해부․생리지식의 종합

경락학설이 형성된 또 다른 바탕은, 옛날 사람들이 인체 해부와 생리현상을 관찰한 결과이다. 『영추. 경수편(經水-)』에 보면 ‘오장의 튼튼함과 허약함, 육부의 크고 작음, 음식물 섭취량의 많고 적음, 맥의 길고 짧음, 피의 맑고 더러움, 기의 많고 적음에 모두 일반적인 규칙이 있다’고 하여 장부의 형태, 맥과 기혈의 운행 등을 설명하고 있으며, 또 ‘경맥은 혈을 받아 영양한다’고 했고, 『영추. 본장편(本藏-)』에서는 ‘경맥은 혈기를 운행시키며 몸 속과 겉을 영양한다’, 『영추. 경맥편』에서는 ‘12경맥은 살 속에 숨어 있으므로 깊숙해서 볼 수 없다... 여러 가지 맥 중에, 겉에 떠있어서 늘 볼수 있는 것은 모두 낙맥이다’라고 하여, 내경(內經) 시대에 이미 경락학설에 대해 이해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또한 옛날 의서 중에는 내장 형태, 혈관 분포, 혈액 운행, 근육과 골격, 관절 연결 등이 설명되어 있는데, 이런 해부․생리지식은 경락학설을 형성하는 이론적 근거가 되었다.

제3절 경락의 구성

경락계통의 구성은 경맥, 낙맥, 안으로 장부에 소속하는 부분, 밖으로 체표에 이어지는 부분 등,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경맥과 낙맥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고 또한 가로 세로로 교차하여 연락망을 형성한다. 장부와 살, 힘줄, 뼈 등 모든 조직은 경락이 연결하여 통일체를 이룬다.

1. 경맥

경락계통의 큰줄기인 경맥(經脈)은 정경(12정경)과 기경으로 분류된다. 12경맥, 12경별, 기경8맥의 세 종류가 있다.

1) 12경맥

정경(正經)은 수․족 삼음경(三陰)과 수․족 삼양경(三陽)의 12개가 있어 ‘12경맥’이라 한다. 12경맥은 좌우대칭이며 팔에 분포하는 경맥을 수삼음, 수삼양이라 하고, 다리에 분포하는 경맥을 족삼음, 족삼양이라 한다. 삼음의 이름은 태음(太陰), 소음(少陰), 궐음(厥陰)이고, 삼양의 이름은 태양(太陽), 양명(陽明), 소양(少陽)이다. 이를 장부와 결합하면 수태음폐경, 수양명대장경, 족양명위경, 족태음비경, 수소음심경, 수태양소장경, 족태양방광경, 족소음신경, 수궐음심포경, 수소양삼초경, 족소양담경, 족궐음간경의 12경맥이 이루어진다.

2) 12경별

12경맥에서 갈라져나가 가로 세로로 뻗은 가지 맥으로, ‘다르게 흐르는 정경’이라고도 한다.

3) 기경8맥

12경맥 이외의 별다른 길을 다니는 경맥으로, 독맥, 임맥, 충맥, 대맥, 양교맥, 음교맥, 양유맥, 음유맥의 8개가 있다.

2. 낙맥

낙맥(絡脈)은 경맥에서 갈라져나가 옆으로 뻗은 맥으로, 낙맥, 부락, 손락이 있으며, 12경맥의 낙맥과 임․독맥의 낙맥, 비(脾)의 대락(大絡)을 합하여 ‘15낙맥(15대락)’이라고 한다. 이밖에 위(胃)의 대락을 합하여 실제로는 16대락이 되지만, 비와 위는 표리 관계가 있으므로 흔히 15대락*이라고 한다.

12낙맥은 12경맥에서 갈라져나가 옆으로 분포된 비교적 큰 낙맥이다.

부락(浮絡)은 낙맥이 체표에 떠 있는 것으로, 넓게 분포해서 경맥과 체표를 소통시킨다. 부락 가운데 피부로 노출된 작은 혈관을 혈락(血絡)이라고 한다.

손락(孫絡)은 낙맥에서 갈라져나간 가장 작은 가지로, 기혈을 운행시키고 영위를 통하게 하는 작용이 있다.

3. 연속부분 (連屬-)

경맥과 낙맥이 내부와 체표조직을 연결하는 부분으로, 크게 안으로 장부에 이어진 부분과, 밖으로 체표의 12경근, 12피부에 이어진 부분을 말한다.

1) 안으로 이어짐 (내속:內屬)

경락은 체표에 고루 분포할 뿐만 아니라, 몸 속 깊이 들어와서 모든 장부에 이어짐으로써 온몸의 조직, 기관을 연결한다. 정경, 경별, 기경, 낙맥 등은 모두 장부와 연결되어 있으며, 그중 12경맥은 중요하고 직접적인 작용을 한다.

12경맥은 각각 자신의 장부와 직접 이어지는데 이를 ‘소속한다(屬)`고 한다. ‘소속’이외에, 표리를 이루는 장부와 이어지는 것을 ‘연락한다(絡)’고 한다.

이와 같이 음양경맥이 장에 소속하면 부에 연락하고, 부에 소속하면 장에 연락함으로써, 장과 부가 서로 합하는 관계를 형성하고, 경락의 순행․교차에 의한 기타 관련 장부와 이어지며, 또 경별․낙맥 등 가지 맥의 연결이 더해짐으로써, 장부와 경락간에는 복잡한 연결이 성립된다. 경락과 장부의 소속-연락 관계를 도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경 맥

소 속

연 락

삼음경

태음경

대장

궐음경

심포

삼초

소음경

소장

삼양경

양명경

대장

소양경

삼초

심포

태양경

소장

삼음경

태음경

궐음경

소음경

방광

삼양경

양명경

소양경

태양경

방광

[표 5-1 12경맥 소속-연락 장부표]

2) 밖으로 이어짐 (외련:外連)

(1) 12경근

12경근은 12경맥 순행부위에 분포된 근육계통의 총칭으로, 팔다리와 모든 뼈를 연결하며 온몸을 이어주고 관절의 운동을 주관한다.

(2) 12피부

12피부는 12경맥과 그 낙맥이 분포하는 피부 부위이며, 피부의 경락구역이다. 온몸의 피부는 12경맥의 기능활동이 체표로 반영되는 부위이며, 경락의 기가 흐르는 곳이고, 12경맥의 기능활동을 반영하는 반응구역으로, 외사(外邪)의 침입을 방어하는 방패구실을 한다.

경락

│││

연락경로

│││

경맥

││

││

││

-

12경맥

:

안으로 장부와, 밖으로 팔다리와 이어진다

12경별

:

경맥에서 갈라져나가 다시 경맥으로 합친다

기경8맥

:

별다른 길을 다니는 경맥의 가지

낙맥

15낙맥

:

주된 낙맥

낙맥

:

경맥이나 낙맥에서 나와 옆으로 뻗은 가지

손락

:

낙맥에서 나온 가장 작은 가지

부락

:

체표에 떠있는 낙맥

내속외련

내속

장부

:

경맥과 일부 낙맥에 이어져있다

외련

12경근

:

체표에 분포되고 장부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12피부

:

피부의 경락 분포영역

[표 5-2 경락 구성]

제4절 경락의 생리기능

경락의 작용은 표리상하를 소통시켜 장부와 조직을 연결하고, 기혈을 운행시켜며, 병사의 침입이나 침구자극을 전달하고, 인체의 이상을 반영하며, 인체 각 부분의 기능활동을 조절하는 것 등이다.

1. 연결 작용

12경맥과 12경별은 가로 세로로 교차하여 표리상하를 소통시키고 장부와 오관구규(五官.九竅)의 사이를 순행하여 이를 이어준다. 기경8맥은 12정경을 이어주고 조절하며, 12경근과 12피부는 근맥과 피부를 이어준다. 이와 같이 인체는 경락계통의 연결작용을 통하여 하나의 통일체를 형성할 뿐만 아니라, 생리활동에서도 서로 돕고 조절하는 유기체를 형성한다.

1) 장부와 팔다리의 연결

『영추. 해론편(海論-)』에 보면 ‘12경맥은 안으로 오장육부와 이어지고 밖으로 팔다리와 이어진다’고 하여 경락과 장부, 팔다리의 연결을 설명했다. 또한 『영추. 경맥편』에 보면 ‘수태음폐경은 중초에서 시작하여 아래로 대장에 연락하고, 위(胃)의 입구를 돌아 횡격막을 꿰뚫고 폐에 소속하며... 수양명대장경은 둘째손가락 끝에서 시작하여... 결분*(176쪽)으로 들어가 폐에 연락하고, 아래로 횡격막을 꿰뚫고 내려가 대장에 소속한다... 족궐음간경은 엄지발가락에 털난 부분에서 시작하여... 넓적다리 안쪽을 따라 거웃*(180쪽)으로 들어가 성기를 돌고 아랫배에 이르며, 위(胃)의 양옆을 순행하여 간에 소속하고 담에 연락한다’고 하여 12정경의 순행경로와 장부의 소속-연락관계를 설명했다.

이와 같이 오장육부는 그 소속경맥이 있으며, 경맥은 오장육부에서 시작하여 장부와 체표의 사이를 연결하는데, 안으로는 경맥의 소속-연락으로 장과 부가 표리관계를 형성하고, 밖으로는 팔다리와 모든 뼈, 다섯 감각기관(혀)과 아홉 구멍, 살과 피부 등과 이어진다. 그러므로 장부기능의 변화는 경맥을 통하여 체표에 반영되고, 경맥의 변화는 또한 소속-연락하는 장부의 기능활동에 영향을 준다.

2) 오관구규의 연결

12정경은 장부와 이어지고(소속-연락), 오관구규와 이어진다. 『영추. 맥도편(脈度-)』에 보면, ‘오장의 정기는 항상 몸 위쪽의 일곱 구멍으로 모인다. 폐의 기운은 코로 통하는데 폐기가 조화로우면 코로 냄새를 맡을 수 있고, 심의 기운은 혀로 통하는데 심기가 조화로우면 혀로 맛을 볼 수 있으며, 간의 기운은 눈으로 통하는데 간기가 조화로우면 눈으로 색을 구별할 수 있고, 비의 기운은 입으로 통하는데 비기가 조화로우면 입으로 음식물을 구별할 수 있으며, 신의 기운은 귀로 통하는데 신기가 조화로우면 귀로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하여 장부와 오관구규의 연결을 설명했다.

3) 경락끼리 연결

경락간에도 서로 만나는 관계가 있어 더욱 정교한 생리작용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수삼양경과 족삼양경은 독맥에서 만나므로 독맥을 ‘양맥의 바다’라고 하고, 수삼음경과 족삼음경, 음교맥, 충맥은 임맥에서 만나므로 임맥을 ‘음맥의 바다’라고 한다. 또한 충맥은 12경맥의 기혈이 모이는 곳이므로 ‘12경맥의 바다’라고 한다.

2. 운수, 조절 작용

『영추. 본장편』에서 ‘경맥은 기혈을 운행시킴으로써 몸 속과 겉을 영양하고, 힘줄과 뼈를 적시며, 관절의 활동을 원활하게 한다’고 했고, 『영추. 사객편(邪客-)』에서는 ‘영기(營氣)는 진액을 분비하며 경맥으로 들어가 피로 바뀌어 밖으로 팔다리를 영양하고 안으로 오장육부를 적신다’고 한 것처럼, 기혈은 경락을 통하여 온몸에 수송된다. 그리고 인체의 조직과 기관은 기혈이 적시는 작용을 통해서 정상적인 생리활동을 유지하며, 외사(外邪)의 침입을 방어하여 인체를 보호한다. 이와 같이 『영추. 경맥편』에서 ‘경맥은 생사를 결정하고 만병을 다스리며 허실을 조화시키므로, 통달해야 한다’고 말한 것처럼, 경락은 인체 각 부분의 기능활동에 대하여 상대적 평형과 협조를 유지하는 작용을 한다.

3. 감응전달 작용

경락은 병사(病邪)의 침입이나 침구 자극 등을 전달하는 작용이 있으며 이를 ‘경락 감응전달 현상’이라고 한다. 경락 감응전달 현상은 혈자리에 자극이 가해졌을 때, 인체에 발생하는 시큰거리거나, 마비되거나, 묵직하거나, 붓는 등의 감각이, 경맥의 순행노선을 따라 전해지거나 퍼지는 현상을 말하며, 한의학에서는 이를 ‘기운을 얻었다(得氣)’ 또는 ‘기운이 왔다(氣至)’고 말한다. 예를 들어 『소문. 무자론(素問.繆刺-)』에서는 ‘대개 사기가 인체에 침입하면 반드시 먼저 피부에 머무는데, 여기서 제거되지 않으면 손락으로 들어가 머물고, 여기서 제거되지 않으면 낙맥으로 들어가 머물며, 여기서 제거되지 않으면 경맥으로 들어가 머물게 되어, 오장에 영향을 미치고 위(胃)와 장(腸)으로 퍼진다’고 한 것과 같다. 이는 경락이 병사를 전하는 데 대한 옛날 의사의 종합적인 개념이며, 어느 정도 객관적 실체와 부합되는 것이다.

4. 반응 작용

경락은 인체의 이상을 반영하는 작용이 있다. 경락은 인체의 질병 발생에 대하여 연결된 부위에 이상변화를 반영한다. 특히 체표부위의 이상현상을 반응점, 압통점 또는 과민점이라고 한다. 이런 체표 반응점은 질병 진단과 침구 치료에 쓰는 혈자리다. 예를 들어 『영추. 사기장부병형편(邪氣藏府病形-)』에서는 ‘소장에 병이 들면 아랫배가 아프고... 귀앞에서 열이 난다’고 했고, 『소문. 장기법시론(藏氣法時-)』에서는 ‘간에 병이 들면 양옆구리 아래쪽이 아프고 아랫배가 당기며, 폐에 병이 들면... 어깨와 등이 아프다’고 했다.

제5절 경락학설의 운용

1. 경락의 생리 운용

앞의 제4절에서 이미 설명했지만, 다시 한번 경락의 생리적 측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연계정체 작용 (전체를 연결하는 작용)

경락은 인체의 각 부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온몸을 하나의 통일체로 형성하는 작용이 있다. 즉 경락은 인체의 내외, 표리, 상하, 좌우를 소통시키고, 오장, 육부, 오관, 구규, 뼈, 피부, 살 등을 연결하여 하나의 유기체를 형성한다.

2) 기혈 운행

인체는 정상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양기(陽氣)와 음액(陰液)의 공급을 필요로 한다. 양기는 원기, 종기, 영기, 위기, 장부지기 등을 가리키며, 음액은 주로 인체내 혈액, 진액, 정액 등을 가리키며, 통상 기혈이라고 하면 양기와 음액을 총칭한다. 『영추. 본장편』에서 ‘경맥은 기혈을 운행시킴으로써 몸 속과 겉을 영양하고, 근골을 적시며, 관절의 활동을 원활하게 한다’라고 한 것과 같이 인체의 생명활동 유지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기혈의 운행은, 경락의 전달 수송을 거쳐 온몸으로 운송되어 기능을 발휘한다.

3) 방어작용

생활환경 중에는 질병의 발생인자인 외사*가 많이 있다. 인체가 건강한 생활을 하면서 외사의 침입을 방어하는 것은 경락의 작용에 의한다. 즉 『영추. 본장편』에서 ‘위기(衛氣)는 살을 따뜻하게 하고 피부를 충실히 하며 주리(腠理)를 튼튼하게 하며 (땀구멍을) 열고 닫는 것을 주관한다... 위기가 조화로우면 살이 매끄럽고 피부가 부드러우며 주리가 촘촘하다’고 한 것과 같이, 외사를 방어하는 위기를 피부, 살, 힘줄, 뼈, 팔다리, 장부로 운송해서 몸을 보호하고 외사를 방어하여 건강을 유지하게 한다.

4) 인체와 자연의 상응관계를 유지

사람은 자연환경 중에서 생활하므로 환경의 변화는 인체에 대하여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 『영추. 경별편』에서 말한 ‘사람은 천도에 합한다... 12경맥은 오장육부가 천도에 상응하는 것이다’는 인체가 경락을 통하여 자연의 변화규칙에 적응함을 설명한 것이다.

2. 경락의 병리 운용

1) 반응계통의 작용

만일 인체가 외사의 침입을 받아 장부의 기능활동이 파괴되어 질병이 발생하면, 상응하는 경락의 특정 부위에 반응이 나타난다. 『영추. 구침십이원편(九鍼十二原-)』에서는 ‘오장에 질병이 있으면 12원혈에 반영된다’고 하여, 내장에 질병이 발생하면 경락의 연결작용으로 인해, 체표의 일정한 부위에 반응이 나타남을 설명했다. 이런 반응부위를 관찰하거나 누르는 방법으로 내장의 질병을 검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영추. 사객편』에 보면 ‘폐와 심에 사기가 있으면 그 사기가 양 팔꿈치에 머물고, 간에 사기가 있으면 양 겨드랑이에 머물며, 비에 사기가 있으면 양 넓적다리에 머물고, 신에 사기가 있으면 양 오금에 머문다’고 하여, 비록 질병이 내장에 발생했으나 그 반응은 체표 상응부위에 나타남을 설명했다.

2) 전달계통의 작용

사기는 겉에서 속으로, 속에서 겉으로 움직일 수 있다. 체표에 사기가 침입하면 경락을 통하여 내장으로 들어가고, 내장끼리 경락 연결에 의하여 사기가 다른 장부로 들어갈 수 있다. 이를 ‘사기가 옮아간다’ 혹은 ‘다른 경락으로 전해진다’고 한다. 즉 『소문. 무자론』에서 ‘대개 사기가 인체에 침입하면 반드시 먼저 피부에 머무는데, 여기서 제거되지 않으면 손락으로 들어가 머물고, 여기서 제거되지 않으면 낙맥으로 들어가 머물며, 여기서 제거되지 않으면 경맥으로 들어가 머물게 되어 몸안의 오장에 영향을 미치고 위(胃)와 장(腸)으로 퍼진다’라고 말한 것과 같이, 사기는 피부, 낙맥, 경맥을 거쳐서 장부로 전해진다.

3. 경락의 진단 운용

1) 경락 연결에 의한 진단

『영추. 구침십이원편』에서 ‘오장에 질병이 있으면 12원혈에 반영되기 때문에, 12원혈에 나타나는 반응을 살피면 질병의 원인을 분명히 알 수 있고, 오장의 질병을 알 수 있다’라고 말한 것과 같이, 경락의 특정한 부위에 나타나는 반응으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심화(心火)가 타올라서 혀가 붉고 아픈 증상, 간화(肝火)가 타올라서 두눈이 충혈되는 것, 신기(腎氣)가 너무 허해서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하는 증상, 폐기(肺氣)가 막혀서 콧구멍이 막히는 것 등은, 경락의 특이한 연결 때문에 알수 있는 것들이다.

2) 경락 순행부위에 의한 연결

경락의 순행부위는, 12경맥의 증후가 나타나는 분포 부위로 진단을 하는 근거가 된다. 예로써 요통을 보면, 양명경은 얼굴 앞쪽에 분포하므로 전두통(前-)은 양명두통에 속하여 양명경과 관련된 병리기전을 추측할 수 있고, 태양경은 목뒤에 분포하므로 후두통(後-)은 태양두통에 속하며, 소양경은 머리의 양옆에 분포하므로 편두통은 소양두통에 속하여, 각 경락과 관련된 병리기전을 추측할 수 있다. 그리고 『영추. 관능편(官能-)』에서 말한 ‘(오장육부의 병은) 그 통증 부위와 얼굴의 상하좌우에 나타나는 색을 관찰하면, 질병의 한열조습(寒熱燥濕)과 사기가 어느 경맥에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또 피부의 차고 따스함, 매끄럽고 꺼끌꺼끌함을 자세히 관찰하면 그 병을 알 수 있다’는 말은 병이 드러나는 부위를 근거로 경락을 따라 진단함을 설명한 것이다.

3) 기타

진맥을 예로 들면, 수태음동맥(촌구맥/寸口:손목 맥짚는데)을 통하여 온몸의 질병을 진단한다. 또,『영추. 경맥편』에서 ‘대개 낙맥의 색을 살펴서, 파란 색이면 한사(寒邪)와 통증이 있고, 붉으면 열이 있는 것이다. 위(胃) 속에 한사가 있으면 어제*(182쪽)의 낙맥이 거의다 파란 색을 띠고, 위 속에 열사(熱邪)가 있으면 어제*의 낙맥이 붉은 색을 띠며, 어제*의 낙맥이 까만 색을 띠면 사기가 오랫동안 머물러 비증(痺證)이 된 것이다’라고 한 것은, 낙맥의 색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설명한 것이라 하겠다. 임상에서 지문과 혀를 살피는 것 등은 낙맥의 색과 윤택함, 모양을 관찰하여 질병을 진단하는 방법이다. 이밖에 경락을 따라 피부 바로 밑에 뭉친 것이나 살이 솟고 꺼진 것 등은 진단의 참고가 된다.

4. 경락의 치료 작용

경락학설은 한의학의 임상치료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침구치료 뿐만 아니라 약물 등 기타 치료를 할때 경락학설을 응용하지 않으면, 유기적인 전체개념을 상실하여 변증론치(辨證論治)의 정확성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약물요법은 면저 약물의 귀경(歸經)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귀경을 고려한 약물의 사용은 더욱 좋은 치료효과를 나타낸다. 침구치료도 경락학설을 벗어날 수 없다. 침구는 외치법(外治)으로서, 밖에서 안을 치료한다. 만약 경락의 연결, 전달이 아니면 치료작용이 나타날 수 없다.

1) 침구치료의 운용

(1) 각각의 경락은 모두 소속된 경혈이 있으며, 질병이 발생하면 각 경락의 질병은 자기 경락 특유의 반응을 나타낸다. 그래서 침구치료학에 경락을 따라 혈자리를 정하는 치료규칙이 나온다. (循經取穴)

(2) 경락은 순행과정 중에 교차하는 부분이 있어서, 왼쪽 병에 오른쪽 경락을 쓰고, 오른쪽 병에 왼쪽 경락을 쓰는 치료방법이 있다. 예를 들면 족양명위경은 승장혈에서 좌우가 교차하여, 왼쪽의 구안와사*(입과 눈이 한쪽으로 비뚤어진 증상)에는 오른쪽 족양명경의 협거혈과 사백혈을 자침하고, 오른쪽 구안와사에는 왼쪽 족양명경의 협거혈과 사백혈을 자침한다.

(3) 삼릉침을 쓴 자락(刺絡)요법은 경락학설의 침구치료학적 운용이라 하겠다.

2) 임상 용약 방면의 운용

임상 용약(用藥)은 먼저 병이 존재하는 경락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경락에 작용하는 약물을 써서 치료를 행한다. 예를 들어, 상한(傷寒) 태양병은 마땅히 태양경으로 귀경하는 마황, 계지를 써서 치료하면 효과가 뛰어나고, 소양병은 소시호탕으로 치료한다. 만약 병이 소양경에 있는데 양명경 약물을 쓰면 병을 치료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병의 상황이 복잡할 때는 비록 여러 경락의 약물을 쓰지만 그 원칙은 경락학설의 귀경을 벗어날 수 없다.

이상으로, 경락의 총론을 살펴보았다. 더욱 자세한 내용은 경혈학이나 생리학 강의를 통해서 배우기로 하고, 다음에는 경락 하나하나를 간단히 알아보기로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