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양배추가 전하는 -17kg의 비법

백은숙2008.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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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배추가 17kg을 감량해 화제다. 마음뿐이던 다이어트를 실천에 옮기게 된 계기는 얼마 전 마친 영화 촬영 덕분이란다. 그에게 듣는 다이어트 노하우, 개그맨으로 살아가는 삶에 대한 고백.



개그맨 양배추가 전하는 -17kg의 비법 여의도 KBS 별관 로비, 한 남자가 잰걸음으로 다가왔다. 눈이 의심스러웠다. 한참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 남자는 양배추(26)가 확실했다. 화이트 셔츠와 나비넥타이, 베이지색 면바지의 조화가 깔끔했다. 이전보다 훨씬 멋진 모습이었다. "`멋있게 변했다"고 하자 "정말이요?"라며 쑥스러워하는 양배추. 주변 사람들에게 '보기 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듣지만 자신의 변화에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 모양이다.


두 달 동안 독하게 마음먹고 다이어트

자리에 앉아마자 본론(?)으로 들어갔다. 무엇보다 체중 감량 비법이 궁금했다. 그는 영화 촬영을 위해 시작한 다이어트를 통해 17kg이나 감량했다.

"한때 97kg까지 나갔어요. 데뷔할 때보다 14kg이 더 찐 거죠. 어느 날부턴가 남희석 선배가 '살 좀 빼라'고 하더라고요. 소속사 대표도 '귀여운 맛이 없다'고 이야기했고요. 한번은 어떤 꼬마가 저를 가리키면서 '돼지다'라고 말한 적도 있어요. 스스로도 너무 뚱뚱하다는 생각에 작년부터 살을 빼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마음뿐이었죠."

다이어트에 대한 마음뿐이던 양배추가 다이어트를 실천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영화 출연이다. 그는 이범수·김민선 주연의 영화 '그들이 온다'에 출연했다.

"영화 후반부에 시간이 많이 흐른 뒤의 모습이 나와요. 감독님이 체중을 감량하면 어떨까 하고 권유하셨어요. 저도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터라 흔쾌히 그러겠다고 하고, 다이어트에 돌입했죠."

양배추가 다이어트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식사 전에 약을 먹거나 배에 주사를 맞은 적도 있다. 그렇게 해서 9kg을 감량했다. 하지만 요요현상으로 다시 12kg이 쪘다. 운동을 하지 않고 뺀 살이기에 당연한 결과였다. 이번에는 방법을 달리했다.

"혼자 운동하려면 심심하잖아요. 같이 사는 후배와 함께 시작했어요. 게으른 편이라 운동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헬스클럽은 끊어놔도 안 다닐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오피스텔 지하주차장 돌기예요. 오피스텔 지하주차장을 하루에 30바퀴씩 돌았어요. 뛰다가 힘들면 걷고, 또 뛰고 했죠. 지하 2층에서 운동하고 제가 사는 15층까지 걸어 올라갔어요. 후배랑 둘이 복싱하는 흉내 내고, 춤도 많이 췄고요. 윗몸일으키기랑 줄넘기도 많이 했어요."

양배추는 음식 조절 역시 유별나게 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루 세 끼 다 먹었고, 다만 과자와 라면, 피자 등은 일절 입에 대지 않았다.

"예전에 TV 프로그램 '`비타민'을 촬영할 때 의사선생님이 밥 한 숟가락을 떠서 입에 넣고 숟가락을 내려놓으라고 말씀하셨어요. 입에 있는 걸 다 먹은 뒤 다시 한 숟가락을 떠서 입에 넣으라고요. 그렇게 하면 밥 먹는 시간이 길어져서 어느 정도 먹으면 포만감이 든대요. 항상 그렇게 했어요. 또 저녁 6시 이후에는 먹지 않았어요. 6시 이후에 무언가가 먹고 싶을 때마다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죠. '그동안 다 먹어봤던 거니까 안 먹어도 된다'고 말이에요. 다이어트를 시작한 뒤 후배랑 벌금 내기를 했는데, 둘 다 벌금을 낸 적이 한번도 없어요(웃음)."

다이어트를 시작한 첫날, 그의 몸과 마음은 예민해졌다. 짜증이 났지만 살을 빼려면 독해져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였다. 지난 1월 6일부터 2월 25일까지 두 달여 남짓 다이어트를 한 결과 17kg 감량이라는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 그 결과 고도비만에서 과체중이 됐다.



개그맨 양배추가 전하는 -17kg의 비법 "36~38이던 허리 사이즈가 32가 됐어요. 이제 아무 곳에나 가도 제 바지 사이즈가 다 있어서 좋아요. 지금은 다이어트를 하지 않지만 음식 조절은 여전히 하고 있어요. 이제는 뛰고 땀 흘리는 게 좋아서 운동도 자주 해요. 살이 빠진 뒤로 코도 안 골고, 자고 일어나면 몸이 가뿐한 게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좋은 색깔을 지닌 배우 될 것

양배추는 2001년 SBS 6기 공채 개그맨으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KBS-2TV '웃음충전소'의 한 코너인 '타짱'으로 큰 인기를 모은 그는 현재 KBS-2TV '일급비밀'과 SBS-TV '스타킹', OBS 경인 TV '진실과 구라'등에 출연하고 있다.

"스무 살에 데뷔했으니 벌써 7년째 연예계 생활을 하고 있네요. 맨 처음 개그맨 시험을 보려고 했을 때 아버지께서 흰색 스케치북을 주시면서 '잘돼도 네 탓, 망가져도 네 탓이다. 잘 그려라'고 말씀하셨어요. 사실 아직 스케치북에 밑그림도 제대로 그리지 못한 것 같아요. 하지만 젊으니까, 그 젊음을 무기로 열심히 노력할 거예요."

그가 출연한 영화 '그들이 온다'는 5월 중에 개봉할 예정이다. '그들이 온다'는 사회적으로 성공했지만 냉정한 성격으로 인해 트러블이 많은 자산관리사 정승필(이범수 분)이 사라지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다룬 코미디 영화다. 영화 속에서 그는 배우를 꿈꾸는 달식으로 분한다.

"영화는 개그와 완전히 다른 분야이기 때문에 긴장되더라고요. 촬영에 들어가면서 '긴장하지 말고 뛰어들자'고 맘먹었어요. 워낙 코미디 영화를 좋아해서 배우고 싶은 욕심이 있었거든요. 첫 촬영을 마쳤는데 감독님께서 '너무 오버하는 것 같다'면서 '나는 개그맨 양배추가 아니라 조세호(그의 본명이다)를 캐스팅했다'고 말씀하셨어요. 튀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고,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 수없이 연습했어요. 다음날 재촬영을 해서 무사히 통과했죠(웃음). 영화 촬영은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어요."

한때는 대인 관계 때문에 힘든 적도 있었다는 양배추. 하지만 지금은 그 모든 게 추억으로 자리 잡았다.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성숙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좋은 색깔을 지닌 개그맨이 되고 싶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친 양배추. "곧 시작될 '일급비밀' 녹화를 마친 후에는 영화 편집실을 찾아가 인사드릴 것"이라며 방송국 스튜디오로 향하는 그의 발걸음이 힘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