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사랑에게34 -동창회 나간 남자 -

송승식2008.05.16
조회71
사랑이사랑에게34 -동창회 나간 남자 -


 

- 동창회 나간 남자 -



그녈 보고 있으면요,

참 다행이다, 고맙다..이런 생각들이 떠나질 않아요.

그녀가 살고 있는 세상에 내가 태어난 거, 이게 얼마나 다행이에요..?

만약 내가 조선시대에 태어났다면,

그녀를 알지도, 만나지도 못했을 거 아니에요?

그러니..우리가 지금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함께 살고 있다는 거,

이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이냐구요..

그리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고마워요.

같은 시대를 살아도 그녀가 날 사랑하지 않으면 부질없잖아요,

근데 그 많은 남자들 중에 그녀가 날 사랑하게 된 기적,

이게 얼마나 고마운 일이에요..?


그녀와 내가 만날 수 있도록,

다시 만나서..사랑할 수 있도록, 온 우주가 도와준 것 같아요.

그녀와 내가 초등학교 동창이 아니었다면,

초등학교 동창이라고 해도

그 날 동창회에 둘 중에 한 명이라도 안 나왔다면,

그랬다면 우리가 지금 이렇게 함께 있을 수 없을 거 아니에요?

그리고 그 날, 그녀가 좋아했던 준식이 녀석이 동창회에 나왔다면

또 어떤 변수가 작용했을지는 아무도 모르죠.


준식이 녀석..학교 다닐 때 눈치 없는 걸로 유명했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소풍가서 수건돌리기만 하면, 끝날 때까지 혼자 술래였어요.

자기 뒤에 수건이 놓인 걸 그렇게 모르더라구요.

아마 그녀가 자길 좋아했던 것도 까맣게 모를 걸요.

천만다행이죠..뭐..


저기, 그녀가 걸어오고 있는 게 보입니다.

어쩌면 걷는 모습도 저렇게 나비처럼 예쁠까요..?

그럼 그렇죠, 참새가 어떻게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가 있겠어요,

이쪽을 향해 걸어오다가 조그만 옷집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쇼윈도에 걸려있는 원피스를 한참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그러더니 휴대폰을 꺼내 문자를 보내네요.

[어디야? 도착했어? 난 거의 다 왔는데..]

그녀가 이렇게 물을 땐,

저 옷 가게에 들어가 저 옷을 입어보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편하게 입어보고 오라고, 아직 가고 있는 척 답 문자를 보내고 있습니다.

[미안, 거의 다 도착했어. 잠깐만 기다려]


이따가 모르는 척 하고 저 원피스를 선물해주면,

그녀 볼이 발그레해지겠죠,

그리고 왜 이제야 나타났냐고 어리광을 부리며..애교를 떨겠죠..

조금 더 일찍 만났다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이제라도 만난 것에 감사하며..그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처음은 누구나 그렇게 빛난다고,

그 빛을 오래 지켜내는 게 진정한 사랑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