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중 학급 재편성이라니...

김재호2008.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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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고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입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고등학교는 심화반/보통반으로 나누어 운영을 해오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것은 말이 좋아 심화/보통이지 결국 우열반이고, 당연히 균등평반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올해 새로 부임하신 교장선생님의 마인드도 균등평반이었으나 부임하시기 전, 이미 학급 편성이 끝난지라 올해까지만 그렇게 운영하기로 결정을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학기초,

 

0교시 부활, 우열반 허용 등의 황당한 교육정책이 쏟아져 나왔다가 철회되면서 이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불꽃이 재학생들에게 튄 것입니다.

 

우열반은 분명 불법입니다. 따라서 재조정해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학기 중에, 그것도 수능을 200여일 남겨놓은 고3 학급을 포함하여 당장 시정을 명하는 것은 너무 당황스럽습니다.

 

저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여학생의 경우는 남학생들과는 또 달라 짝꿍이 누가 되는지에 따라 2주가 즐겁고, 또 그렇지 못하기도 합니다.

 

고3 수험생을 떠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또 그만큼 어려움을 겪는 것이 바로 여학생입니다.

 

그런데 학기 중에 학급을 털어 균등평반으로 당장 재편성하라니 이건 법을 떠나 우리 학생들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 여겨집니다.

 

학교의 주인은 교사나 학부모가 아닌 학생입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학생의 안위를 먼저 고려해야함이 마땅합니다.

 

교직에 들어선지 10년, 그간 우열반 편성을 쭉 해왔는데(물론, 학교가 잘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교육청에서는 관심이 전혀 없다가

 

어느날 이 문제가 이슈화 되니 여론의 질타가 무서워 허겁지겁 시정명령, 그것도 당장...

 

아이들은 어제 야간 자율학습 중 그 사실을 알고 삼삼오오 모여 목놓아 울었다고 합니다.

 

균등평반을 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요?

 

당연히 학생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학생들을 서열화하지 않는 등 바로 '학생'을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학생들의 상처와 고통을 고려하지 못한 채, 학기 중에 학급 재편성을 명하는 것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지...

 

불법행위는 학교가 행한 것인데, 그 처벌은 학생이 받고 있는거나 다름없는 상황과

 

뚜렷한 정책없이 여론에 휘둘리는 우리의 교육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