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레이서 (Speed Racer, 2008)

최수형2008.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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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레이서 (Speed Racer, 2008)

 

스피드 레이서 (Speed Racer, 2008)

 

스피드 레이서 (Speed Racer, 2008)

이미지 출처  http://speedracerthemovie.warnerbros.com/

 

 

세상이 움직여지는 방식에 관한 은유

 

[매트릭스] 시리즈로 유명한 미국의 워쇼스키 형제가 1960년대 일본의 만화 시리즈 [Speed Racer]를 토대로 만든 미래적 영상의 영화.

 

레이서 가족은 경주용 자동차를 소규모로 제작한다. 아버지(존 굿맨)와 어머니(수잔 서랜든) 그리고 삼형제가 있는데, 맏아들 렉스(스콧 포터), 둘째 스피드(에밀 허쉬), 막내 스프라이틀(폴리 리트) 외에 침팬지 침침, 아버지의 조수 스파키(킥 거리), 스피드의 여자친구 트릭시(크리스티나 리치)도 가족이나 마찬가지로 서로 사랑하고 아낀다.

 

이야기는 둘째 아들 스피드 레이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스피드에게 형 렉스는 우상과도 같은 존재이다. 어렸을 때부터 오로지 경주용 자동차와 자동차 경주에만 관심이 있었던 스피드에게는 당연한 일이기도했다.

 

그런데 세계적인 카레이서이자 가족의 자랑인 렉스는 아버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불법과 반칙을 용인하는 목숨을 거는 경주,  카사 크리스토에 출전하기로 결심, 그만 집을 나가고 만다. 그후 렉스는 부끄러운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소문을 남기고 경주도중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영화 말미에 알려지지만 렉스에게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

 

형의 뒤를 이어 형이 넘겨준 자동차, '마하5'를 몰고 경기마다 우승을 거듭하던 스피드에게 어느날 자동차 대기업 '로열튼 인더스트리'의 로열튼 회장(로저 알람)이 직접 찾아와 자신과 계약을 맺으면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고민 끝에 가족과 그 가족의 일원으로 남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제안을 정중히 사양한 스피드에게 로열튼은 경주 결과는 몇몇 대기업에 의해 조작되며 그것을 피해갈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 그의 제안에 맞서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할 것이라는 협박을 한다. 

 

이때 스피드와 가족은 낯선 두 사람의 방문을 받는데 그 두 남자는 수수께끼의 카레이서인 레이서X(매튜 폭스)와 정보기관의 요원 디텍터(베노 퍼만)였다. 그들은 로열튼이 레이싱비즈니스에 불법적인 조작을 하고 있다는 증거를 잡아 새로운 질서를 세우려는 측이었다. 또다시 아들을 잃고 싶지 않은 아버지는 스피드를 만류하나 스피드는 레이서X, 태조(비, 정지훈)와 한 팀을 이루어 죽음의 경주, 카사 크리스토에 출전한다.

 

스토리에는 별로 특별함이 없다. 그러나 그 평범한 스토리를 스크린 위에 재현한 독특한 스타일은 놀라웠다. 인터넷에서 예고편 동영상을 본 뒤 큰 화면으로 감상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아이맥스 영화관을 고른 것은 잘한 선택이었다. 

 

영화의 색감은 동화처럼 달콤하고 현란하다. 경주장면마다 그 현란하고 다채로운 색깔들은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현기증나는 속도감을 표현한다. 다양한 색깔들이 혼합되어 어지로울 정도로 빠른 속도를 표현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 것, 대단한 착상이다. 그리고 영화는 그 동화적인 색깔로 디자인한 판타지적 영상언어로 우리의 현실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화면은 종종 분할되고 시점은 이미지라인을 넘나들며 바뀐다. 이는 자주 등장하는 인물들과 반복되는 자동차경주 장면으로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는 이미지에 변화를 준다.

 

더욱 흥미로웠던 것은 CGI로 사람의 머릿속에서 이루어지는 생각, 회상을 시각화했다는 것이다. 그 이미지는, 중요한 것에 집중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대략적인 개념으로 저장하는 우리의 기억 방식과도 흡사하다. 중요한 인물과 사건은 massive한 클로즈업으로, 그 배경은 CGI를 사용, 단지 색감이나 움직이는 색의 형태로 재현되어있다. 그렇게 디자인된 화면으로 관객들을 시, 공을 초월한 4차원의 세계로 인도한다.

 

은유도 재미있었다. 세상이 움직여지는 방식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이 담겨있는 은유였다. 지극히 반자본주의적 시선은 무척 대담했고 더할나위 없이 아름다운 모습과 화려한 라이프스타일로 인간의 탐욕을 불러일으키려는 악마의 유혹에 대한 저항적 메시지에도 공감이 갔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지극히 디지털한 영상이 아날로그적 감성을 훌륭하게 자극할 수 있다는 발견이었다. 그 발견은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우리나라의 스타 - 월드스타라고도 하던데... 매스컴은 좀 오버하는 경향이있다, 대중을 흥분시키려는 의도인지...- 비가 제법 비중있는 역할을 잘해낸 것도 반가웠다. 나는 그의 팬도 아니지만 혹시 영어가 어색할까, 연기가 허약할까하여 그가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괜스레 긴장이 되기도 했다. 이것이 바로 민족 유대감이란걸까. 그는 나를 알지도 못하련만.

 

사족.

 

인생은 영화 속의 대사처럼 경주가 아니라 전쟁이다. 느닷없는 태클에 상처입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 긴장을 늦추면 안되니까. 그리고 그러면서도 절대로 지치지 말아야하는, 일회적인 삶이니까. 게다가 영화에서는 열정을 잃지 말라고도 하네, 그리고 유혹에 빠지지 말고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 사랑을 잊지 말라고까지. 이건 전쟁이다. 마치 카사 크리스토와도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