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근거도 없이 왜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느냐? 실망스럽다. 불안을 야기하다니 매우 유감스럽다."
버시바우 미국 대사가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한 말이다. 손 대표가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30개월 미만 소만 수입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쯤 되면 미국이 한국에 대한 쇠고기 수출을 관철하기 위해 국가 총동원령을 내리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이것은 화가 나면서도 부끄러운 일이다. 외교적인 격식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일개 외교관에 불과한 대사가 타국의 정당 영수회담 결과를 보고 불쑥 전화를 걸어 질타성 항의를 한다는 발상 자체가 제정신으로는 용납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버시바우, 외교관인가 정치인인가?
그렇지 않아도 버시바우는 외교관인지 정치인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여 왔다. 그는 노출을 좋아하는 외교관이다. 그는 틈나는 대로 대학(한양대, 성신여대)은 물론 고등학교(민족사관고, 경안고)까지 방문해 특강을 벌이고는 했다.
버시바우는 수구적인 세계관을 가진 전형적인 구시대 외교관이다. 그는 한국 부임 이전에 나토 대사와 러시아 대사를 역임하는 등 한때 외교 거물로 성장했던 사람이다. 그가 한국 대사에 임명된 것은 부시의 강경 외교 노선과 부합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의 대북한 외교 노선이 온건한 방향으로 바뀌자 대북 강경론자였던 버시바우는 이른바 '시세'를 잃게 되었다. 그는 대북한 온건노선을 펴는 힐 차관보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그러던 중 미국 정부는 주한대사를 교체하는 결정을 내렸다. 따라서 그는 이제 곧 한국을 떠나야 할 처지에 있다.
버시바우의 정치적 행보는 대사 교체가 결정된 이후 더욱 활발해졌다. 그는 최근 한나라당의 박근혜 전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를 만나기도 했다. 그리고 이회창 선진당 총재도 만나 한미 FTA의 조속한 타결을 종용하기도 했다. 최근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쇠고기 시장 개방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부임 기간 동안 제대로 이룬 일이 하나 없는 그는 자신의 미래 때문에 초조해진 것일까?
주재국의 야당 대표와 전직 대통령에게 비난을 퍼부을 정도라면 그는 이미 대사가 아니다. 그는 마치 점령국의 총독같이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한국의 주미 대사가 미국 의회 지도자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한다든지, 미국의 전직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한다든지 하는 일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손학규 대표는 통화 직후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또한, 통합민주당은 "버시바우의 예기치 않은 입장 표명은 매우 유감스러우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고 절차상으로도 맞지 않다"고 항의했다.
미국이라면 저자세를 취하려는 정부 태도도 고쳐야
사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항의를 접한 버시바우의 반응에 있다. 버시바우는 "직접 손 대표를 찾아가면 언론에 공개될까봐 전화로 한 것이다. 사적인 대화가 공개되어 놀랐다"고 되레 유감을 표명한 것이다.
마치 자기와 친분이 깊은 사적인 친구라도 되는 양 자신이 말하면 상대가 용납할 것이라는 오만한 태도가 거슬린다. 또한, 공개하기 곤란한 문제라서 사적으로 말했다면 이것이야말로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미국은 공개해도 되는 문제는 공적으로 하고 공개하기 어려운 문제는 모두 사적으로 처리한다는 말인가?
일개 외교관이 이처럼 방자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방치한 책임은 우리에게도 있다. 우리 정부가 먼저 미국이라면 저자세를 취하려는 비굴한 태도를 고쳐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후보 시절 버시바우를 만나 "이번 대선은 평화 애호 세력과 친북 좌파의 대결이다"고 말한 후 "이번 대선에서 누가 이길 것 같으냐" 묻고는 "한나라당이 이긴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것 역시 한 나라의 대통령 후보로서 외국 대사에게 할 말로는 격에 맞지 않다고 본다. 자기에게 그런 것을 물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으니 버시바우의 눈에는 한국이 더 우습게 보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버시바우는 곧 한국을 떠나야 한다. 새 대사가 지명되었고 지금 인준 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버시바우는 떠나기 전에 반드시 할 일이 있다. 자신의 결례에 대해 민주당에 공식으로 사과하는 것은 물론 이로 인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한국 국민에게도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
버시바우 대사, 반드시 사과한 후에 떠나라
"과학적 근거도 없이 왜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느냐? 실망스럽다. 불안을 야기하다니 매우 유감스럽다."
버시바우 미국 대사가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한 말이다. 손 대표가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30개월 미만 소만 수입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쯤 되면 미국이 한국에 대한 쇠고기 수출을 관철하기 위해 국가 총동원령을 내리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이것은 화가 나면서도 부끄러운 일이다. 외교적인 격식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일개 외교관에 불과한 대사가 타국의 정당 영수회담 결과를 보고 불쑥 전화를 걸어 질타성 항의를 한다는 발상 자체가 제정신으로는 용납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버시바우, 외교관인가 정치인인가?
그렇지 않아도 버시바우는 외교관인지 정치인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여 왔다. 그는 노출을 좋아하는 외교관이다. 그는 틈나는 대로 대학(한양대, 성신여대)은 물론 고등학교(민족사관고, 경안고)까지 방문해 특강을 벌이고는 했다.
버시바우는 수구적인 세계관을 가진 전형적인 구시대 외교관이다. 그는 한국 부임 이전에 나토 대사와 러시아 대사를 역임하는 등 한때 외교 거물로 성장했던 사람이다. 그가 한국 대사에 임명된 것은 부시의 강경 외교 노선과 부합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의 대북한 외교 노선이 온건한 방향으로 바뀌자 대북 강경론자였던 버시바우는 이른바 '시세'를 잃게 되었다. 그는 대북한 온건노선을 펴는 힐 차관보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그러던 중 미국 정부는 주한대사를 교체하는 결정을 내렸다. 따라서 그는 이제 곧 한국을 떠나야 할 처지에 있다.
버시바우의 정치적 행보는 대사 교체가 결정된 이후 더욱 활발해졌다. 그는 최근 한나라당의 박근혜 전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를 만나기도 했다. 그리고 이회창 선진당 총재도 만나 한미 FTA의 조속한 타결을 종용하기도 했다. 최근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쇠고기 시장 개방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부임 기간 동안 제대로 이룬 일이 하나 없는 그는 자신의 미래 때문에 초조해진 것일까?
주재국의 야당 대표와 전직 대통령에게 비난을 퍼부을 정도라면 그는 이미 대사가 아니다. 그는 마치 점령국의 총독같이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한국의 주미 대사가 미국 의회 지도자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한다든지, 미국의 전직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한다든지 하는 일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손학규 대표는 통화 직후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또한, 통합민주당은 "버시바우의 예기치 않은 입장 표명은 매우 유감스러우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고 절차상으로도 맞지 않다"고 항의했다.
미국이라면 저자세를 취하려는 정부 태도도 고쳐야
사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항의를 접한 버시바우의 반응에 있다. 버시바우는 "직접 손 대표를 찾아가면 언론에 공개될까봐 전화로 한 것이다. 사적인 대화가 공개되어 놀랐다"고 되레 유감을 표명한 것이다.
마치 자기와 친분이 깊은 사적인 친구라도 되는 양 자신이 말하면 상대가 용납할 것이라는 오만한 태도가 거슬린다. 또한, 공개하기 곤란한 문제라서 사적으로 말했다면 이것이야말로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미국은 공개해도 되는 문제는 공적으로 하고 공개하기 어려운 문제는 모두 사적으로 처리한다는 말인가?
일개 외교관이 이처럼 방자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방치한 책임은 우리에게도 있다. 우리 정부가 먼저 미국이라면 저자세를 취하려는 비굴한 태도를 고쳐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후보 시절 버시바우를 만나 "이번 대선은 평화 애호 세력과 친북 좌파의 대결이다"고 말한 후 "이번 대선에서 누가 이길 것 같으냐" 묻고는 "한나라당이 이긴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것 역시 한 나라의 대통령 후보로서 외국 대사에게 할 말로는 격에 맞지 않다고 본다. 자기에게 그런 것을 물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으니 버시바우의 눈에는 한국이 더 우습게 보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버시바우는 곧 한국을 떠나야 한다. 새 대사가 지명되었고 지금 인준 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버시바우는 떠나기 전에 반드시 할 일이 있다. 자신의 결례에 대해 민주당에 공식으로 사과하는 것은 물론 이로 인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한국 국민에게도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