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소남도 군복 입으면 껄렁해지는 이유?

이은주2008.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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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소남도 군복 입으면 껄렁해지는 이유?

 

 

 

 

예비군 시즌이 돌아왔다

다음 주면 학내 곳곳에서

군복의 앞섶;을 풀어헤치고 족구하는 이들이 보이겠구나

 

 

'예비군'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군복 상의 아래 국방색 베테랑 대신 흰 면티를 입고

(절대 상의를 하의에 집어넣지 않는다)

끈이 풀려 혓바닥을 낼름거리는 군화를 직직 끌면서

(고무링 따위가 있을리 만무하니 바지도 나풀나풀)

쪼그려 앉아 담배를 피는 그 모습.

한 일도 없으면서 피곤하다는 듯 눈썹을 찌푸려 주시고

"밥 언제먹나" "졸려" 등의 말을 연발한다면 퍼펙트.

 

적어도 내 이미지속의 예비역은 위와 같은 모습이다

 

 

오늘 신문에 재미있는 기사가 났더라

 

'완소남도 예비군복입으면 껄렁해지는 이유는?' 

 

모 대학 심리학과 교수는

'익명성'과 '일탈'로 설명했던데 (관련기사 요기)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설명이다

'보복심리'로 설명한 글이 베플먹었던데

그 글에서 설명하는 '보복심리'도 '일탈'에 포함된다고 봐도 무방할 듯.

 

 

'20세 되자마자 보란듯이 길거리에서 담배피는 애들이랑 같은건가?'라고 생각하다가

그것만으로는 조금 부족함을 느꼈다

아니, 그럼 양복이나 다른 제복을 입을 때도 껄렁해야 할 것 아닌가?!

왜 '군복만'인데? 

"교복을 다시 꺼내입어도 껄렁해지던걸요??"라고 묻는 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교복을 입었을 때의 껄렁함은

예비역들의 아우라와 그 깡다구와 스케일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나는 이에 대한 해답을

몇 해 전에 배웠던 교수학습이을 근거로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Guthrie(거쓰리)라는 사람의 인접조건화이론('접근적조건화'라고도)이란걸 말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어떤 자극이 주어지면 그것과 제일 가까운 반응이 일어난다"라는 것.

 

그와 더불어 '최신의 원리'라는 걸 이야기했는데

다양한 반응들 중에서 가장 최근에 결합한 '자극과 반응'이 다시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 졸업 후 매우 오랫만에

 

고등학교 시절을 회상하거나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나면

 

주로 고3때를 이야기하거나 고3때 했던 놀이를 반복한다는 것.

 

 

오오

뭔가 감이 오지 않는가

같은 논리라면

 

예비역들은

 

군복만 입으면 말년병장 시절로 돌아간다

 

 

 

군복만 입으면  

막내한테 밥 받아오라 시키고 점심시간까지 이어서 낮잠자고(그것도 꼭 가로로 잔다)

축구할 땐 한 게임에 최소 해트트릭(10골도 넣어봤다고 자랑하는 이도 있더라)

사람이나 사물을 지칭할 땐 발가락과 턱 외엔 사용해 본 적이 없으시다는

바로 그 말년병장 시절로.

(모두의 말년이 위와 같지는 않을테니 오해 마시라)

 

 

어떤가,

그들이 항상 옷을 꺼내 입는 것도

항상 구부정한 자세로 짝다리를 짚고 있거나 쭈그려 앉아 있는 것도

유달리 햇빛을 뜨거워하는 것도

모이면 항시 족구를 하는 것도 (우리 과에선 '전투 체육의 날'이라 부르던데)

모두 이해되지 않는가? 

 

비슷한 예로

병장이전에 제대 한 친구들이나

말년까지 열심히 출근했던 친구들은

예비군복을 입고 애써 보아도 어딘지 어설프게 껄렁한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들 수 있겠다

 

 

 

교육 이론으로 접근한 예비군이 껄렁한 이유,

그럴싸하지 않은가?

(단, 이것만이 유일한 이유라는 말은 아니다. 이렇게도 볼 수 있겠다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