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시위 보장하라.”

김태영2008.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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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시민이 충돌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삼십여분간 지속되다 새벽 4시 25분께 경찰이 시민들을 향해 물을 뿌리기 시작했다. 시민들이 들고 있던 촛불은 물에 젖어 꺼졌고, 들고 있던 유인물과 신문들도 물에 젖어 구겨졌다. 시민들의 마음도 구겨졌다.


21개월 짜리 잠든 아기를 가슴에 품고 시민들을 포위해 오는 경찰부대를 바라보는 전민선(38)씨의 얼굴은 초조해보였다. 전씨의 한눈은 경찰을 향하고 한 눈으로는 잠든 아기를 살피고 있었다. 그는 오른 손을 위아래로 흔들며 “평화 시위 보장하라” 라고 외쳤다. 그는 아이를 꼭 끌어앉고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아이는 쌔근쌔근 숨을 쉬며 엄마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160센티미터의 작은 체구의 한 여성은 가만히 선채 눈을 감았다. 넋이 나간 듯 외쳤다. “평화 시위 보장하라.” 물에 젖은 손팻말이 그의 손에 들린 채 힘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경찰은 방패를 휘두르며 광화문우체국 앞 1차선 도로에 시민들을 몰아 넣었다. 갑자기 아수라장이 되었다. 몇몇 시민들은 비명을 질렀고, 정신을 차린 시민들은 팔과 팔을 붙잡아 스크럼을 짜며 경찰에 대항했다. 가끔 경찰을 향해 물병을 던지는 시민도 목격됐다.


새벽 다섯시가 넘자 낡이 밝았다. 그러나 시민들은 광화문우체국 앞 1차선 도로 점거를 풀지 않았다. 그러자 경찰들이 스크럼을 짠 시민들을 향해 방패를 휘두르며 대열 해산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 수명이 부상을 당했다. 한 시민이 피가 잔뜩 묻은 옷을 입은 채 구급차에 실려가는 모습이 목격됐고, 스크럼을 짜던 시민이 경찰의 방패에 찍혀 왼쪽 팔꿈치에 타박상을 입는 모습도 목격됐다. 시민들은 “폭력 경찰 물러가라”고 말하는 8박자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했지만 갈수록 경찰에 포위돼갔다.


경찰의 강제 진압이 계속 될 수록 연행자도 속출했다. 수십명의 시민들이 붙잡혀 경찰차에 실려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경찰들은 버스에 시민을 실을 때마다 “한명, 두명, 세명, 네명”이라 외쳤고, 버스에 인원이 다 차면 차가 출발했다.


사지가 붙들려 경찰 버스에 실려가면서도 연행자들은 기자들을 향해 호소하기도 했다. 아해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경찰이 시민들의 평화적 집회를 폭력적으로 진압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외쳤고 정성구씨는 “부끄럽지 않다” 고 짧게 한마디 하며 경찰차에 올랐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28938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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