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의 새 감독은?

강민정2008.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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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조제 무링요에 이어 첼시를 지휘했던 아브람 그랜트마저 경질되고 말았다. 그는 비록 팀을 칼링컵과 챔피언스 리그 결승, 그리고 프리미어 리그 2위로 이끌긴 했으나 결론적으로 3개 대회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그랜트의 경질이 결정된 이후 새로운 첼시 감독 후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러 언론들이 첼시 감독 후보 명단들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잉글랜드 정론지인 타임즈는 첼시 보드진이 내놓은 새 감독 후보에 거스 히딩크와 펠리페 스콜라리, 마르셀로 리피, 그리고 마크 휴즈가 올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 이번 기회에 전 세계 축구네트워크 골닷컴(http://kr.goal.com/kr)은 차기 첼시 감독 후보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1. 거스 히딩크 (러시아 대표팀 감독)

가장 오랜 기간 첼시의 구애를 받고 있는 감독은 바로 히딩크이다. 이는 바로 히딩크와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관계에 기인한 것이다. 히딩크를 러시아 대표팀 감독직에 앉힌 인물이 바로 아브라모비치이다.

하지만 그는 현재 EURO 2008 본선이라는 큰 대회를 앞두고 있다. 게다가 이미 러시아와 감독직 연장 계약을 맺었고, 2010년 월드컵까지 러시아를 지휘하기로 되어 있다.

물론 그의 연장 계약이 EURO 2008 본선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두었을 때만 발동하는 임시 조항으로 밝혀졌지만, 이미 본선으로 이끈 것만도 대단한 업적이기에 처참한 실패를 겪지만 않는다면 무난하게 2010년 월드컵 예선까지는 러시아를 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히딩크의 에이전트인 반 니오이벤후이젠 역시 히딩크가 첼시에 갈 일은 없다고 단정적으로 밝혔다. 잉글랜드의 타임즈 역시 히딩크가 가장 일찍 후보에서 제외되리라고 보도하는 만큼 히딩크는 사실상 새 감독 후보군에서 제외라고 볼 수 있다.


2. 마르셀로 리피 (무직)

히딩크를 제외하고는 가장 자주 첼시의 새 감독 후보로 손꼽히는 인물이 바로 리피일 것이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그는 2년간 첼시와 염문을 뿌려왔다.

그동안 영어를 할 줄 몰라서 첼시 감독직에 관심이 없다고 했던 그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 2월 영어를 배우기 위해 잉글랜드 클럽 감독직에 관심이 있다고 밝힌 그는 최근 밀라노 근교 대학에서 있었던 강연회에서 이탈리아 클럽을 지휘하는 일은 앞으로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현재 가장 가능성이 높은 팀은 첼시라고 할 수 있다.

리피는 유벤투스 시절 세리에A 우승 5회와 챔피언스리그 우승(1996년) 등을 일군 유럽 최고의 명장 중 하나이다. 또한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며 메이저 대회 우승을 모두 석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러면 그가 첼시를 맡게 될 경우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뛰어난 지략가로 유명한 그는 상황에 따른 전술 변화에 능숙한 감독이다. 그리고 밸런스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 감독이기도 하다. 게다가 고집도 강하고 축구철학 역시 확고한 사람이기에 여러모로 조제 무링요와 비슷한 스타일의 감독이라고 할 수 있다.

단지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그 역시 아브라모비치가 원하는 공격축구를 추구하는 감독은 아니라는 점일 것이다. 물론 파비오 카펠로에 비해선 공격적인 부분 역시 생각하는 감독이지만, 이탈리아 감독답게 공격수 개인의 자유보다는 조직적인 움직임과 공수 밸런스 유지, 그리고 단계적인 전진을 추구하는 감독이다.

만약 리피가 첼시 감독직에 오른다면 그는 아마도 다양한 전술들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유벤투스 시절에도 그랬고,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 당시에도 다양한 포메이션들을 활용하면서 천천히 그 팀에 맡는 전술을 만들어나갔다. 그러다보니 어쩌면 첫 시즌은 원하는 성과를 바로 거두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아브라모비치가 이 기간을 인내할 자신이 있을 것인가? 게다가 리피 역시 강직한 성격으로 상당히 유명하다. 그는 인터 밀란 시절 2000/01 시즌 개막전 경기였던 레지나 전에서 패한 후 "내가 구단주라면 선수들의 엉덩이를 걷어차겠다"고 비난한 뒤 팀을 떠나야 했다. 또한 자신과 맞지 않는 선수는 무조건 전력에서 배제하는 냉철함 역시 가지고 있다. 슈퍼스타들로 가득찬 첼시 선수들이 리피의 이런 성격을 감내할 수 있을지도 의문거리라고 할 수 있다.


3. 펠리페 스콜라리 (포르투갈 대표팀)

스콜라리 역시 히딩크와 마찬가지로 현재 EURO 2008 본선 무대를 앞두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그는 히딩크와 사정이 조금 다르다. 그의 계약은 EURO 2008 본선을 끝으로 종료되며 포르투갈 언론들과 국민들은 스콜라리에 대한 신임을 잃어버린 상황이기에 사실상 이번 본선 무대가 마지막이 될 전망이다(물론 포르투갈이 EURO 2008 우승을 차지한다면 상황이 역전될지도 모르겠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브라질 우승 감독이자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고 EURO 2004 준우승을 일구웠던 스콜라리는 브라질을 넘어 남미가 자랑하는 감독 중 하나이다. 브라질 출신답지 않게 수비적인 부분과 조직력을 중시여기며 팀웍을 해치는 선수는 절대적으로 배제한다. 또한 스캔들을 일으키는 선수들은 아무리 스타 플레이어라도 용서하지 않는다.

뭐 여기까지는 대다수의 명장들과 비슷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무링요도 그렇고, 카펠로도 그러하며 앞서 밝혔던 리피도 그러하다. 하지만 그는 무링요와 리피보다는 카펠로에 더 가까운 스타일이다. 무링요와 리피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전술을 활용하는 반면 카펠로와 스콜라리는 우직하게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한다.

심지어 그는 언론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밀어부치는 강직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브라질 언론들과 국민들이 호마리우의 대표팀 선발을 강력하게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끝까지 뿌리친 전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바로 이런 점들 때문에 언론의 인기를 얻지 못하는 감독이기도 하다. 게다가 언론을 잘 활용하지도 않는다. 인터뷰를 최대한 자제하는 감독이기도 하고 너무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꺼려하는 감독이다. 그러하기에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잉글랜드 축구 협회에서 그와 계약을 맺으려고 했을 때도 언론들이 대거 밀려오자 "난 이런 종류의 압박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건 나에게 있어 완전히 다른 문화이다"며 거절한 바 있다.

현재 타임즈는 리피와 스콜라리를 가장 강력한 첼시 감독 후보로 꼽고 있다. 하지만 과연 스콜라리가 언론들과 구단주의 압박을 감안하면서까지 첼시 감독을 맡을까? 그리고 그의 축구 철학이 아브라모비치의 희망과 부합되는가? 게다가 카펠로 못지않을 정도로 고집이 강하기로 유명한(사실 카펠로와 스콜라리에 비하면 리피와 무링요는 그래도 어느 정도 융통성이 있는 타입들이다) 그가 아브라모비와 마찰을 빚을 경우 과연 구단주의 비위를 맞춰줄 수 있을까? 여태까지의 전력을 놓고 보면 상당히 어려워 보이는 게 사실이다.


4. 마크 휴즈 (블랙번 감독)

아마도 현재 차기 첼시 감독 후보군들 중 가장 명성이 떨어지는 감독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첼시 팬들에게 있어 그는 상당히 소중한 존재임에 틀림이 없다. 1995년부터 1998년까지 첼시에서 뛰었던 그는 1997년 FA컵 우승은 물론 1998년 리그 컵(현재의 칼링컵), 그리고 UEFA 컵 위너스 컵 우승을 일구면서 첼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는 분명 웨일스 대표팀과 블랙번을 성공적으로 이끈 감독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빅 클럽에서 검증받지 않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큰 무대에서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의문이다. 그러하기에 아브라모비치가 보장된 흥행 카드라기보다는 도박에 가까운 그를 차기 첼시 감독으로 올릴지는 의문이다.


5. 그 외

그 외 첼시 감독 후보로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감독으로는 프랑크 레이카르트(前 바르셀로나 감독)와 로베르토 만치니(인터 밀란)가 있다. 이 두 감독은 어떻게 보면 아브라모비치와의 관계는 상당히 잘 어울린다고 볼 수 있다. 둘 모두 구단주와 크게 마찰을 빚는 감독이 아니고, 융통성이 있으며, 신사적인 편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레이카르트는 아브라모비치의 취향에 어쩌면 딱 맞아떨어지는 타입일지도 모르겠다. 공격축구를 추구하고 패하더라도 품위를 잃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선수들의 정신력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부족하고 너무 자유분방하게 선수들을 풀어둔다는 점을 단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심지어 스페인 언론들로부터 너무 관대한 패배주의자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일단 만치니의 경우는 인터 밀란과의 관계를 우선적으로 고려해봐야 한다. 아직까지 그가 사임할지 아닐지 정해지지 않았기에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게다가 만치니는 챔피언스 리그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감독이다. 로만의 최대 목표가 챔피언스 리그라는 걸 감안하면 여러가지 측면에서 다른 후보군에 비해 우선 순위에서 밀린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레이카르트는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바르셀로나를 떠나며 챔피언스 리그 우승 경험 역시 가지고 있다. 게다가 로만의 구미에 여러모로 맞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는 바르셀로나에서 선수들 관리에 실패했고 이로 인해 사실상 경질됐다는 것이다. 로만이 과연 이번 시즌 실패를 맛본 감독을 영입할지는 의문이다.

게다가 레이카르트는 최근 인터뷰에서 "8개 구단의 제의를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 현재는 쉬고 싶다"고 밝혔다. 과연 8개 구단에 첼시가 포함이 됐는지는 의문이지만 그는 1년간 충전의 기회를 가지고 싶다고 선언했다. 그러하기에 타임즈는 레이카르트가 차기 감독 후보군에서 탈락했다고 보도했는지도 모르겠다.

 

출처 http://kr.goal.com/kr/Articolo.aspx?ContenutoId=710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