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집아저씨의 모내기

장형준2008.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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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쌀집아저씨는 벼농사에서 제일 중요한 일을 했습니다.
모내기입니다.
우리 속담에도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벼농사에서도 시작인 모내기가 절반이라는 말이 맞습니다.

모판에 파종을 하고
싹을 틔우고
못자리를 만든 것이 벌써 한 달 전입니다.
못자리 모판에서 잘 자란 모는 이사를 해야 합니다.
자신이 뿌리 내리고 새끼를 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논으로 가야합니다.

쌀집아저씨의 모내기

아침 일찍 아버지께서 모판을 떼어냈습니다.
못자리에 앉힌 모판은 바닥에 구멍이 있어 논바닥에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이 뿌리를 잘라내서 모판을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이 모판떼기입니다.
보상이형네 트랙터 뒤에 모판을 실을 수 있는 틀이 실려 있습니다.
트랙터로 못자리 논에 들어가 모판을 실었습니다.
여섯 칸에 열일곱 줄이니 한 번에 실어나르는 모판이 백 두개가 되는 셈입니다.

두레보 논으로 향했습니다.
두레보 논에 필요한 모판은 250개 정도가 됩니다.
못자리 논에서 두레보 논까지 1km 거리로 가깝습니다.
트랙터로 세 차례 모판을 날랐습니다.
한 시간 정도 걸리더군요.

쌀집아저씨의 모내기

모판을 논가에 정리해 놓고서 모로 갓을 둘렀습니다.
모내기에서 갓 두르기는 이앙기로 심기 힘든 논의 두룩 밑에 한 줄을 손으로 심는 것을 말합니다.
사각형 논의 네 면을 모두 심어야 합니다.
가을걷이 할 때도 갓 두르기라는 말을 쓰는데 이때는 콤바인으로 수확하기 힘든 네 면의 한 줄을 손으로 직접 베어내는 것을 말합니다.

점심 때가 되자 보상이형이 이앙기를 가지고 왔습니다.
오전에 다섯 단지를 심었다고 합니다.
매일 심는 분이라 역시 다릅니다.
곧이어 부모님이 점심을 가지고 오셨습니다.
생선찌개도 있고, 새로 담은 얼갈이 배추김치도 맛있었습니다.
시원한 맥주도 한 잔 곁들였는데 시원하더군요.

쌀집아저씨의 모내기

점심을 먹고 보상이형은 트랙터로 논을 갈아야 한다며 자리를 떴습니다.
지난 번에 연습도 했으니 쌀집아저씨가 직접 심으라고 합니다.
뭐 더 잘 됐다 싶었습니다.
시간도 넉넉하니 천천히 세심하게 심으려니 마음 먹었습니다.
논을 고르긴 했지만 평탄하지 않아 물이 찬 곳이 있었습니다.

쌀집아저씨는 이앙기로 모를 심고, 아버지는 논가에서 이앙기에 모판을 교체해주고 빈 모판을 정리하고, 어머니는 논을 돌며 잘 심어지지 않은 곳의 뜸모를 했습니다.
세 단지를 심는데 세 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물이 많은 곳이 있어 잘 심어지지 않은 곳도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트랙터를 이용해 남은 모판을 다시 못자리에 옮기고, 어머니와 쌀집아저씨는 뜸모를 했습니다.
뜸모는 주로 귀퉁이를 중심으로 합니다.
논에서 물이 많은 곳은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고 경과를 봐야 합니다.
모가 물위로 솟아 오르면 사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다시 뜸모를 해야 합니다.

쌀집아저씨의 모내기

뜸모를 하다보니 시간이 여섯 시가 가까워졌습니다.
서둘러 일을 정리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오늘 마치지 못한 뜸모는 내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논에 들어가 허리를 숙이고 뜸모를 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오늘 어머니께서 무리하셔서 아프시지나 않을까 걱정입니다.